[취재현장] 10대 폭력 부추긴 온라인 게임

입력 2011.12.29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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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을 계기로 또 다시 온라인 게임의 유해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10대들에게 게임이 뭐길래 끔찍한 폭력에 죽음까지 불러 왔는지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 보겠습니다.

황 기자? (네!!)

<질문> 가해 학생들에 대해 구속 영장이 신청됐죠? 구체적인 혐의가 나왔습니까?

<답변>

네, 경찰은 가해 학생 2명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하고 1명은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내일, 영장 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됩니다.

지금 보시는 화면이 가해 학생들이 숨진 권 모 군에게 시도 때도 없이 보낸 문자메시지인데요.

이들은 "자신의 게임 캐릭터를 키우라"며 권 군을 수 십 차례 폭행하고, 옷과 현금 등 백만 원 상당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또 "권 군이 말을 잘 듣지 않는다"며 권 군의 목에 전선을 감아 과자를 주워 먹게 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아울러 이들이 권 군을 물고문하자고 서로 주고받은 메시지까지 확인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교과부는 전국 시.도 교육감 회의에서 학교 폭력을 해결하기 위해 가해 학생의 학부모들은 의무적으로 특별교육을 받도록 했습니다.

<질문> 이런 일이 터질 때마다 정부 대책이 반복되는데 온라인 게임에 대한 청소년들의 생각을 직접 들어봤죠?

<답변>

네, 이번에 문제가 된 게임은 폭력성이나 선정성과는 거리가 좀 있습니다.

귀여운 캐릭터에 쉬운 조작법으로 10대들이 가장 좋아하는 게임 중 하나인데요.

화면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한 PC방에서 초등학생들이 이번에 문제가 된 게임을 하느라 정신이 팔려 있습니다.

이 게임은 투자하는 시간을 늘릴수록 캐릭터 수준을 높일 수 있어 속칭 '노가다 게임'로 불리는데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얻은 게임 도구들은 값비싸게 거래돼 중독성을 더 키웁니다.

경찰은 가해 학생들도 자신들의 캐릭터가 해킹당하자 숨진 권 군에게 게임을 강요하고, 가혹행위를 일삼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학생들 사이에선 심지어 가해 학생의 입장이 이해된다는 충격적인 말까지 나올 정도인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중학생 (음성변조): "삶의 일부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인데 한번 해킹을 당하면 완전히 그 시간을 허비한 거거든요. 힘센 애들은 그렇게 할 수도 있죠."

권 군 역시 지난 아홉달 간, 밤 낮없이 8백 40여 차례나 이 게임에 접속했지만, 주변에선 이를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게임회사들은 부모가 자녀의 아이디를 통해 게임 이용 시간 등을 체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사안의 심각성에 비해 너무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질문> 이번에 문제가 된 온라인 게임은 그렇지 않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게임이 폭력적이지 않습니까? 그런 게임에 몰두하다 보면 아무래도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받겠죠?

<답변>

네, 전문가들은 폭력 게임을 방치할 경우 다른 학생을 괴롭히거나 폭행하는 데 점차 무감각해 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준비된 그래픽 보시겠습니다.

정부기관 통계를 보면 현재 우리나라 10대 청소년 4명 가운데 1명은 휴일에는 온종일 게임에 빠져 지내기 일쑵니다.

또, 하루 3시간 이상 게임을 하는 초등학생도 15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취재팀은 상대방을 흉기로 때리거나 찌르는 내용의 온라인 게임을 즐긴다는 한 고등학생을 만나봤는데요.

폭력적인 의미가 담긴 은어를 자주 쓰는 것은 물론, 게임에 몰입할 수록 일상생활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고 말합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이○○(고등학교 1학년/음성변조): "(게임) 안 하면 다른 애들보다 뒤처지니까. 사람을 죽이는 게임하는데, 장난감 총만 봐도 그냥 사람들한테 쏘고 싶고…"

현재 자정부터 아침 6시까지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셧 다운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실효성 논란이 큰 만큼 이를 보완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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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현장] 10대 폭력 부추긴 온라인 게임
    • 입력 2011-12-29 23:3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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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을 계기로 또 다시 온라인 게임의 유해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10대들에게 게임이 뭐길래 끔찍한 폭력에 죽음까지 불러 왔는지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 보겠습니다. 황 기자? (네!!) <질문> 가해 학생들에 대해 구속 영장이 신청됐죠? 구체적인 혐의가 나왔습니까? <답변> 네, 경찰은 가해 학생 2명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하고 1명은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내일, 영장 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됩니다. 지금 보시는 화면이 가해 학생들이 숨진 권 모 군에게 시도 때도 없이 보낸 문자메시지인데요. 이들은 "자신의 게임 캐릭터를 키우라"며 권 군을 수 십 차례 폭행하고, 옷과 현금 등 백만 원 상당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또 "권 군이 말을 잘 듣지 않는다"며 권 군의 목에 전선을 감아 과자를 주워 먹게 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아울러 이들이 권 군을 물고문하자고 서로 주고받은 메시지까지 확인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교과부는 전국 시.도 교육감 회의에서 학교 폭력을 해결하기 위해 가해 학생의 학부모들은 의무적으로 특별교육을 받도록 했습니다. <질문> 이런 일이 터질 때마다 정부 대책이 반복되는데 온라인 게임에 대한 청소년들의 생각을 직접 들어봤죠? <답변> 네, 이번에 문제가 된 게임은 폭력성이나 선정성과는 거리가 좀 있습니다. 귀여운 캐릭터에 쉬운 조작법으로 10대들이 가장 좋아하는 게임 중 하나인데요. 화면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한 PC방에서 초등학생들이 이번에 문제가 된 게임을 하느라 정신이 팔려 있습니다. 이 게임은 투자하는 시간을 늘릴수록 캐릭터 수준을 높일 수 있어 속칭 '노가다 게임'로 불리는데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얻은 게임 도구들은 값비싸게 거래돼 중독성을 더 키웁니다. 경찰은 가해 학생들도 자신들의 캐릭터가 해킹당하자 숨진 권 군에게 게임을 강요하고, 가혹행위를 일삼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학생들 사이에선 심지어 가해 학생의 입장이 이해된다는 충격적인 말까지 나올 정도인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중학생 (음성변조): "삶의 일부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인데 한번 해킹을 당하면 완전히 그 시간을 허비한 거거든요. 힘센 애들은 그렇게 할 수도 있죠." 권 군 역시 지난 아홉달 간, 밤 낮없이 8백 40여 차례나 이 게임에 접속했지만, 주변에선 이를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게임회사들은 부모가 자녀의 아이디를 통해 게임 이용 시간 등을 체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사안의 심각성에 비해 너무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질문> 이번에 문제가 된 온라인 게임은 그렇지 않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게임이 폭력적이지 않습니까? 그런 게임에 몰두하다 보면 아무래도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받겠죠? <답변> 네, 전문가들은 폭력 게임을 방치할 경우 다른 학생을 괴롭히거나 폭행하는 데 점차 무감각해 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준비된 그래픽 보시겠습니다. 정부기관 통계를 보면 현재 우리나라 10대 청소년 4명 가운데 1명은 휴일에는 온종일 게임에 빠져 지내기 일쑵니다. 또, 하루 3시간 이상 게임을 하는 초등학생도 15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취재팀은 상대방을 흉기로 때리거나 찌르는 내용의 온라인 게임을 즐긴다는 한 고등학생을 만나봤는데요. 폭력적인 의미가 담긴 은어를 자주 쓰는 것은 물론, 게임에 몰입할 수록 일상생활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고 말합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이○○(고등학교 1학년/음성변조): "(게임) 안 하면 다른 애들보다 뒤처지니까. 사람을 죽이는 게임하는데, 장난감 총만 봐도 그냥 사람들한테 쏘고 싶고…" 현재 자정부터 아침 6시까지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셧 다운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실효성 논란이 큰 만큼 이를 보완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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