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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저축운행 불법대출 ‘제2퇴출대란’ 빌미되나?
입력 2012.01.02 (06:57) 수정 2012.01.02 (16:49) 연합뉴스
16개 저축은행이 문을 닫은 지난해 `저축은행 사태'의 여진이 올해 초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7~9월 85개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한 경영진단 과정에서 `적기시정조치'를 미뤄준 6개 저축은행의 유예기간이 지난해 말로 종료됐다고 2일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6개 저축은행의 생사(生死)를 다음 달 중 가릴 것으로 보인다. 조치를 유예받는 대신 약속한 경영개선계획을 얼마나 제대로 지켰는지, 금감원의 검사 과정에서 부실이나 불법이 새로 드러났는지가 관건이다.

저축은행들은 "할 만큼 했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저축은행에서 불법대출 정황이 드러난 점이 퇴출 여부 판단에 변수가 될 수 있다. 금감원은 "최종 점검을 통해 꼼꼼히 따져보겠다"며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것임을 밝혔다.

생사의 갈림길에 선 6개 저축은행 중에는 자산 규모가 2조원을 넘는 대형사도 포함된 만큼 영업정지되는 곳이 생기면 지난해에 버금가는 파문이 예상된다.

특히 금감원은 불법대출에 관여한 임직원들을 고발한다는 방침이어서 무더기 형사처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검찰 수사에서 저축은행의 정관계 금품 로비 등이 드러나면 4월 총선 정국에 한바탕 파란을 일으킬 개연성도 있다.

◇6개 저축銀 서울 예금 40% 점유…영업정지 땐 파문 커

금융위와 금감원은 85개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경영진단을 벌여 지난해 9월 7개 저축은행의 문을 닫았다. 그러면서 6개 저축은행에는 적기시정조치를 연말까지 미뤄줬다.

적기시정조치는 부실 징후가 있는 저축은행의 정상화를 위한 행정처분이다.

이들 6개 저축은행은 노력 여하에 따라 자체 정상화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회생 기회를 얻은 셈이다.

조치가 유예된 대신 이들 저축은행은 사옥 등 부동산과 자회사를 비롯한 `알짜배기' 자산을 매각하고 유상증자를 해 자본을 확충하는 고강도 자구노력을 요구받았다.

금감원은 유예기간 종료에 앞서 지난해 11월부터 특별검사를 벌였다. 약속한 대로 자구노력을 하고 있는지, 그동안 추가 부실이 생겼는지 등을 살펴보는 목적이었다.

지난해 말로 유예 기간이 종료된 만큼 금감원은 조만간 자구 노력의 이행결과를 최종 점검할 방침이다. 이행결과가 만족스러운 저축은행은 `조치 유예'를 졸업한다.

결과가 미흡하면 행정처분을 받는다. 처분은 부실 정도에 따라 경영개선권고, 요구, 명령으로 나뉜다. 최악에는 경영개선명령과 함께 영업이 정지될 수도 있다.

당국은 "공연히 불안감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유예 대상이 어딘지는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선 이들 저축은행의 명단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조치가 유예된 6개 저축은행에는 자산이 2조원을 넘는 대형사가 여럿 포함됐다. 이들 저축은행은 서울에서만 40여개 지점과 출장소를 운영 중이다. 예금 점유율이 40%에 달해 추가 영업정지가 나온다면 그 파문은 엄청날 것으로 관측된다.

◇`동일인 대출한도' 위반에 `대주주 대출' 가능성도

시장에 도는 명단 가운데 A 저축은행에서 먼저 불법대출 정황이 흘러나왔다. A 저축은행도 자산이 2조원을 넘는 대형사다. 지난해 9월 토마토와 제일 등 7개 저축은행을 문 닫을 때도 영업정지 가능성이 거론됐다.

현재까지 알려진 A 저축은행의 불법대출은 지난해 삼화, 부산, 제일, 에이스 등 대형 사업장에 비정상적인 거액을 빌려줬다가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에서 드러난 불법대출 유형과 비슷하다.

A 저축은행은 한 레저시설 운영업체에 돈을 빌려주면서 여러 명의 차명 대출자를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차명 대출자 중에는 대주주의 지인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차명대출은 수백억~수천억원에 달한다.

저축은행법상 한 사업장에 빌려준 돈이 저축은행 자기자본의 20%(특수관계인 포함시 25%)를 넘지 못하도록 한 `동일인 대출한도' 규제를 우회한 것이다. 대출금 연체가 시작되자 A 저축은행은 차명 대출자에게 돈을 빌려줘 원리금을 돌려막는 전형적인 수법도 썼다.

거듭된 차명 대출로 유지된 이 사업이 사실상 A 저축은행 대주주의 이익으로 돌아간 것으로 드러나면 `대주주 대출'에 해당한다. 대주주 대출은 저축은행법상 5년 이하 징역형이나 5천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는 `중죄(重罪)'다.

A 저축은행 관계자는 이 같은 차명 대출 의혹에 대해 "금감원과 다툼이 있는 대출금은 수십억원에 불과하며, 레저시설 운영업체와 무관하다"고 부인했다. 그는 "해당 대출에도 이미 충당금을 쌓아 재무적으로 문제 될 게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금감원의 내부 기류는 전혀 다르다. 다른 저축은행에서 드러났듯 불법대출 금액이 더 많을 수 있는데다, 숨겨진 부실도 상당한 규모일 것으로 의심하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을 보면 답은 불 보듯 하다. 나름 최선을 다해 파헤쳤는데도 검찰 수사에서 하나같이 온갖 비리와 부실이 발견되고 정ㆍ관계 로비 의혹이 제기되지 않았느냐"며 "저축은행의 해명은 그대로 믿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불법대출에 연루된 임직원들을 고발, 검찰 수사가 이뤄지면 4월 총선 정국을 뒤흔들 온갖 불법행위가 드러날 수 있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저축銀 "이번엔 영업정지 없다"…당국 "예단 이르다"

불법대출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무조건 영업정지되는 것은 아니다. 영업정지는 자산이 부채를 초과하고,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를 밑도는 등 엄격한 요건이 적용된다.

A 저축은행 측은 일부 불법대출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최근 레저시설 매각을 완료하고 대금 일부인 250억원이 입금됐다"며 "입금이 차차 완료되면 당국이 요구하는 기준을 맞출 수 있다"고 장담했다.

이 같은 주장은 나머지 5개 저축은행에서도 이구동성처럼 나오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 A 저축은행과 함께 영업정지 가능성이 제기됐던 B 저축은행 관계자는 "매각 계약을 한 부동산 2곳 가운데 1곳은 이미 돈이 모두 들어왔고, 나머지 1곳도 1~2주 후 돈이 들어올 예정"이라고 전했다.

C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유상증자와 사옥 매각으로 수백억원대 자금을 마련했다"며 "BIS 비율이 적기시정조치 최소 기준인 5%를 웃돌 것으로 예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런 발언은 어디까지나 해당 저축은행의 `희망사항'일 뿐이라는 게 당국의 시각이다.

사옥이나 자회사 매각이 성사됐다지만 현재로선 대부분 계약금만 들어온 수준이다. 나머지 대금이 오랜 기간에 걸쳐 나눠 들어오게 돼 있어 자구노력이 실제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이번에 드러난 불법대출로 자산건전성이 심하게 왜곡됐다면 영업정지를 포함한 응분의 조처를 한다는 게 금융당국의 견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감원의 추가 검사에서는 매각 대금의 출처가 어딘지도 꼼꼼히 따져볼 것"이라고 언급했다. 매매 계약을 맺고 대출을 일으켜 매각 대금으로 위장하는 `자전거래'를 지적한 것이다.

결국,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검사 결과와 자구계획의 진정성 등을 놓고 벌이는 당국과 저축은행의 줄다리기가 이번에도 재연되면서 대규모 파열음을 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 대형 저축운행 불법대출 ‘제2퇴출대란’ 빌미되나?
    • 입력 2012-01-02 06:57:40
    • 수정2012-01-02 16:49:28
    연합뉴스
16개 저축은행이 문을 닫은 지난해 `저축은행 사태'의 여진이 올해 초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7~9월 85개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한 경영진단 과정에서 `적기시정조치'를 미뤄준 6개 저축은행의 유예기간이 지난해 말로 종료됐다고 2일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6개 저축은행의 생사(生死)를 다음 달 중 가릴 것으로 보인다. 조치를 유예받는 대신 약속한 경영개선계획을 얼마나 제대로 지켰는지, 금감원의 검사 과정에서 부실이나 불법이 새로 드러났는지가 관건이다.

저축은행들은 "할 만큼 했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저축은행에서 불법대출 정황이 드러난 점이 퇴출 여부 판단에 변수가 될 수 있다. 금감원은 "최종 점검을 통해 꼼꼼히 따져보겠다"며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것임을 밝혔다.

생사의 갈림길에 선 6개 저축은행 중에는 자산 규모가 2조원을 넘는 대형사도 포함된 만큼 영업정지되는 곳이 생기면 지난해에 버금가는 파문이 예상된다.

특히 금감원은 불법대출에 관여한 임직원들을 고발한다는 방침이어서 무더기 형사처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검찰 수사에서 저축은행의 정관계 금품 로비 등이 드러나면 4월 총선 정국에 한바탕 파란을 일으킬 개연성도 있다.

◇6개 저축銀 서울 예금 40% 점유…영업정지 땐 파문 커

금융위와 금감원은 85개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경영진단을 벌여 지난해 9월 7개 저축은행의 문을 닫았다. 그러면서 6개 저축은행에는 적기시정조치를 연말까지 미뤄줬다.

적기시정조치는 부실 징후가 있는 저축은행의 정상화를 위한 행정처분이다.

이들 6개 저축은행은 노력 여하에 따라 자체 정상화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회생 기회를 얻은 셈이다.

조치가 유예된 대신 이들 저축은행은 사옥 등 부동산과 자회사를 비롯한 `알짜배기' 자산을 매각하고 유상증자를 해 자본을 확충하는 고강도 자구노력을 요구받았다.

금감원은 유예기간 종료에 앞서 지난해 11월부터 특별검사를 벌였다. 약속한 대로 자구노력을 하고 있는지, 그동안 추가 부실이 생겼는지 등을 살펴보는 목적이었다.

지난해 말로 유예 기간이 종료된 만큼 금감원은 조만간 자구 노력의 이행결과를 최종 점검할 방침이다. 이행결과가 만족스러운 저축은행은 `조치 유예'를 졸업한다.

결과가 미흡하면 행정처분을 받는다. 처분은 부실 정도에 따라 경영개선권고, 요구, 명령으로 나뉜다. 최악에는 경영개선명령과 함께 영업이 정지될 수도 있다.

당국은 "공연히 불안감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유예 대상이 어딘지는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선 이들 저축은행의 명단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조치가 유예된 6개 저축은행에는 자산이 2조원을 넘는 대형사가 여럿 포함됐다. 이들 저축은행은 서울에서만 40여개 지점과 출장소를 운영 중이다. 예금 점유율이 40%에 달해 추가 영업정지가 나온다면 그 파문은 엄청날 것으로 관측된다.

◇`동일인 대출한도' 위반에 `대주주 대출' 가능성도

시장에 도는 명단 가운데 A 저축은행에서 먼저 불법대출 정황이 흘러나왔다. A 저축은행도 자산이 2조원을 넘는 대형사다. 지난해 9월 토마토와 제일 등 7개 저축은행을 문 닫을 때도 영업정지 가능성이 거론됐다.

현재까지 알려진 A 저축은행의 불법대출은 지난해 삼화, 부산, 제일, 에이스 등 대형 사업장에 비정상적인 거액을 빌려줬다가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에서 드러난 불법대출 유형과 비슷하다.

A 저축은행은 한 레저시설 운영업체에 돈을 빌려주면서 여러 명의 차명 대출자를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차명 대출자 중에는 대주주의 지인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차명대출은 수백억~수천억원에 달한다.

저축은행법상 한 사업장에 빌려준 돈이 저축은행 자기자본의 20%(특수관계인 포함시 25%)를 넘지 못하도록 한 `동일인 대출한도' 규제를 우회한 것이다. 대출금 연체가 시작되자 A 저축은행은 차명 대출자에게 돈을 빌려줘 원리금을 돌려막는 전형적인 수법도 썼다.

거듭된 차명 대출로 유지된 이 사업이 사실상 A 저축은행 대주주의 이익으로 돌아간 것으로 드러나면 `대주주 대출'에 해당한다. 대주주 대출은 저축은행법상 5년 이하 징역형이나 5천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는 `중죄(重罪)'다.

A 저축은행 관계자는 이 같은 차명 대출 의혹에 대해 "금감원과 다툼이 있는 대출금은 수십억원에 불과하며, 레저시설 운영업체와 무관하다"고 부인했다. 그는 "해당 대출에도 이미 충당금을 쌓아 재무적으로 문제 될 게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금감원의 내부 기류는 전혀 다르다. 다른 저축은행에서 드러났듯 불법대출 금액이 더 많을 수 있는데다, 숨겨진 부실도 상당한 규모일 것으로 의심하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을 보면 답은 불 보듯 하다. 나름 최선을 다해 파헤쳤는데도 검찰 수사에서 하나같이 온갖 비리와 부실이 발견되고 정ㆍ관계 로비 의혹이 제기되지 않았느냐"며 "저축은행의 해명은 그대로 믿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불법대출에 연루된 임직원들을 고발, 검찰 수사가 이뤄지면 4월 총선 정국을 뒤흔들 온갖 불법행위가 드러날 수 있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저축銀 "이번엔 영업정지 없다"…당국 "예단 이르다"

불법대출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무조건 영업정지되는 것은 아니다. 영업정지는 자산이 부채를 초과하고,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를 밑도는 등 엄격한 요건이 적용된다.

A 저축은행 측은 일부 불법대출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최근 레저시설 매각을 완료하고 대금 일부인 250억원이 입금됐다"며 "입금이 차차 완료되면 당국이 요구하는 기준을 맞출 수 있다"고 장담했다.

이 같은 주장은 나머지 5개 저축은행에서도 이구동성처럼 나오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 A 저축은행과 함께 영업정지 가능성이 제기됐던 B 저축은행 관계자는 "매각 계약을 한 부동산 2곳 가운데 1곳은 이미 돈이 모두 들어왔고, 나머지 1곳도 1~2주 후 돈이 들어올 예정"이라고 전했다.

C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유상증자와 사옥 매각으로 수백억원대 자금을 마련했다"며 "BIS 비율이 적기시정조치 최소 기준인 5%를 웃돌 것으로 예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런 발언은 어디까지나 해당 저축은행의 `희망사항'일 뿐이라는 게 당국의 시각이다.

사옥이나 자회사 매각이 성사됐다지만 현재로선 대부분 계약금만 들어온 수준이다. 나머지 대금이 오랜 기간에 걸쳐 나눠 들어오게 돼 있어 자구노력이 실제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이번에 드러난 불법대출로 자산건전성이 심하게 왜곡됐다면 영업정지를 포함한 응분의 조처를 한다는 게 금융당국의 견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감원의 추가 검사에서는 매각 대금의 출처가 어딘지도 꼼꼼히 따져볼 것"이라고 언급했다. 매매 계약을 맺고 대출을 일으켜 매각 대금으로 위장하는 `자전거래'를 지적한 것이다.

결국,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검사 결과와 자구계획의 진정성 등을 놓고 벌이는 당국과 저축은행의 줄다리기가 이번에도 재연되면서 대규모 파열음을 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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