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이공계가 밥 먹여주는 사회

입력 2012.01.04 (07:04) 수정 2012.01.04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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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덕 해설위원]



최근 대학 입시관련 뉴스를 보다 보면 씁슬한 마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올해 대학입시에서 서울대 수시모집에 최연소로 합격한 과학영재가 이공계 진학을 외면하고 다른 대학의 치대로 방향을 틀었다고 합니다. 고등학교 시절엔 미국의 천재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과 같은 과학자가 되고 싶다고 되뇌이던 이 학생이 꿈을 대학 진학을 앞두고 서는 급작스레 그 꿈을 치과의사로 바꾸게 만든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바로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엔지니어에 대한 하대 풍조가 큰 몫을 했음을 부인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판검사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에 비해 형편없이 낮은 대우에다 직업에 대한 자긍심도 심어 주지 못해 온 것이 지금까지의 우리 사회였습니다.



이공계 박사 학위를 따고 서도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이 답답해 보다 탄탄한 장래가 보장 될 것 같은 의대나 치대등으로의 실리적인 선택을 하려는 학생과 학부모의 마음을 누구라도 십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닙니다.



의대나 치대가 이공계보다 덜 중요하다는 것도 물론 아닙니다. 문제는 나라의 장래를 짊어지고 나갈 젊고 유능한 인재들의 의대 쏠림 현상이 지나쳐 우리나라가 미래를 걸 수 밖에 없는 첨단 산업이나 자동차 선박 등 제조업의 기반이 뿌리채 흔들리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인 것입니다.



지금부터라도 무조건 돈되는 것이 최고라는 인식에 따른 젊은이들의 과학 의학 기술의 현금화 추구 풍조에 제동을 걸고 나서야 할 때라는 만시지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입시제도 조금 땜질 하는 식의 대증요법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정부뿐아니라 학계 산업계 전체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대책을 세워야 할 일이기도 함은 물론입니다.



순수학문과 학문의 순수한 목적이 황금에 편승해 그 균형을 잃게 되면 우리는 절대 세계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없다는 자명한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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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2-01-04 07:3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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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덕 해설위원]

최근 대학 입시관련 뉴스를 보다 보면 씁슬한 마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올해 대학입시에서 서울대 수시모집에 최연소로 합격한 과학영재가 이공계 진학을 외면하고 다른 대학의 치대로 방향을 틀었다고 합니다. 고등학교 시절엔 미국의 천재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과 같은 과학자가 되고 싶다고 되뇌이던 이 학생이 꿈을 대학 진학을 앞두고 서는 급작스레 그 꿈을 치과의사로 바꾸게 만든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바로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엔지니어에 대한 하대 풍조가 큰 몫을 했음을 부인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판검사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에 비해 형편없이 낮은 대우에다 직업에 대한 자긍심도 심어 주지 못해 온 것이 지금까지의 우리 사회였습니다.

이공계 박사 학위를 따고 서도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이 답답해 보다 탄탄한 장래가 보장 될 것 같은 의대나 치대등으로의 실리적인 선택을 하려는 학생과 학부모의 마음을 누구라도 십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닙니다.

의대나 치대가 이공계보다 덜 중요하다는 것도 물론 아닙니다. 문제는 나라의 장래를 짊어지고 나갈 젊고 유능한 인재들의 의대 쏠림 현상이 지나쳐 우리나라가 미래를 걸 수 밖에 없는 첨단 산업이나 자동차 선박 등 제조업의 기반이 뿌리채 흔들리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인 것입니다.

지금부터라도 무조건 돈되는 것이 최고라는 인식에 따른 젊은이들의 과학 의학 기술의 현금화 추구 풍조에 제동을 걸고 나서야 할 때라는 만시지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입시제도 조금 땜질 하는 식의 대증요법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정부뿐아니라 학계 산업계 전체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대책을 세워야 할 일이기도 함은 물론입니다.

순수학문과 학문의 순수한 목적이 황금에 편승해 그 균형을 잃게 되면 우리는 절대 세계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없다는 자명한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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