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국가보안법 폐지’ 입장 번복 논란

입력 2012.01.04 (10:20) 수정 2012.01.0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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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가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 권고안을 마련하면서 `국가보안법 폐지' 입장을 번복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4일 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원들은 3일 열린 임시 전원위원회에서 제2기(2012~2016년) NAP 권고안의 국가보안법 관련 내용에 '폐지'라는 단어를 삭제하기로 의결했다.

위원들은 대신 국가보안법의 인권침해적 요소를 개선하라는 수준의 내용을 권고안에 포함하기로 했다.

인권위는 2006년 정부에 제출한 제1기 NAP 권고안에서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국가보안법 관련 사범 문제를 해결할 것"을 핵심 추진과제로 명시한 바 있다.

새 NAP 권고안에는 기존에 없던 북한 주민에 대한 인권보호에 관한 내용이 추가됐다.

제1기 권고안에는 국내에 정착한 탈북자만을 정부의 보호 대상으로 명시했지만 제2기 권고안에는 보호 대상에 북한에 남아 있는 일반 주민을 비롯해 국내외에 체류하는 탈북자와 납북 피해자, 국군포로 등을 포함했다.

제1기 권고안에서 쟁점이 됐던 사형제 폐지와 양심적 병역거부에 관한 내용은 기존 인권위 입장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인권위는 3일 임시 전원위에서의 의결 내용을 정리해 제2기 NAP 권고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한 인권위원은 "국가보안법에 여러 문제점이 있지만 그것을 완전히 폐지하는 것도 어렵다고 봐서 폐지 대신 개선하라고 권고하기로 했다"며 "1기 권고안에서 후퇴했다기보다는 보완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권단체들은 "제2기 권고안이 국가보안법 운영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기존 법무부 입장과 다르지 않다"며 크게 반발하는 분위기여서 논란이 예상된다.

프랭크 라 뤼 유엔 의사 및 표현의 자유에 관한 특별보고관은 지난해 6월 국가보안법 제7조의 찬양·고무죄가 인권과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다며 한국 정부에 폐지를 권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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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권위, ‘국가보안법 폐지’ 입장 번복 논란
    • 입력 2012-01-04 10:20:55
    • 수정2012-01-04 17:11:43
    연합뉴스
국가인권위원회가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 권고안을 마련하면서 `국가보안법 폐지' 입장을 번복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4일 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원들은 3일 열린 임시 전원위원회에서 제2기(2012~2016년) NAP 권고안의 국가보안법 관련 내용에 '폐지'라는 단어를 삭제하기로 의결했다. 위원들은 대신 국가보안법의 인권침해적 요소를 개선하라는 수준의 내용을 권고안에 포함하기로 했다. 인권위는 2006년 정부에 제출한 제1기 NAP 권고안에서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국가보안법 관련 사범 문제를 해결할 것"을 핵심 추진과제로 명시한 바 있다. 새 NAP 권고안에는 기존에 없던 북한 주민에 대한 인권보호에 관한 내용이 추가됐다. 제1기 권고안에는 국내에 정착한 탈북자만을 정부의 보호 대상으로 명시했지만 제2기 권고안에는 보호 대상에 북한에 남아 있는 일반 주민을 비롯해 국내외에 체류하는 탈북자와 납북 피해자, 국군포로 등을 포함했다. 제1기 권고안에서 쟁점이 됐던 사형제 폐지와 양심적 병역거부에 관한 내용은 기존 인권위 입장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인권위는 3일 임시 전원위에서의 의결 내용을 정리해 제2기 NAP 권고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한 인권위원은 "국가보안법에 여러 문제점이 있지만 그것을 완전히 폐지하는 것도 어렵다고 봐서 폐지 대신 개선하라고 권고하기로 했다"며 "1기 권고안에서 후퇴했다기보다는 보완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권단체들은 "제2기 권고안이 국가보안법 운영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기존 법무부 입장과 다르지 않다"며 크게 반발하는 분위기여서 논란이 예상된다. 프랭크 라 뤼 유엔 의사 및 표현의 자유에 관한 특별보고관은 지난해 6월 국가보안법 제7조의 찬양·고무죄가 인권과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다며 한국 정부에 폐지를 권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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