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의 건망증’ 나도 디지털 치매?

<앵커 멘트>

'디지털 치매'라는 말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각종 디지털 기기에 우리의 기억을 의존하다보니 뭔가를 자주 있는 현대인들의 건망증을 이르는 말인데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최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평소 자주 부르던 노래를 열창하던 황수정 씨...

노래 중간쯤 반주기에 나오는 자막을 가렸더니 가사를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어느 소절은 아예 흘려보내고, 또 바꿔 부르기도 합니다.

<인터뷰> 황수정(울산 우정동) : "평소에 정말 자주 부르는 노래였거든요? 그런데 가사를 가리니까 생각이 안나고 답답했어요."

휴대전화의 메모를 보지 않고 가족이나 지인의 전화번호를 몇 개나 기억할 수 있는지 실험해봤습니다.

5명 가운데 최고 성적은 7개.

대부분 3개를 잘 넘기지 못했고, 기억하는 번호도 부모님이나 배우자에 그쳤습니다.

<인터뷰> 최수상(울산 반구동) : "휴대폰에 저장이 돼 있으니까 이제는 전화번호를 외우려는 생각을 안해요."

내비게이션이 없으면 길을 못 찾고, 가사를 안 보면 노래를 못하거나 외울 수 있는 전화번호가 거의 없다면, '디지털 치매'를 의심해봐야 합니다.

특히 디지털 치매 환자의 60~70% 정도는 20~40대의 젊은 층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승호(신경과 전문의) : "뇌가 애써 기억하려는 노력을 안하고, 노는 거죠."

디지털 치매를 극복하려면 내비게이션은 선택적으로 사용하고, 직접 읽고, 쓰는 노력을 통해 기억력을 키우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우리네 생활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디지털 기기들. 하지만 지나치게 사용하다간 우리의 뇌를 잠자게 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최지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