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온난화로 수급 변화…농수산물 해외 확보 경쟁

입력 2012.01.08 (21:4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지구온난화는 빠른 속도로 진행중입니다.

지난 30년간 한반도 평균 기온은 0.7도 올랐고, 강수량은 144밀리미터 증가했습니다.

폭우와 폭설 등 기상재해까지 겹치면서 농수산물 수급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먼저 김진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남 남해의 시금치 재배단지.

수확철인데도, 시금치 잎은 누렇게 변했고, 뿌리는 썩어 버렸습니다.

<인터뷰>최태민(시금치 재배 농민): "이 논을 전부 다 갈아야 될 형편인데 올해 전부가 허탈해가지고 갈 기운이 안 나는 거야."

이렇게 작황이 나쁜 건 지난 가을에 전년보다 4배나 많은 비가 내렸기 때문.

계속된 비에 뿌리가 썩어 시금치가 아예 자라지 못한 겁니다.

이곳 남해군 지역에서만 시금치 재배 면적의 70% 이상이 이 같은 습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상기후로 인한 농수산물 수급 차질은 이 뿐만이 아닙니다.

2010년엔 이상 고온으로 가을 배추 대란이, 지난해엔 긴 장마로 고춧값이 폭등했습니다.

온난화 영향으로 고등어와 멸치, 오징어 등 난류성 어종의 어획이 크게 증가한 반면, 동해안의 대표 생선이던 명태는 거의 자취를 감췄습니다.

<인터뷰>박석례(서울 등촌동): "국산은 맛있기는 한데 가격 차이가 많이 나서..."

이상기후로 인한 농업 피해액은 매년 2조 원.

지난해 돼지고기 자급률도 사상 최저인 60%로 떨어졌습니다.

정부는 기후 변동에 강한 품종 발굴 등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지만, 품종 개발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농수산물 수급 불안은 당분간 반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KBS 뉴스 김진화입니다.

<앵커 멘트>

유통업체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먹거리를 찾아 해외를 누비다보니 지난해 대형마트 3개 회사가 해외에서 직접 사들인 농수산물은 5천 7백억원대로 4년새 10배 이상 늘었습니다.

이해연 기자가 먹거리 수급 경쟁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베트남 호찌민에서 60킬로미터 떨어진 롱안.

용의 여의주를 닮았다는 과일, 용과 수확이 한창입니다.

국내 유통업체 직원이 사계절 도입이 가능한 저렴한 상품을 찾고 있습니다.

<인터뷰> 윤인근(이마트 베트남 소싱 사무소장): "고급 품질이기 때문에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현지 베트남에서 공급하는게 더 경쟁력 있고요."

수산물 역시 안정적인 공급처를 찾는게 관건, 메콩강 최대인 이 새우 양식장에서 헌국인 입맛에 맞는 품종을 골라옵니다.

최근엔 물량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습니다.

<인터뷰> 부이 민슨(베트남 새우 수출업체 팀장): "몇달전 태국에 홍수가 나서 (수산물 수급이 어려워)해외 바이어가 최근 많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들은, 물량확보를 위한 전담 사무소를 이 곳 베트남 현지에 속속 개설하고 있습니다.

노르웨이산 고등어, 프랑스산 돼지고기 등, 해외 산지에서 국내로 직접 들여오는 먹거리는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해외 먹거리 생산자들도 이런 수요에 적극 대처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응웬 반 호앙(빈 디엔 농수산물 도매센터 팀장): "새로운 농업 기술로 수확량과 품질을 해마다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이상 기후 속에, 값싸고도 우리 식성에 맞는 해외 먹거리를 찾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해연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집중진단] 온난화로 수급 변화…농수산물 해외 확보 경쟁
    • 입력 2012-01-08 21:46:50
    뉴스 9
<앵커 멘트> 지구온난화는 빠른 속도로 진행중입니다. 지난 30년간 한반도 평균 기온은 0.7도 올랐고, 강수량은 144밀리미터 증가했습니다. 폭우와 폭설 등 기상재해까지 겹치면서 농수산물 수급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먼저 김진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남 남해의 시금치 재배단지. 수확철인데도, 시금치 잎은 누렇게 변했고, 뿌리는 썩어 버렸습니다. <인터뷰>최태민(시금치 재배 농민): "이 논을 전부 다 갈아야 될 형편인데 올해 전부가 허탈해가지고 갈 기운이 안 나는 거야." 이렇게 작황이 나쁜 건 지난 가을에 전년보다 4배나 많은 비가 내렸기 때문. 계속된 비에 뿌리가 썩어 시금치가 아예 자라지 못한 겁니다. 이곳 남해군 지역에서만 시금치 재배 면적의 70% 이상이 이 같은 습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상기후로 인한 농수산물 수급 차질은 이 뿐만이 아닙니다. 2010년엔 이상 고온으로 가을 배추 대란이, 지난해엔 긴 장마로 고춧값이 폭등했습니다. 온난화 영향으로 고등어와 멸치, 오징어 등 난류성 어종의 어획이 크게 증가한 반면, 동해안의 대표 생선이던 명태는 거의 자취를 감췄습니다. <인터뷰>박석례(서울 등촌동): "국산은 맛있기는 한데 가격 차이가 많이 나서..." 이상기후로 인한 농업 피해액은 매년 2조 원. 지난해 돼지고기 자급률도 사상 최저인 60%로 떨어졌습니다. 정부는 기후 변동에 강한 품종 발굴 등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지만, 품종 개발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농수산물 수급 불안은 당분간 반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KBS 뉴스 김진화입니다. <앵커 멘트> 유통업체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먹거리를 찾아 해외를 누비다보니 지난해 대형마트 3개 회사가 해외에서 직접 사들인 농수산물은 5천 7백억원대로 4년새 10배 이상 늘었습니다. 이해연 기자가 먹거리 수급 경쟁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베트남 호찌민에서 60킬로미터 떨어진 롱안. 용의 여의주를 닮았다는 과일, 용과 수확이 한창입니다. 국내 유통업체 직원이 사계절 도입이 가능한 저렴한 상품을 찾고 있습니다. <인터뷰> 윤인근(이마트 베트남 소싱 사무소장): "고급 품질이기 때문에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현지 베트남에서 공급하는게 더 경쟁력 있고요." 수산물 역시 안정적인 공급처를 찾는게 관건, 메콩강 최대인 이 새우 양식장에서 헌국인 입맛에 맞는 품종을 골라옵니다. 최근엔 물량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습니다. <인터뷰> 부이 민슨(베트남 새우 수출업체 팀장): "몇달전 태국에 홍수가 나서 (수산물 수급이 어려워)해외 바이어가 최근 많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들은, 물량확보를 위한 전담 사무소를 이 곳 베트남 현지에 속속 개설하고 있습니다. 노르웨이산 고등어, 프랑스산 돼지고기 등, 해외 산지에서 국내로 직접 들여오는 먹거리는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해외 먹거리 생산자들도 이런 수요에 적극 대처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응웬 반 호앙(빈 디엔 농수산물 도매센터 팀장): "새로운 농업 기술로 수확량과 품질을 해마다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이상 기후 속에, 값싸고도 우리 식성에 맞는 해외 먹거리를 찾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해연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