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신인 사망…시무식부터 ‘침통’

입력 2012.01.10 (15:30) 수정 2012.01.10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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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선수 이규환 사망 소식에 구단 분위기 침통

두산 베어스의 외야수 이규환(23)이 프로야구 신인 선수 교육장에서 숨진 채 발견된 10일은 소속팀의 새해 시무식이 열리는 날이었다.

두산은 이날 오후 홈 구장인 잠실야구장에서 2012년도 시무식을 했다.

지난해 8월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에서 두산에 지명된 이규환도 1박2일 일정의 신인선수 교육이 끝나는 대로 시무식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이미 사고 소식을 접한 김승영 두산 사장은 시무식에서 이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김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두산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힘이 있는 구단"이라면서 "선수들이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고 부상 없이 좋은 성적을 내 달라"고만 당부했다.

이어 사정을 모르고 있던 김진욱 감독이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 선수들도 믿음으로 보답해 달라"면서 "자신을 사랑하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팀을 위해 책임을 다하는 선수가 되자"고 밝혔다.

올 시즌 주장을 맡은 임재철이 마지막으로 "후배들을 잘 이끌어서 팀이 통산 네 번째 우승을 이루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구단 측은 김진욱 감독에게 시무식이 끝나고 나서야 비보를 전했다.

김 감독은 시무식 후 포토타임 행사에서 임재철과 악수도 하면서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규환의 사망 소식을 듣고는 경황이 없어 뜻대로 하지 못했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어젯밤에 악몽을 꿨다. 무슨 이런 꿈이 있나 했는데…"라면서 선수단이 단체사진을 찍는 모습을 뒤에서 지켜봤다.

시무식 후 따로 미팅을 한 선수들은 평상심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김 감독은 굳은 표정으로 "교육리그에 가서 내 눈으로 직접 봤고 마무리캠프에서도 지켜봤다. 우리가 이기는 데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가 컸고, 어떻게 이끌어야 할지 생각을 많이 하게 한 선수였다"고 이규환을 떠올렸다.

숨진 이규환은 대학 대회에서 도루왕을 차지했을 정도로 발이 빠른 기대주였다. 김 감독은 그를 스프링캠프에도 데려갈 생각이었다.

김 감독은 "프로에 지명되면서 나름대로 큰 꿈을 가졌을 텐데 시작도 해보기 전에 이런 일이 생겼다"고 안타까워했다.

두산은 11일 새해 첫 공식훈련을 한다.

김 감독은 "당장 내일부터 훈련을 시작한다. 이제는 남은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잘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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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산, 신인 사망…시무식부터 ‘침통’
    • 입력 2012-01-10 15:30:35
    • 수정2012-01-10 19:10:01
    연합뉴스
신인선수 이규환 사망 소식에 구단 분위기 침통 두산 베어스의 외야수 이규환(23)이 프로야구 신인 선수 교육장에서 숨진 채 발견된 10일은 소속팀의 새해 시무식이 열리는 날이었다. 두산은 이날 오후 홈 구장인 잠실야구장에서 2012년도 시무식을 했다. 지난해 8월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에서 두산에 지명된 이규환도 1박2일 일정의 신인선수 교육이 끝나는 대로 시무식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이미 사고 소식을 접한 김승영 두산 사장은 시무식에서 이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김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두산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힘이 있는 구단"이라면서 "선수들이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고 부상 없이 좋은 성적을 내 달라"고만 당부했다. 이어 사정을 모르고 있던 김진욱 감독이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 선수들도 믿음으로 보답해 달라"면서 "자신을 사랑하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팀을 위해 책임을 다하는 선수가 되자"고 밝혔다. 올 시즌 주장을 맡은 임재철이 마지막으로 "후배들을 잘 이끌어서 팀이 통산 네 번째 우승을 이루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구단 측은 김진욱 감독에게 시무식이 끝나고 나서야 비보를 전했다. 김 감독은 시무식 후 포토타임 행사에서 임재철과 악수도 하면서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규환의 사망 소식을 듣고는 경황이 없어 뜻대로 하지 못했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어젯밤에 악몽을 꿨다. 무슨 이런 꿈이 있나 했는데…"라면서 선수단이 단체사진을 찍는 모습을 뒤에서 지켜봤다. 시무식 후 따로 미팅을 한 선수들은 평상심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김 감독은 굳은 표정으로 "교육리그에 가서 내 눈으로 직접 봤고 마무리캠프에서도 지켜봤다. 우리가 이기는 데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가 컸고, 어떻게 이끌어야 할지 생각을 많이 하게 한 선수였다"고 이규환을 떠올렸다. 숨진 이규환은 대학 대회에서 도루왕을 차지했을 정도로 발이 빠른 기대주였다. 김 감독은 그를 스프링캠프에도 데려갈 생각이었다. 김 감독은 "프로에 지명되면서 나름대로 큰 꿈을 가졌을 텐데 시작도 해보기 전에 이런 일이 생겼다"고 안타까워했다. 두산은 11일 새해 첫 공식훈련을 한다. 김 감독은 "당장 내일부터 훈련을 시작한다. 이제는 남은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잘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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