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지자체 세금 ‘줄줄’…분식회계로 은폐

입력 2012.01.10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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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인천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건설현장입니다. 예산도 없이 시장의 공약이었다는 이유만으로 밀어부친 사업인데요.

이처럼 자치단체장의 공약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다 적자가 나자 분식 회계로 덮어온 자치단체들이 적발됐습니다.

먼저, 송영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공사비가 5천억 원에 이르는 인천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공사.

애시당초 확보된 예산도, 앞으로 예산을 마련할 방안도 없었습니다.

안상수 전 시장은 그러나, 자신의 공약이었던 사업을 밀어 부쳤습니다.

아시안게임 전에 완공하겠다며 조기 착공한 인천지하철 2호선의 사업비 6천억원은 아직까지 한푼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사업비도 없이 공사를 강행하다 보니, 다른 곳에 쓸 예산까지 끌어와 쏟아 부어도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결국, 안 전 시장 재임 동안만 9천억원이 넘는 적자가 나자, 인천시는 예산결산서를 조작했습니다.

지난 4년 동안 세입은 부풀려 잡고, 세출은 적게 잡았습니다.

다음해 쓸 예산을 미리 끌어쓰기도 해, 적자를 흑자로 둔갑시켰습니다.

<인터뷰> 안상수(전 인천시장) : "공무원들이 법과 규정에 따라서 다 했죠. 시장이 특별히 지시한다고 되는 일은 없죠."

최영근 전 경기도 화성시장은 자신의 공약이었던 종합 경기타운 등을 짓다가 천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고 이를 덮으려고 분식회계를 주도하다 형사 고발됐습니다.

<녹취> 최영근(전 화성시장) : "특정 세력에 의한 정치 감사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충남 천안시도 적자 천억여원을 14억원의 흑자가 난 것처럼 분식 결산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습니다.

KBS 뉴스 송영석입니다.

<앵커 멘트>

분식회계로 예산을 마구 퍼 써도 이를 견제해야 할 지방의회는 손을 놓고 있었습니다.

선심성 예산 챙기기는 의원들이라고 다르지 않았고, 분식회계 사실을 눈감아주기까지 했습니다.

이어서, 박상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9천억 원대의 일반예산 적자를 흑자로 둔갑시킨 인천시의 분식 회계를 시 의회는 알고서도 눈감아줬습니다.

<인터뷰> 인천시 관계자 : "우리가 (당이) 맞아서 단점도 있었겠지요. 결과적으로 돌이켜보니까 감시기능을 못했다고 볼 수 있죠."

선심성 예산 챙기기에는 단체장과 의원들이 다르지 않았습니다.

감사원 감사결과 경상남도는 도의원 1인당 매년 5억원에서 10억원 씩 4년 동안 천9백여억 원의 예산을 포괄사업비란 명목으로 배분했습니다.

특히 부산시 산하 자치구들은 공약사업 등에 예산을 먼저 배정한 뒤 직원들 인건비 670여 억원을 시로부터 지원받아 지급했습니다.

<인터뷰> 부산시 관계자 : "인건비 부분은 나중에 추경을 통해서 확보를 한다 하더라도 꼭 해야 될 사업들은 반드시 해야 된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서 분식회계 뿐 아니라 사업타당성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해 재정부담을 초래한 108건의 위법행위를 적발했습니다.

<인터뷰> 이남구 (감사원 지방행정감사국 과장) : " 몇년씩 지속적으로 이같은 행위가 지속될 경우 지방재정에 위기가 올 수 있다."

감사원은 지자체를 견제할 지방의회의 기능이 부실하다고 보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지방재정 건전성을 점검해 나갈 계획입니다.

KBS 뉴스 박상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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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진단] 지자체 세금 ‘줄줄’…분식회계로 은폐
    • 입력 2012-01-10 22: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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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인천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건설현장입니다. 예산도 없이 시장의 공약이었다는 이유만으로 밀어부친 사업인데요. 이처럼 자치단체장의 공약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다 적자가 나자 분식 회계로 덮어온 자치단체들이 적발됐습니다. 먼저, 송영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공사비가 5천억 원에 이르는 인천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공사. 애시당초 확보된 예산도, 앞으로 예산을 마련할 방안도 없었습니다. 안상수 전 시장은 그러나, 자신의 공약이었던 사업을 밀어 부쳤습니다. 아시안게임 전에 완공하겠다며 조기 착공한 인천지하철 2호선의 사업비 6천억원은 아직까지 한푼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사업비도 없이 공사를 강행하다 보니, 다른 곳에 쓸 예산까지 끌어와 쏟아 부어도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결국, 안 전 시장 재임 동안만 9천억원이 넘는 적자가 나자, 인천시는 예산결산서를 조작했습니다. 지난 4년 동안 세입은 부풀려 잡고, 세출은 적게 잡았습니다. 다음해 쓸 예산을 미리 끌어쓰기도 해, 적자를 흑자로 둔갑시켰습니다. <인터뷰> 안상수(전 인천시장) : "공무원들이 법과 규정에 따라서 다 했죠. 시장이 특별히 지시한다고 되는 일은 없죠." 최영근 전 경기도 화성시장은 자신의 공약이었던 종합 경기타운 등을 짓다가 천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고 이를 덮으려고 분식회계를 주도하다 형사 고발됐습니다. <녹취> 최영근(전 화성시장) : "특정 세력에 의한 정치 감사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충남 천안시도 적자 천억여원을 14억원의 흑자가 난 것처럼 분식 결산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습니다. KBS 뉴스 송영석입니다. <앵커 멘트> 분식회계로 예산을 마구 퍼 써도 이를 견제해야 할 지방의회는 손을 놓고 있었습니다. 선심성 예산 챙기기는 의원들이라고 다르지 않았고, 분식회계 사실을 눈감아주기까지 했습니다. 이어서, 박상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9천억 원대의 일반예산 적자를 흑자로 둔갑시킨 인천시의 분식 회계를 시 의회는 알고서도 눈감아줬습니다. <인터뷰> 인천시 관계자 : "우리가 (당이) 맞아서 단점도 있었겠지요. 결과적으로 돌이켜보니까 감시기능을 못했다고 볼 수 있죠." 선심성 예산 챙기기에는 단체장과 의원들이 다르지 않았습니다. 감사원 감사결과 경상남도는 도의원 1인당 매년 5억원에서 10억원 씩 4년 동안 천9백여억 원의 예산을 포괄사업비란 명목으로 배분했습니다. 특히 부산시 산하 자치구들은 공약사업 등에 예산을 먼저 배정한 뒤 직원들 인건비 670여 억원을 시로부터 지원받아 지급했습니다. <인터뷰> 부산시 관계자 : "인건비 부분은 나중에 추경을 통해서 확보를 한다 하더라도 꼭 해야 될 사업들은 반드시 해야 된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서 분식회계 뿐 아니라 사업타당성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해 재정부담을 초래한 108건의 위법행위를 적발했습니다. <인터뷰> 이남구 (감사원 지방행정감사국 과장) : " 몇년씩 지속적으로 이같은 행위가 지속될 경우 지방재정에 위기가 올 수 있다." 감사원은 지자체를 견제할 지방의회의 기능이 부실하다고 보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지방재정 건전성을 점검해 나갈 계획입니다. KBS 뉴스 박상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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