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속타는 중소기업…‘인력 확보’ 해법은?

입력 2012.01.12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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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새벽부터 고용센터 앞에 긴 줄이 생겼습니다.

일거리를 찾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바로 외국인 근로자를 신청하려는 중소기업 관계자들인데요.

며칠 밤을 새워가며 기다리기도 합니다.

일손을 구하느라 밤샘도 마다 않는 중소기업의 현실을 조지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동이 트기도 전, 고용센터 앞에 모인 사람들.

<인터뷰> 정종천(문구제조업체 대표) : "그제 새벽부터 나왔어요. 이틀 정도 있었다고 봐야죠."

살을 에는 추위에도 줄을 떠나지 못합니다.

<인터뷰>장근희(사무용 가구업체 전무) : "엄동설한에 업체 사장들이랑 직원들이랑 몸살 나지 일 못하지…."

<녹취> "저사람들 우리보다 늦게 왔다니까..."

접수 시간을 앞두고선 몸 싸움까지 벌어집니다.

올해 제조업에 배정된 외국인 근로자는 4만 9천 명.

하지만, 6만 3천여 명이 출국할 예정이어서 공급이 수요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긴긴 기다림 끝에 접수가 시작됐지만 희비가 엇갈립니다.

<인터뷰>이정호(완구제조업체 대표) : "내일 또 나와야 될 거 같습니다. 사업주들이 나와서 직접 일을 해야 하는데 이렇게 나와서 일도 못하고 허송세월 보내죠."

현장에선 일할 사람이 없어 공장이 멈춰서기도 합니다.

지난해 외국인 근로자 2명을 돌려보낸 뒤 사람을 뽑지 못한 이 업체는 올 상반기에만 4명을 더 돌려보내야 합니다.

<인터뷰>김태광(포장재 제조업체 대표) : "기계 15개를 완전 가동해서 납기를 맞춰 줘야 되는데 납기를 못 맞추니까 오더를 받을 수가 없는 거죠."

실업난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들은 최악의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지현입니다.

<앵커 멘트>

우리나라에서 일자리가 없는 청년은 적게는 32만 명, 많게는 110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그런데 중소기업들은 인력이 10만6천명이나 모자란다고 합니다.

한쪽에선 일자리가 없다고 하고, 한쪽에선 사람이 모자란다고 하고 있습니다.

왜 이런 간극이 생겼을까요? 또 해법은 없는 걸까요? 임종빈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직원 130명의 온라인 교육업체.

정년을 100살까지 보장하고, 한 달의 유급휴가를 주는 등 복지 수준이 높습니다.

올해 매출이 60% 이상 늘 것으로 예상되면서 직원을 더 뽑을 계획이지만 벌써부터 걱정이 앞섭니다.

<인터뷰>문주희/휴넷 인사담당자) : "대기업 못지 않은 그런 부분들이 많은데요. 그런 부분들에 대한 인식이나 공유가 아직 좀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실제로 많은 기업인들은 임금과 복지수준에 대한 편견 때문에 구직자들이 중소기업을 아예 외면하는 것을 가장 큰 문제로 꼽습니다.

따라서 정부가 일자리 확충차원에서 중소기업에 보조금과 세금을 지원해 대기업과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인터뷰>정인호(기중앙회 인력정책실장) :제 지원이나 과감한 인센티브 부여가 필요하고, 중소기업에 취업한 근로자를 위해서는 기업에서는 복지혜택이라든가 작업환경 개선이 필요할 것입니다."

기업들이 원하는 대졸 인력은 한정돼 있는데, 대학 진학률은 80%에 이르는 과도한 고학력 현상도 완화해야 합니다.

산학연계를 통한 취업문 확대 등으로 고졸 기능인력을 늘리는 일이 시급합니다.

무엇보다 국제 경쟁력을 갖춘 강소기업 육성 정책이야말로 중소기업 인력난과 실업난을 동시에 풀 최적의 해법으로 꼽힙니다.

KBS 뉴스 임종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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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진단] 속타는 중소기업…‘인력 확보’ 해법은?
    • 입력 2012-01-12 22:05:35
    뉴스 9
<앵커 멘트> 새벽부터 고용센터 앞에 긴 줄이 생겼습니다. 일거리를 찾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바로 외국인 근로자를 신청하려는 중소기업 관계자들인데요. 며칠 밤을 새워가며 기다리기도 합니다. 일손을 구하느라 밤샘도 마다 않는 중소기업의 현실을 조지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동이 트기도 전, 고용센터 앞에 모인 사람들. <인터뷰> 정종천(문구제조업체 대표) : "그제 새벽부터 나왔어요. 이틀 정도 있었다고 봐야죠." 살을 에는 추위에도 줄을 떠나지 못합니다. <인터뷰>장근희(사무용 가구업체 전무) : "엄동설한에 업체 사장들이랑 직원들이랑 몸살 나지 일 못하지…." <녹취> "저사람들 우리보다 늦게 왔다니까..." 접수 시간을 앞두고선 몸 싸움까지 벌어집니다. 올해 제조업에 배정된 외국인 근로자는 4만 9천 명. 하지만, 6만 3천여 명이 출국할 예정이어서 공급이 수요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긴긴 기다림 끝에 접수가 시작됐지만 희비가 엇갈립니다. <인터뷰>이정호(완구제조업체 대표) : "내일 또 나와야 될 거 같습니다. 사업주들이 나와서 직접 일을 해야 하는데 이렇게 나와서 일도 못하고 허송세월 보내죠." 현장에선 일할 사람이 없어 공장이 멈춰서기도 합니다. 지난해 외국인 근로자 2명을 돌려보낸 뒤 사람을 뽑지 못한 이 업체는 올 상반기에만 4명을 더 돌려보내야 합니다. <인터뷰>김태광(포장재 제조업체 대표) : "기계 15개를 완전 가동해서 납기를 맞춰 줘야 되는데 납기를 못 맞추니까 오더를 받을 수가 없는 거죠." 실업난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들은 최악의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지현입니다. <앵커 멘트> 우리나라에서 일자리가 없는 청년은 적게는 32만 명, 많게는 110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그런데 중소기업들은 인력이 10만6천명이나 모자란다고 합니다. 한쪽에선 일자리가 없다고 하고, 한쪽에선 사람이 모자란다고 하고 있습니다. 왜 이런 간극이 생겼을까요? 또 해법은 없는 걸까요? 임종빈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직원 130명의 온라인 교육업체. 정년을 100살까지 보장하고, 한 달의 유급휴가를 주는 등 복지 수준이 높습니다. 올해 매출이 60% 이상 늘 것으로 예상되면서 직원을 더 뽑을 계획이지만 벌써부터 걱정이 앞섭니다. <인터뷰>문주희/휴넷 인사담당자) : "대기업 못지 않은 그런 부분들이 많은데요. 그런 부분들에 대한 인식이나 공유가 아직 좀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실제로 많은 기업인들은 임금과 복지수준에 대한 편견 때문에 구직자들이 중소기업을 아예 외면하는 것을 가장 큰 문제로 꼽습니다. 따라서 정부가 일자리 확충차원에서 중소기업에 보조금과 세금을 지원해 대기업과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인터뷰>정인호(기중앙회 인력정책실장) :제 지원이나 과감한 인센티브 부여가 필요하고, 중소기업에 취업한 근로자를 위해서는 기업에서는 복지혜택이라든가 작업환경 개선이 필요할 것입니다." 기업들이 원하는 대졸 인력은 한정돼 있는데, 대학 진학률은 80%에 이르는 과도한 고학력 현상도 완화해야 합니다. 산학연계를 통한 취업문 확대 등으로 고졸 기능인력을 늘리는 일이 시급합니다. 무엇보다 국제 경쟁력을 갖춘 강소기업 육성 정책이야말로 중소기업 인력난과 실업난을 동시에 풀 최적의 해법으로 꼽힙니다. KBS 뉴스 임종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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