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비대위’ 김준현 “걸쭉한 개그의 맛 즐겨요”
입력 2012.01.13 (08:47) 연합뉴스
KBS 2TV ’개그콘서트’서 활약



"별 두 개 있는 군인인데 저도 제가 뭔지 모르겠어요."



이렇게 말하고는 배시시 웃는다.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보여주는 바로 그 멋쩍은 웃음이다.



최근 여의도 한 커피숍에서 개그맨 김준현(32)을 만났다.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허점투성이 군 당국자, ’생활의 발견’에서 본의 아니게 자꾸 대화에 끼어들게 되는 ’아무개’가 바로 그다.



그의 주종목은 40대 이상의 ’진상’ 혹은 술 취한 아저씨 연기다.



김준현은 "주변에서 정상적으로 연기하면 맛이 안 산다는 말을 듣다 보니 일부러 풀어지고 걸쭉한 분위기를 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초반에 연기할 때는 ’진짜 술먹었냐’는 얘기까지 들을 정도였단다. 술 맛을 아는 애주가인 데다 ’망가지는 연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것이 큰 몫을 했다.



손톱 깎기를 즐기고 혼자 있기를 좋아한다는 그는 "정상적이고 샤프한 역할을 하면 아이디어 회의를 통과하지 못한다"며 다시금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비대위’ 하면 김원효를 떠올리지만 그의 개그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김원효의 현란한 속사포 화술에 넋을 잃다가 거구의 그가 책상을 꽝 치며 몸을 일으킬 때면 정신이 번쩍 든다.



요즘에는 그가 던지는 대사 ’그래~?’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원효가 쭉 이어가다 제가 안 웃겨버리며 원효 개그까지 다 죽어버려요. 초반에 그런 느낌이 있어서 ’그래’에 에너지를 실어서 자신감 있게 하니까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카메라 감독님이 좀 더 망가지고 확 꺾어서 하라고 조언해 주셨는데 반응이 오더라고요."



아직까지 군에서 항의를 받거나 한 적은 없었지만 초반 복장이 틀렸다는 시청자의 지적으로 계급장 색깔을 바꾸는 해프닝은 있었다.



왠지 있을 법한 군 당국자의 모델은 딱히 없다.



육군 병장으로 만기 제대한 그는 "상사 중에 선글라스를 낀 모습이 멋있었던 분이 있었는데 지금 역할처럼 뚱뚱하지는 않았다"며 웃었다.



대신 그는 "있을 법한 사람처럼 연기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라고 했다.



"상사나 선배를 보면, 얘기해 놓고 ’아닌 것 같은데’ 하면서 수습하려는데 수습은 안 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은연중에 주변에서 보던 사람들의 모습이 제 연기에서 나오지 않나 싶어요. 사실 일단 뱉어놓고 ’아니면 말고’ 하는 건 일을 잘 못하는 상사인데 시청자들이 그런 모습을 바라는 것 같기도 해요. ’아닌데요’ 하면 ’아니긴 뭐가 아니야’ 하기보다는 ’아니면 말고’ 하는 유연함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잖아요."



2007년 KBS 공채 개그맨 22기로 데뷔한 김준현은 ’개그콘서트’의 몇 안 되는 ’개근생’이다.



그는 개근의 비결로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기’를 꼽았다. 크게 튀는 것도 아니고 적당히 받쳐줄 수 있는 연기를 성심껏 하다보니 동료들이 계속 자신을 데려다 써줬다는 것.



사실 그가 한 역할 중 처음부터 그의 것은 별로 없었다.



’비대위’ 군 당국자 역할은 서수민 PD의 역할 바꾸기 제안에 따른 것이었고 ’생활의 발견’도 김병만의 추천으로 나중에 합류했다.



그의 얼굴을 알린 2009년 코너 ’DJ변의 별 볼일 없는 밤에’의 영화광고 패러디 원맨쇼도 원래 최효종의 몫이었다.



"당시 그 코너를 했던 정범균 씨가 우리 동네에 살았는데 차가 없어서 자기를 태우고 가는 조건으로 코너에 넣어주겠다고 했어요. 마침 땀이 많이 나는 제가 역할과도 잘 맞아 그걸 하게 된 거죠. 나중에 효종이한테 밥 사준다고 했는데 버스카드 충전이나 해달라고 해서 몇번 해줬어요.(웃음)"



지금은 ’개콘’의 개근생으로 자리 잡았지만 그의 원래 꿈은 아나운서였다. KBS 아나운서였다가 PD로 전직해 정년퇴임 한 아버지 김상근 씨의 영향이 컸다.



지금보다 40kg 이상 가벼웠던 대학교 시절 아나운서를 준비했지만 군대와 대학교에서 행사 MC를 보다 남을 웃기는 재미를 느껴 2005년부터 개그맨 공채 시험에 도전했다.



지금 그의 아버지는 든든한 후원자이자 냉철한 조언자다.



"아무래도 방송에 있던 분이라 다른 아버지들과 다른 모니터링을 해주세요. 그냥 ’재미있었다’가 아니라 ’오늘 메이크업 안 좋다. 딕션(발음)이 좀 그러네. 톤이 불안하다’ 그런 말씀을 해주세요. 가장 냉철한 모니터 요원이라 부담스런 면도 있지만 든든합니다."



앞으로 그의 꿈은 전 연령층이 좋아하는 콩트를 만드는 것. 그리고 폭넓은 연기로 사랑받는 것이다.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재미있는 콩트를 짜서 많이 사랑받고 싶어요. 호흡이 긴 정극 연기에도 도전해 보고 싶어요. 다른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개그 연기의 원천인 것 같아요. 드라마든지 영화든지 다 해보고 싶어요. 그런데 먼저 살을 빼야겠죠? 표정 연기가 살에 묻히더라고요."
  • ‘비대위’ 김준현 “걸쭉한 개그의 맛 즐겨요”
    • 입력 2012-01-13 08:47:25
    연합뉴스
KBS 2TV ’개그콘서트’서 활약



"별 두 개 있는 군인인데 저도 제가 뭔지 모르겠어요."



이렇게 말하고는 배시시 웃는다.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보여주는 바로 그 멋쩍은 웃음이다.



최근 여의도 한 커피숍에서 개그맨 김준현(32)을 만났다.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허점투성이 군 당국자, ’생활의 발견’에서 본의 아니게 자꾸 대화에 끼어들게 되는 ’아무개’가 바로 그다.



그의 주종목은 40대 이상의 ’진상’ 혹은 술 취한 아저씨 연기다.



김준현은 "주변에서 정상적으로 연기하면 맛이 안 산다는 말을 듣다 보니 일부러 풀어지고 걸쭉한 분위기를 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초반에 연기할 때는 ’진짜 술먹었냐’는 얘기까지 들을 정도였단다. 술 맛을 아는 애주가인 데다 ’망가지는 연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것이 큰 몫을 했다.



손톱 깎기를 즐기고 혼자 있기를 좋아한다는 그는 "정상적이고 샤프한 역할을 하면 아이디어 회의를 통과하지 못한다"며 다시금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비대위’ 하면 김원효를 떠올리지만 그의 개그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김원효의 현란한 속사포 화술에 넋을 잃다가 거구의 그가 책상을 꽝 치며 몸을 일으킬 때면 정신이 번쩍 든다.



요즘에는 그가 던지는 대사 ’그래~?’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원효가 쭉 이어가다 제가 안 웃겨버리며 원효 개그까지 다 죽어버려요. 초반에 그런 느낌이 있어서 ’그래’에 에너지를 실어서 자신감 있게 하니까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카메라 감독님이 좀 더 망가지고 확 꺾어서 하라고 조언해 주셨는데 반응이 오더라고요."



아직까지 군에서 항의를 받거나 한 적은 없었지만 초반 복장이 틀렸다는 시청자의 지적으로 계급장 색깔을 바꾸는 해프닝은 있었다.



왠지 있을 법한 군 당국자의 모델은 딱히 없다.



육군 병장으로 만기 제대한 그는 "상사 중에 선글라스를 낀 모습이 멋있었던 분이 있었는데 지금 역할처럼 뚱뚱하지는 않았다"며 웃었다.



대신 그는 "있을 법한 사람처럼 연기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라고 했다.



"상사나 선배를 보면, 얘기해 놓고 ’아닌 것 같은데’ 하면서 수습하려는데 수습은 안 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은연중에 주변에서 보던 사람들의 모습이 제 연기에서 나오지 않나 싶어요. 사실 일단 뱉어놓고 ’아니면 말고’ 하는 건 일을 잘 못하는 상사인데 시청자들이 그런 모습을 바라는 것 같기도 해요. ’아닌데요’ 하면 ’아니긴 뭐가 아니야’ 하기보다는 ’아니면 말고’ 하는 유연함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잖아요."



2007년 KBS 공채 개그맨 22기로 데뷔한 김준현은 ’개그콘서트’의 몇 안 되는 ’개근생’이다.



그는 개근의 비결로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기’를 꼽았다. 크게 튀는 것도 아니고 적당히 받쳐줄 수 있는 연기를 성심껏 하다보니 동료들이 계속 자신을 데려다 써줬다는 것.



사실 그가 한 역할 중 처음부터 그의 것은 별로 없었다.



’비대위’ 군 당국자 역할은 서수민 PD의 역할 바꾸기 제안에 따른 것이었고 ’생활의 발견’도 김병만의 추천으로 나중에 합류했다.



그의 얼굴을 알린 2009년 코너 ’DJ변의 별 볼일 없는 밤에’의 영화광고 패러디 원맨쇼도 원래 최효종의 몫이었다.



"당시 그 코너를 했던 정범균 씨가 우리 동네에 살았는데 차가 없어서 자기를 태우고 가는 조건으로 코너에 넣어주겠다고 했어요. 마침 땀이 많이 나는 제가 역할과도 잘 맞아 그걸 하게 된 거죠. 나중에 효종이한테 밥 사준다고 했는데 버스카드 충전이나 해달라고 해서 몇번 해줬어요.(웃음)"



지금은 ’개콘’의 개근생으로 자리 잡았지만 그의 원래 꿈은 아나운서였다. KBS 아나운서였다가 PD로 전직해 정년퇴임 한 아버지 김상근 씨의 영향이 컸다.



지금보다 40kg 이상 가벼웠던 대학교 시절 아나운서를 준비했지만 군대와 대학교에서 행사 MC를 보다 남을 웃기는 재미를 느껴 2005년부터 개그맨 공채 시험에 도전했다.



지금 그의 아버지는 든든한 후원자이자 냉철한 조언자다.



"아무래도 방송에 있던 분이라 다른 아버지들과 다른 모니터링을 해주세요. 그냥 ’재미있었다’가 아니라 ’오늘 메이크업 안 좋다. 딕션(발음)이 좀 그러네. 톤이 불안하다’ 그런 말씀을 해주세요. 가장 냉철한 모니터 요원이라 부담스런 면도 있지만 든든합니다."



앞으로 그의 꿈은 전 연령층이 좋아하는 콩트를 만드는 것. 그리고 폭넓은 연기로 사랑받는 것이다.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재미있는 콩트를 짜서 많이 사랑받고 싶어요. 호흡이 긴 정극 연기에도 도전해 보고 싶어요. 다른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개그 연기의 원천인 것 같아요. 드라마든지 영화든지 다 해보고 싶어요. 그런데 먼저 살을 빼야겠죠? 표정 연기가 살에 묻히더라고요."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