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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무더기 등급 강등…국내 증시 충격 받나?
입력 2012.01.14 (11:21) 연합뉴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로존 9개국의 신용등급을 전격적으로 강등했지만 세계 금융시장은 비교적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오랜 기간 예고된 묵은 악재라는 평가가 우세했기 때문이다.

비슷한 이유에서 유럽 등급 강등이 다음주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그러나 이번에 신용등급이 두 단계나 내려간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상황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올라 위험수준인 7%대를 넘어서면 이탈리아의 구제금융 등 가능성이 다시 부각될 수도 있다.

유럽계 자금이 이탈해 외환시장이 영향을 받고 그 파장이 주식시장으로 파급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S&P 유럽 등급 강등에도 세계 금융시장 차분

S&P가 유럽국가들의 신용등급을 내렸다는 소식이 긴급 타전된 것은 뉴욕증시가 마감하기 1시간 전이었지만, 우려와 달리 시장 충격은 크지 않았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48.96포인트(0.39%) 하락한 12,422.06에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0.49%, 0.51% 밀려서 마감했다.

유로화의 낙폭도 제한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2684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2827달러보다 0.0143달러 떨어졌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돼 미국 국채 수익률은 더 내려갔다. 10년물 수익률은 5bp 낮아진 연 1.871%를 기록했다.

당사국인 유럽 증시도 양호한 수준에서 끝났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가 0.46%,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0.11% 각각 하락했다. 오히려 강등 대상이 아닌 독일의 DAX 30 지수가 0.58% 내려 하락폭이 더 컸다.

현대증권 오성진 리서치센터장은 "간밤에 미국과 유럽증시는 장 초반부터 1% 넘게 하락했다. 신용등급 강등설이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이지만, S&P가 실제 발표하고 나서는 오히려 하락폭이 줄어서 마감했다"고 설명했다.

◇유럽 등급강등 미국과 차원이 다르다

유럽국가 신용등급 강등에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5개월 전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때의 아픈 기억 때문이다.

지난해 8월5일 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하자 전 세계 주가가 폭락하는 등 한동안 시장이 크게 요동을 쳤다.

그러나 미국의 등급 강등과 이번 유로존 등급 강등은 영향력 면에서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의 등급 강등은 전혀 시장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여서 그만큼 충격이 컸다. 유럽 등급 강등은 지난달 초부터 예고가 됐던 부분이라 새로운 악재로 보기는 어렵다.

당시에는 미국이라는 상징성도 크게 작용했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등으로 위기에 처했을 때도 미국이 최고의 신용등급(AAA) 보유국이라는 사실에 대해 의문을 품는 이는 많지 않았다.

SK증권 김성욱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등급이 강등됐을 때는 최고 신용등급 보유국의 하향 사례가 거의 없던 때였다.

시장 충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솔로몬투자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신용등급 하향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부분이라 충격이 대단했다. 하지만 이번 유럽 등급 강등은 오랜 시간 예고돼 충격이 완화될 것이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악재가 불거질 때 충격이 큰 법이다"라고 설명했다.

◇코스피 단기 영향에 그칠 듯

유럽 등급 강등이 오랜 기간 예고가 된 데다, 한국에 미치는 직접적인 파급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국내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오성진 센터장은 "유럽 위기는 해법이 유로존 내에서 돈을 모아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 등급 강등으로 외부조달 비용이 올라간다면 영향이 있을 수 있겠지만, 역내 조달이 우선이다"라고 말했다.

이종우 센터장은 "국내증시는 당분간 박스권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 코스피 상단은 1,950선을 넘기 힘들고 하단은 1,750선을 깨고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유럽 국가들에 이어 유로존의 자금줄인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등급 강등 여부도 관심 대상이다. S&P는 EFSF의 신용등급 검토를 다음주까지 마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증권 김성욱 리서치센터장은 "S&P의 등급 강등을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유럽연합(EU)과 유럽중앙은행(ECB) 등이 경기부양책을 준비하고 금융회사에 대한 지원책을 강화하게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럽 후속파장·외환시장 주목

유럽 국가들의 등급 강등 자체보다는 앞으로 파장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유로존의 자금 조달 비용이 오르고 은행들이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면 시장 충격은 뒤늦게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국가신용등급이 두 단계 내려간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특히 주목 대상이다.

이탈리아의 경우 10년물 국채 금리가 다시 위험 수준인 7%대를 넘어서느냐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프랑스 자체는 큰 문제가 없다. 다만, 프랑스 은행들이 이탈리아 국채를 많이 보유하고 있어 이탈리아 국채가 급등하는 등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 유럽 채권시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 국내 증시에서 유럽계 자금이 이탈해 외환시장에 영향을 주고 다시 주식시장에 영향을 주는 악순환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배상근 경제본부장은 "외환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 외국인 자금이 이탈해 금융시장 불안이 나타날 수 있다. 유럽 경기의 회복 지연은 한국 실물경기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경제연구실장은 "유럽 국가 중에서 채무불이행이 발생하면 외환시장에서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유럽 무더기 등급 강등…국내 증시 충격 받나?
    • 입력 2012-01-14 11:21:07
    연합뉴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로존 9개국의 신용등급을 전격적으로 강등했지만 세계 금융시장은 비교적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오랜 기간 예고된 묵은 악재라는 평가가 우세했기 때문이다.

비슷한 이유에서 유럽 등급 강등이 다음주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그러나 이번에 신용등급이 두 단계나 내려간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상황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올라 위험수준인 7%대를 넘어서면 이탈리아의 구제금융 등 가능성이 다시 부각될 수도 있다.

유럽계 자금이 이탈해 외환시장이 영향을 받고 그 파장이 주식시장으로 파급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S&P 유럽 등급 강등에도 세계 금융시장 차분

S&P가 유럽국가들의 신용등급을 내렸다는 소식이 긴급 타전된 것은 뉴욕증시가 마감하기 1시간 전이었지만, 우려와 달리 시장 충격은 크지 않았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48.96포인트(0.39%) 하락한 12,422.06에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0.49%, 0.51% 밀려서 마감했다.

유로화의 낙폭도 제한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2684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2827달러보다 0.0143달러 떨어졌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돼 미국 국채 수익률은 더 내려갔다. 10년물 수익률은 5bp 낮아진 연 1.871%를 기록했다.

당사국인 유럽 증시도 양호한 수준에서 끝났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가 0.46%,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0.11% 각각 하락했다. 오히려 강등 대상이 아닌 독일의 DAX 30 지수가 0.58% 내려 하락폭이 더 컸다.

현대증권 오성진 리서치센터장은 "간밤에 미국과 유럽증시는 장 초반부터 1% 넘게 하락했다. 신용등급 강등설이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이지만, S&P가 실제 발표하고 나서는 오히려 하락폭이 줄어서 마감했다"고 설명했다.

◇유럽 등급강등 미국과 차원이 다르다

유럽국가 신용등급 강등에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5개월 전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때의 아픈 기억 때문이다.

지난해 8월5일 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하자 전 세계 주가가 폭락하는 등 한동안 시장이 크게 요동을 쳤다.

그러나 미국의 등급 강등과 이번 유로존 등급 강등은 영향력 면에서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의 등급 강등은 전혀 시장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여서 그만큼 충격이 컸다. 유럽 등급 강등은 지난달 초부터 예고가 됐던 부분이라 새로운 악재로 보기는 어렵다.

당시에는 미국이라는 상징성도 크게 작용했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등으로 위기에 처했을 때도 미국이 최고의 신용등급(AAA) 보유국이라는 사실에 대해 의문을 품는 이는 많지 않았다.

SK증권 김성욱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등급이 강등됐을 때는 최고 신용등급 보유국의 하향 사례가 거의 없던 때였다.

시장 충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솔로몬투자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신용등급 하향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부분이라 충격이 대단했다. 하지만 이번 유럽 등급 강등은 오랜 시간 예고돼 충격이 완화될 것이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악재가 불거질 때 충격이 큰 법이다"라고 설명했다.

◇코스피 단기 영향에 그칠 듯

유럽 등급 강등이 오랜 기간 예고가 된 데다, 한국에 미치는 직접적인 파급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국내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오성진 센터장은 "유럽 위기는 해법이 유로존 내에서 돈을 모아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 등급 강등으로 외부조달 비용이 올라간다면 영향이 있을 수 있겠지만, 역내 조달이 우선이다"라고 말했다.

이종우 센터장은 "국내증시는 당분간 박스권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 코스피 상단은 1,950선을 넘기 힘들고 하단은 1,750선을 깨고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유럽 국가들에 이어 유로존의 자금줄인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등급 강등 여부도 관심 대상이다. S&P는 EFSF의 신용등급 검토를 다음주까지 마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증권 김성욱 리서치센터장은 "S&P의 등급 강등을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유럽연합(EU)과 유럽중앙은행(ECB) 등이 경기부양책을 준비하고 금융회사에 대한 지원책을 강화하게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럽 후속파장·외환시장 주목

유럽 국가들의 등급 강등 자체보다는 앞으로 파장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유로존의 자금 조달 비용이 오르고 은행들이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면 시장 충격은 뒤늦게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국가신용등급이 두 단계 내려간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특히 주목 대상이다.

이탈리아의 경우 10년물 국채 금리가 다시 위험 수준인 7%대를 넘어서느냐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프랑스 자체는 큰 문제가 없다. 다만, 프랑스 은행들이 이탈리아 국채를 많이 보유하고 있어 이탈리아 국채가 급등하는 등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 유럽 채권시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 국내 증시에서 유럽계 자금이 이탈해 외환시장에 영향을 주고 다시 주식시장에 영향을 주는 악순환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배상근 경제본부장은 "외환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 외국인 자금이 이탈해 금융시장 불안이 나타날 수 있다. 유럽 경기의 회복 지연은 한국 실물경기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경제연구실장은 "유럽 국가 중에서 채무불이행이 발생하면 외환시장에서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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