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클라이밍으로 뜨는 청송마을

입력 2012.01.1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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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산악연맹(UIAA) 주관하는 월드컵 대회가 국내에서 오지 마을에 속하는 청송을 띄우고 있다.



14~15일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이 열린 경북 청송의 얼음골은 고속도로가 연결되지 않아 접근이 불편한 청송 읍내에서도 꼬불꼬불한 산길을 따라 30㎞ 정도 더 들어가야 하는 산골짜기에 있다.



국제산악연맹이 주최하는 스포츠 대회는 대회 특성 때문에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장소에서 열리곤 한다.



청송은 경기장 지척에 자동차가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경기시설 자재나 선수를 수송하는 데 그나마 나은 편이다.



UIAA 월드컵은 프랑스 쿠르쉬벌, 이탈리아 코르티나, 오스트리아 피츠탈, 러시아 키로프, 청송에서 돌아가며 치러진다.



오경훈 아이스클라이밍 국제심판은 "키로프 같은 곳은 모스크바에서 열차를 타고 8시간을 달려야 닿는 곳"이라고 말했다.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의 오지 순회 개최는 UIAA가 자연친화적인 대회와 특색 있는 주변 경관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중적 인기가 아직 부족하다는 데 더 큰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은 2002년 시작됐을 정도로 역사가 짧고 잘 알려지지 않아 선뜻 나서는 후원 지역이나 기업이 없다.



대한산악연맹은 흥행을 위해 주요 스키장이나 서울 광화문, 시청 앞 광장 등에서 대회를 열었으면 하는 바람도 갖고 있다



청송군은 2014년까지 5년 동안 얼음골에서 월드컵을 개최하기로 UIAA와 작년에 계약했다.



김재봉 대회 운영위원장은 한 차례 월드컵 개최에 드는 비용은 9억여원으로 청송군과 후원사 노스페이스가 절반 정도씩 부담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는 각 부문에서 세계 20위 안에 드는 선수들을 모두 포함해 23개국에서 120여 명이 출전해 기량을 겨뤘다.



작년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이 고스란히 다시 와 역대 월드컵 가운데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후원업체인 골드윈코리아(노스페이스)의 성기학 회장은 "선수들의 만족도가 높아 괄목할 성과를 내고 있다"고 자평했다.



마이크 모티머 UIAA 회장은 "경기 시설이나 대회 운영에서 지적할 사안이 없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대회"라고 말했다.



최근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실속 없는 국제대회를 유치해 눈총 받은 적이 있지만 청송은 그런 비판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적은 비용으로 자연환경을 자랑할 좋은 수단을 확보한 데다 박희용과 신윤선 같은 세계 정상급 국내 선수들 덕분에 경기 면에서도 위축될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청송은 이런 분위기를 타고 빙벽 스포츠와 관광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동수 청송군수는 "청송은 교통 오지라서 오기가 힘들지만 굴뚝 산업이 전혀 없어 생태와 한국적 풍경이 잘 보존돼 있다"며 "지금은 주왕산 단풍철 외에는 관광객이 전혀 없지만 앞으로 사계절 관광지로 거듭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 군수는 190억원을 들여 얼음골 일대를 빙벽 관광지로 재단장해 여름철에는 스포츠클라이밍, 겨울철엔 아이스클라밍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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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스클라이밍으로 뜨는 청송마을
    • 입력 2012-01-15 15:01:29
    연합뉴스
 국제산악연맹(UIAA) 주관하는 월드컵 대회가 국내에서 오지 마을에 속하는 청송을 띄우고 있다.

14~15일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이 열린 경북 청송의 얼음골은 고속도로가 연결되지 않아 접근이 불편한 청송 읍내에서도 꼬불꼬불한 산길을 따라 30㎞ 정도 더 들어가야 하는 산골짜기에 있다.

국제산악연맹이 주최하는 스포츠 대회는 대회 특성 때문에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장소에서 열리곤 한다.

청송은 경기장 지척에 자동차가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경기시설 자재나 선수를 수송하는 데 그나마 나은 편이다.

UIAA 월드컵은 프랑스 쿠르쉬벌, 이탈리아 코르티나, 오스트리아 피츠탈, 러시아 키로프, 청송에서 돌아가며 치러진다.

오경훈 아이스클라이밍 국제심판은 "키로프 같은 곳은 모스크바에서 열차를 타고 8시간을 달려야 닿는 곳"이라고 말했다.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의 오지 순회 개최는 UIAA가 자연친화적인 대회와 특색 있는 주변 경관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중적 인기가 아직 부족하다는 데 더 큰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은 2002년 시작됐을 정도로 역사가 짧고 잘 알려지지 않아 선뜻 나서는 후원 지역이나 기업이 없다.

대한산악연맹은 흥행을 위해 주요 스키장이나 서울 광화문, 시청 앞 광장 등에서 대회를 열었으면 하는 바람도 갖고 있다

청송군은 2014년까지 5년 동안 얼음골에서 월드컵을 개최하기로 UIAA와 작년에 계약했다.

김재봉 대회 운영위원장은 한 차례 월드컵 개최에 드는 비용은 9억여원으로 청송군과 후원사 노스페이스가 절반 정도씩 부담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는 각 부문에서 세계 20위 안에 드는 선수들을 모두 포함해 23개국에서 120여 명이 출전해 기량을 겨뤘다.

작년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이 고스란히 다시 와 역대 월드컵 가운데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후원업체인 골드윈코리아(노스페이스)의 성기학 회장은 "선수들의 만족도가 높아 괄목할 성과를 내고 있다"고 자평했다.

마이크 모티머 UIAA 회장은 "경기 시설이나 대회 운영에서 지적할 사안이 없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대회"라고 말했다.

최근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실속 없는 국제대회를 유치해 눈총 받은 적이 있지만 청송은 그런 비판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적은 비용으로 자연환경을 자랑할 좋은 수단을 확보한 데다 박희용과 신윤선 같은 세계 정상급 국내 선수들 덕분에 경기 면에서도 위축될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청송은 이런 분위기를 타고 빙벽 스포츠와 관광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동수 청송군수는 "청송은 교통 오지라서 오기가 힘들지만 굴뚝 산업이 전혀 없어 생태와 한국적 풍경이 잘 보존돼 있다"며 "지금은 주왕산 단풍철 외에는 관광객이 전혀 없지만 앞으로 사계절 관광지로 거듭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 군수는 190억원을 들여 얼음골 일대를 빙벽 관광지로 재단장해 여름철에는 스포츠클라이밍, 겨울철엔 아이스클라밍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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