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크랑족의 ‘소박한’ 설 명절

입력 2012.01.23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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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태국과 미얀마 접경 지역의 깊은 산 속에는 카렌족의 일족인 크랑족이 모여 사는 데 이들도 정월 명절을 쇱니다.

쌀을 소중히 여기고 자연과 어른을 공대하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크랑족의 소박한 명절을 한재호 특파원이 소개합니다.

<리포트>

첩첩산중에 자리 잡은 크랑족 마을의 명절은 '숲의 정령'이 숨 쉰다는 밤에 시작됩니다.

한 해 농사를 마친 뒤 자연과 조상에 감사를 올리고 고달팠던 시간을 달래는 설 잔치입니다.

추수한 벼를 무대에 쌓아 놓고 전통 악기와 노래로 흥겨운 밤을 보내면서 새해 소망을 빕니다.

<인터뷰> 츠리(크랑족 주민) : "자식들이 잘 자라서 좋은 직장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아침이 되면 주민들이 모두 나서 명절 음식을 만들어 먹습니다.

잡곡밥에 호박국과 무국.

가난한 형편에 명절 음식이래야 특별한 게 없지만 함께 나누는 정이 소담스럽습니다.

쌀을 숭상하는 크랑족의 전통은 정월 명절 때면 어김없이 재현됩니다.

<녹취> "쌀아 어디 있니? (우리에게 오렴.)"

쌀 포대에 성수를 뿌려 잡귀가 범접하지 못하게 한 뒤, 마을의 연장자들이 쌀을 상징하는 흰실을 주민들의 손목에 묶어 줍니다.

<인터뷰> 뎅(크랑족 주민/81살) : "실을 묶는 건 한 해 농사가 잘되고 살림도 풍족해지라는 의미입니다."

1년에 단 한 번뿐인 명절을 통해 크랑족 사람들은 자연에 순응하는 법을 배우고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을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태국 캥 크라찬에서 KBS 뉴스 한재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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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국 크랑족의 ‘소박한’ 설 명절
    • 입력 2012-01-23 07:5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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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태국과 미얀마 접경 지역의 깊은 산 속에는 카렌족의 일족인 크랑족이 모여 사는 데 이들도 정월 명절을 쇱니다. 쌀을 소중히 여기고 자연과 어른을 공대하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크랑족의 소박한 명절을 한재호 특파원이 소개합니다. <리포트> 첩첩산중에 자리 잡은 크랑족 마을의 명절은 '숲의 정령'이 숨 쉰다는 밤에 시작됩니다. 한 해 농사를 마친 뒤 자연과 조상에 감사를 올리고 고달팠던 시간을 달래는 설 잔치입니다. 추수한 벼를 무대에 쌓아 놓고 전통 악기와 노래로 흥겨운 밤을 보내면서 새해 소망을 빕니다. <인터뷰> 츠리(크랑족 주민) : "자식들이 잘 자라서 좋은 직장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아침이 되면 주민들이 모두 나서 명절 음식을 만들어 먹습니다. 잡곡밥에 호박국과 무국. 가난한 형편에 명절 음식이래야 특별한 게 없지만 함께 나누는 정이 소담스럽습니다. 쌀을 숭상하는 크랑족의 전통은 정월 명절 때면 어김없이 재현됩니다. <녹취> "쌀아 어디 있니? (우리에게 오렴.)" 쌀 포대에 성수를 뿌려 잡귀가 범접하지 못하게 한 뒤, 마을의 연장자들이 쌀을 상징하는 흰실을 주민들의 손목에 묶어 줍니다. <인터뷰> 뎅(크랑족 주민/81살) : "실을 묶는 건 한 해 농사가 잘되고 살림도 풍족해지라는 의미입니다." 1년에 단 한 번뿐인 명절을 통해 크랑족 사람들은 자연에 순응하는 법을 배우고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을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태국 캥 크라찬에서 KBS 뉴스 한재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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