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내내 찍기’ 불법 베팅 불가능 없다

입력 2012.02.14 (16:39) 수정 2012.02.1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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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 스포츠 승부조작의 진원지인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에서는 경기에서 벌어지는 거의 모든 상황을 놓고 실시간 베팅이 이뤄지고 있다.



체육진흥복권을 발행하는 스포츠토토㈜가 파악한 불법 도박 사이트의 실태는 가히 충격적이다.



스포츠토토는 한국야구위원회(KBO), 프로농구연맹(KBL) 등 프로 스포츠 주관 단체와 관련 자료를 공유하면서 선수들을 대상으로 부정 방지 교육을 하고 있다.



14일 스포츠토토에 따르면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는 경기 후 승패나 점수에 초점을 맞춘 스포츠토토와 달리 경기 내내 새로 개설된 베팅 항목을 중심으로 양자택일 방식의 ‘찍기’가 성행한다.



스포츠토토에서는 과학적으로 경기를 분석해 확률 높은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고배당을 얻는다.



반면 불법 사이트에서는 즉각적인 결과를 놓고 경우의 수를 최대한 단순화해 선택할 수 있도록 항목을 조정함으로써 도박 중독자를 양산하고 있다.



가령 야구의 경우 불법 사이트에서는 볼넷을 먼저 얻는 팀, 첫 홈런을 때리는 팀, 특정 투수의 첫 투구가 스트라이크냐 볼이냐 등을 놓고 판돈이 오간다.



이런 식으로 경기가 끝날 때까지 이닝마다 새로운 베팅 항목이 생겨난다는 게 스포츠토토의 분석이다.



농구에서도 첫 3점슛을 넣는 팀, 첫 자유투에 성공하는 팀 등 갖가지 상황을 세분화해 내깃돈을 거는 것이 특징이다.



검찰의 수사가 상당 부분 진척된 배구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서브 성공 여부, 디그 성공 여부 등에 베팅했다는 설이 돌고 있다.



불법 사이트 운영자들은 베팅의 활성화를 위해 브로커를 고용, 선수를 포섭하는 수법으로 조작을 일삼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기의 승패보다는 기록과 경기 내용을 조작하는 데 집중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건은 종전의 승부조작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스포츠토토의 한 관계자는 "불법 사이트에서 베팅 상품을 만들어내는 속도를 우리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는 "한 해에만 불법 도박 사이트로 의심되는 제보를 1만 건 정도 받는데 워낙 다양한 베팅 경기가 존재해 놀랐다"고 덧붙였다.



스포츠토토는 담당 기관에 협조를 요청해 불법 사이트 폐쇄에 나서고 있지만 워낙 독버섯처럼 생겨나기 때문에 근절은 요원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지난 7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앞으로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 베팅하는 사람도 최고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되는 등 엄청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법 사이트가 사라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와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 노태강 체육국장이 불법 사이트에 대한 원천 차단 가능성을 언급해 주목되고 있다.



노 국장은 이날 기자설명회를 열어 "법 제도만으로 승부조작을 근절하기는 매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불법사이트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등 선수가 승부조작 환경에 노출되지 않게 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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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내내 찍기’ 불법 베팅 불가능 없다
    • 입력 2012-02-14 16:39:12
    • 수정2012-02-14 16:46:45
    연합뉴스
 프로 스포츠 승부조작의 진원지인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에서는 경기에서 벌어지는 거의 모든 상황을 놓고 실시간 베팅이 이뤄지고 있다.

체육진흥복권을 발행하는 스포츠토토㈜가 파악한 불법 도박 사이트의 실태는 가히 충격적이다.

스포츠토토는 한국야구위원회(KBO), 프로농구연맹(KBL) 등 프로 스포츠 주관 단체와 관련 자료를 공유하면서 선수들을 대상으로 부정 방지 교육을 하고 있다.

14일 스포츠토토에 따르면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는 경기 후 승패나 점수에 초점을 맞춘 스포츠토토와 달리 경기 내내 새로 개설된 베팅 항목을 중심으로 양자택일 방식의 ‘찍기’가 성행한다.

스포츠토토에서는 과학적으로 경기를 분석해 확률 높은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고배당을 얻는다.

반면 불법 사이트에서는 즉각적인 결과를 놓고 경우의 수를 최대한 단순화해 선택할 수 있도록 항목을 조정함으로써 도박 중독자를 양산하고 있다.

가령 야구의 경우 불법 사이트에서는 볼넷을 먼저 얻는 팀, 첫 홈런을 때리는 팀, 특정 투수의 첫 투구가 스트라이크냐 볼이냐 등을 놓고 판돈이 오간다.

이런 식으로 경기가 끝날 때까지 이닝마다 새로운 베팅 항목이 생겨난다는 게 스포츠토토의 분석이다.

농구에서도 첫 3점슛을 넣는 팀, 첫 자유투에 성공하는 팀 등 갖가지 상황을 세분화해 내깃돈을 거는 것이 특징이다.

검찰의 수사가 상당 부분 진척된 배구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서브 성공 여부, 디그 성공 여부 등에 베팅했다는 설이 돌고 있다.

불법 사이트 운영자들은 베팅의 활성화를 위해 브로커를 고용, 선수를 포섭하는 수법으로 조작을 일삼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기의 승패보다는 기록과 경기 내용을 조작하는 데 집중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건은 종전의 승부조작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스포츠토토의 한 관계자는 "불법 사이트에서 베팅 상품을 만들어내는 속도를 우리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는 "한 해에만 불법 도박 사이트로 의심되는 제보를 1만 건 정도 받는데 워낙 다양한 베팅 경기가 존재해 놀랐다"고 덧붙였다.

스포츠토토는 담당 기관에 협조를 요청해 불법 사이트 폐쇄에 나서고 있지만 워낙 독버섯처럼 생겨나기 때문에 근절은 요원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지난 7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앞으로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 베팅하는 사람도 최고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되는 등 엄청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법 사이트가 사라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와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 노태강 체육국장이 불법 사이트에 대한 원천 차단 가능성을 언급해 주목되고 있다.

노 국장은 이날 기자설명회를 열어 "법 제도만으로 승부조작을 근절하기는 매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불법사이트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등 선수가 승부조작 환경에 노출되지 않게 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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