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고비 있었나?’ 싱거운 우승 행보

입력 2012.02.14 (21:14) 수정 2012.02.1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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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원주 동부가 2011-2012정규시즌 우승까지 가는 항로는 순탄했다.



작년 10월 15일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14일 부산 KT와의 원정경기에서 우승을 확정할 때까지 하루도 선두를 놓친 적이 없었다.



한 차례도 연패에 빠진 적이 없고 개막전 이후 8연승과 이날 달성한 14연승을 포함해 연승은 모두 7차례를 거뒀다.



고유색이 ‘질식 수비'로 불리는 만큼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후 전례가 없이 60점대 경기 평균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동부는 현재 40승(7패)을 거둬 지난 시즌 부산 KT가 기록한 54경기 기준 최고 승률 0.759(41승13패)를 갈아치울 기세다.



공격을 잘하면 경기에서 이기지만 수비를 잘하면 챔피언이 된다는 농구계 금언을 멋지게 실현하는 사례다.



그러나 시즌 개막 전에는 동부가 손쉽게 정규시즌을 1위로 마칠 것이라고 장담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장기전을 치르는 데 필수인 백업자원이 충분하지 않은 데다 해결사로 나설 외국인 선수도 평범하다는 분석이 일반적이었다.



동부는 베스트 5가 완벽하게 짜인 게 특별한 강점으로 꼽혔다.



반면 그를 뒷받침하는 요원들과 베스트 요원들의 기량 차가 상당해 주전들의 체력에 과부하가 걸린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됐다.



실제로 김주성, 로드 벤슨, 윤효영 등 주축 선수들은 거의 전 경기를 뛰면서 고작 경기 평균 3∼5분만 벤치에 앉았다.



체력이 달릴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강동희 감독과 베테랑 선수들의 노련한 경기 운영이 전력 누수를 막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KBL은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를 선발하는 제도를 드래프트에서 자유계약제로 바꾸고 연봉 상한도 대폭 올렸다.



동부는 다른 우수한 선수를 고를 기회가 있었음에도 종전 제도로 영입된 벤슨과 올 시즌 재계약했다.



외국인 선수의 파괴력에 의존하기보다는 지난 시즌 챔피언에 등극한 라인업의 조직력에 방점을 찍은 강동희 동부 감독의 판단이 결국 승리했다.



키가 크면서도 빠른 윤호영, 김주성, 벤슨으로 이뤄진 트리플타워의 수비 조직력은 더 맹위를 떨쳤다.



지역방어를 변형해 김주성이나 윤호영이 중앙에서 내외곽을 동시에 수비하는 '드롭존 디펜스'는 상대가 알고도 깨지 못하는 동부의 필승기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



동부가 흔들린 적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나 다른 구단과 비교할 때 정도가 매우 미미했다.



작년 12월에 포인트가드 박지현이 부상으로 이탈했으나 백업가드 안재욱이 기대 이상으로 활약해 고비를 넘겼다.



결과적으로 이 작은 고비는 신예 가드의 잠재력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된 셈이었다.



동부는 이달 초 포워드 이광재가 상무에서 전역한 뒤 복귀, 체력고갈과 상대적인 약점으로 꼽힌 슈터 부재에 숨통을 틔웠다.



우승을 일찌감치 확정한 동부는 새로 가세한 이광재까지 조직력에 흡수할 실전 훈련까지 확보해 플레이오프를 여유 있게 준비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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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부 ‘고비 있었나?’ 싱거운 우승 행보
    • 입력 2012-02-14 21:14:16
    • 수정2012-02-14 21:20:02
    연합뉴스
프로농구 원주 동부가 2011-2012정규시즌 우승까지 가는 항로는 순탄했다.

작년 10월 15일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14일 부산 KT와의 원정경기에서 우승을 확정할 때까지 하루도 선두를 놓친 적이 없었다.

한 차례도 연패에 빠진 적이 없고 개막전 이후 8연승과 이날 달성한 14연승을 포함해 연승은 모두 7차례를 거뒀다.

고유색이 ‘질식 수비'로 불리는 만큼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후 전례가 없이 60점대 경기 평균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동부는 현재 40승(7패)을 거둬 지난 시즌 부산 KT가 기록한 54경기 기준 최고 승률 0.759(41승13패)를 갈아치울 기세다.

공격을 잘하면 경기에서 이기지만 수비를 잘하면 챔피언이 된다는 농구계 금언을 멋지게 실현하는 사례다.

그러나 시즌 개막 전에는 동부가 손쉽게 정규시즌을 1위로 마칠 것이라고 장담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장기전을 치르는 데 필수인 백업자원이 충분하지 않은 데다 해결사로 나설 외국인 선수도 평범하다는 분석이 일반적이었다.

동부는 베스트 5가 완벽하게 짜인 게 특별한 강점으로 꼽혔다.

반면 그를 뒷받침하는 요원들과 베스트 요원들의 기량 차가 상당해 주전들의 체력에 과부하가 걸린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됐다.

실제로 김주성, 로드 벤슨, 윤효영 등 주축 선수들은 거의 전 경기를 뛰면서 고작 경기 평균 3∼5분만 벤치에 앉았다.

체력이 달릴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강동희 감독과 베테랑 선수들의 노련한 경기 운영이 전력 누수를 막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KBL은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를 선발하는 제도를 드래프트에서 자유계약제로 바꾸고 연봉 상한도 대폭 올렸다.

동부는 다른 우수한 선수를 고를 기회가 있었음에도 종전 제도로 영입된 벤슨과 올 시즌 재계약했다.

외국인 선수의 파괴력에 의존하기보다는 지난 시즌 챔피언에 등극한 라인업의 조직력에 방점을 찍은 강동희 동부 감독의 판단이 결국 승리했다.

키가 크면서도 빠른 윤호영, 김주성, 벤슨으로 이뤄진 트리플타워의 수비 조직력은 더 맹위를 떨쳤다.

지역방어를 변형해 김주성이나 윤호영이 중앙에서 내외곽을 동시에 수비하는 '드롭존 디펜스'는 상대가 알고도 깨지 못하는 동부의 필승기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

동부가 흔들린 적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나 다른 구단과 비교할 때 정도가 매우 미미했다.

작년 12월에 포인트가드 박지현이 부상으로 이탈했으나 백업가드 안재욱이 기대 이상으로 활약해 고비를 넘겼다.

결과적으로 이 작은 고비는 신예 가드의 잠재력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된 셈이었다.

동부는 이달 초 포워드 이광재가 상무에서 전역한 뒤 복귀, 체력고갈과 상대적인 약점으로 꼽힌 슈터 부재에 숨통을 틔웠다.

우승을 일찌감치 확정한 동부는 새로 가세한 이광재까지 조직력에 흡수할 실전 훈련까지 확보해 플레이오프를 여유 있게 준비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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