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농어촌 쓰레기 대책 시급

입력 2012.03.03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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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순 해설위원]



KTX가 또 멈췄습니다. 이번에는 철도에 전기를 공급하는 고압 전차선에 폐비닐이 걸려 전력공급이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올 들어서만도 폐비닐 때문에 KTX 고속열차 운행이 중단된 경우가 전국적으로 5건이나 됩니다. 폐비닐로 인한 문제는 비단 뿐만이 아닙니다.



최근 전국적으로 각 지방자치단체가 다투어 걷는 길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동안 감추어졌던 풍광들이 많은 사람들의 경탄을 자아내고 있지만 감추어졌던 치부 역시 드러나고 있습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가 폐비닐을 비롯한 걷는 길 주변의 농어촌 쓰레기 문젭니다. 폐비닐은 요즘 농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 농자재입니다. 식물의 싹을 틔우기 쉽게 하고 잡초를 막는데도 요긴합니다. 그러나 작물재배가 끝나면 처치곤란한 쓰레기로 변합니다. 부피도 만만찮은데다가 폐비닐류를 버릴 장소가 마떵치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거둔 폐비닐을 논둑밭둑 옆에 쌓아놓는 일이 많습니다. 돌 같은 것으로 눌러는 놓았다지만 낡아가는 폐비닐 쓰레기는 바람을 타고 날아다니다 전선줄에도 걸리고 나무에도 걸립니다. 썩지 않는 비닐쓰레기는 농토의 산성화를 가속화 시키고 먹이와 함께 비닐을 먹은 동물들을 죽음으로 몰고 있습니다. 폐비닐 쓰레기에 익숙한 주민들은 아무 곳에나 쓰레기를 버리기도 합니다. 많은 주민들은 폐비닐을 비롯한 쓰레기를 태웁니다. 농어촌 곳곳에 쓰레기를 태운 흔적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쓰레기는 배출하는 사람들이 처리해야 하는 게 원칙입니다. 그러나 농어촌 지역의 쓰레기는 배출하는 사람이 처리하기에 어려운 점이 적지 않습니다. 가까이에 쓰레기를 모아 버릴 곳이 따로 없습니다. 청소차가 다니는 것도 아닙니다. 대부분 노인들이 농사를 짓고 있는 현실 속에 운반 수단이 없는 주민들이 수집 장소까지 쓰레기를 옮기기는 어렵습니다.



마을만의 비밀이었던 농어촌 쓰레기들이 걷는 길 개방에 따라 점점 공개되고 있습니다. 더구나 올해는 세계자연보전총회가 제주에서 열리기 때문에 많은 외국인들이 전국 곳곳의 걷는 길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농어촌지역의 쓰레기 수거시스템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민관이 힘을 합쳐 해결책을 찾아야합니다. 적어도 주민들은 모아서 쓰레기를 내놓아야 하고 행정당국은 주민들이 불편하지 않게 치워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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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농어촌 쓰레기 대책 시급
    • 입력 2012-03-03 09:54:54
    뉴스광장 1부
[류현순 해설위원]

KTX가 또 멈췄습니다. 이번에는 철도에 전기를 공급하는 고압 전차선에 폐비닐이 걸려 전력공급이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올 들어서만도 폐비닐 때문에 KTX 고속열차 운행이 중단된 경우가 전국적으로 5건이나 됩니다. 폐비닐로 인한 문제는 비단 뿐만이 아닙니다.

최근 전국적으로 각 지방자치단체가 다투어 걷는 길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동안 감추어졌던 풍광들이 많은 사람들의 경탄을 자아내고 있지만 감추어졌던 치부 역시 드러나고 있습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가 폐비닐을 비롯한 걷는 길 주변의 농어촌 쓰레기 문젭니다. 폐비닐은 요즘 농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 농자재입니다. 식물의 싹을 틔우기 쉽게 하고 잡초를 막는데도 요긴합니다. 그러나 작물재배가 끝나면 처치곤란한 쓰레기로 변합니다. 부피도 만만찮은데다가 폐비닐류를 버릴 장소가 마떵치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거둔 폐비닐을 논둑밭둑 옆에 쌓아놓는 일이 많습니다. 돌 같은 것으로 눌러는 놓았다지만 낡아가는 폐비닐 쓰레기는 바람을 타고 날아다니다 전선줄에도 걸리고 나무에도 걸립니다. 썩지 않는 비닐쓰레기는 농토의 산성화를 가속화 시키고 먹이와 함께 비닐을 먹은 동물들을 죽음으로 몰고 있습니다. 폐비닐 쓰레기에 익숙한 주민들은 아무 곳에나 쓰레기를 버리기도 합니다. 많은 주민들은 폐비닐을 비롯한 쓰레기를 태웁니다. 농어촌 곳곳에 쓰레기를 태운 흔적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쓰레기는 배출하는 사람들이 처리해야 하는 게 원칙입니다. 그러나 농어촌 지역의 쓰레기는 배출하는 사람이 처리하기에 어려운 점이 적지 않습니다. 가까이에 쓰레기를 모아 버릴 곳이 따로 없습니다. 청소차가 다니는 것도 아닙니다. 대부분 노인들이 농사를 짓고 있는 현실 속에 운반 수단이 없는 주민들이 수집 장소까지 쓰레기를 옮기기는 어렵습니다.

마을만의 비밀이었던 농어촌 쓰레기들이 걷는 길 개방에 따라 점점 공개되고 있습니다. 더구나 올해는 세계자연보전총회가 제주에서 열리기 때문에 많은 외국인들이 전국 곳곳의 걷는 길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농어촌지역의 쓰레기 수거시스템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민관이 힘을 합쳐 해결책을 찾아야합니다. 적어도 주민들은 모아서 쓰레기를 내놓아야 하고 행정당국은 주민들이 불편하지 않게 치워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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