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충격’ 흥국, 5연패 탈출 감격

입력 2012.03.10 (20:06) 수정 2012.03.10 (20:0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벼랑 끝에서 5연패 수렁을 벗어난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선수단은 마치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감격에 젖었다.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시즌 마지막 경기가 열린 10일 인천 도원시립체육관.

5세트 14-11에서 흥국생명의 용병 예르코브 미아의 강한 스파이크가 현대건설 오아영에 맞고 코트 밖으로 멀리 떨어지는 순간 흥국생명 선수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얼싸안았다.

본부석 맞은편 스탠드에서는 축포가 터져 나왔고, 선수 중 일부는 눈물까지 훔치며 기쁨을 만끽했다.

간신히 승점 2점을 얻었을 뿐이고 정규리그 순위도 5위에서 더 오르지 못했으나, 흥국생명 선수들에게는 어느 때보다도 귀중한 승리였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 프로배구를 강타한 '승부조작 사태'에서 여자팀 중 유일하게 타격을 입은 팀이다.

흥국생명 소속의 선수 두 명은 지난달 16일 승부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고, 이후 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순식간에 선수 두 명을 잃고, 그보다 더 큰 충격을 받은 흥국생명은 그날부터 내리막을 탔다.

2월16일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2-3으로 진 것을 시작으로 이달 6일 도로공사전까지 5경기를 모두 졌다.

그중에서 세 차례나 풀세트 경기 끝에 고개를 숙이는 등 승리는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았다.

이날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세터 김사니와 주포 미아의 호흡이 맞아떨어지면서 흥국생명은 1, 2세트를 내리 따내 마침내 승리를 눈앞에 둔 듯했다.

그러나 현대건설의 블로킹과 서브가 위력을 찾으면서 3, 4세트를 큰 점수 차이로 빼앗겼다.

이날 경기에서 현대건설은 블로킹 16-2, 서브에이스 9-6으로 흥국생명을 압도했다.

기세를 완전히 빼앗길 뻔한 흥국생명은 5세트에 다시 미아가 힘을 찾은 덕에 어렵게 승리를 따냈다.

특히 이날 승점을 한 점도 내지 못하고 진다면 흥국생명은 3위 현대건설과 6점 차로 벌어져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될 위기였다.

여전히 쉽지는 않은 상황이지만 2점을 추가하면서 플레이오프를 향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가게 된 것이다.

차해원(51) 흥국생명 감독은 "내가 부임한 이후 가장 기분 좋은 승리인 것 같다"면서 "비록 승점 2점밖에 챙기지 못했지만 귀중한 1승"이라고 말했다.

차 감독은 "백업 선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꾸려가기가 어려웠는데 연패를 끊었다"면서 "3~4세트에 질 때는 앞이 깜깜했는데 김사니와 미아가 잘해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 이겼기 때문에 아직 가능성은 있다. 앞으로 경기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을 전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승부조작 충격’ 흥국, 5연패 탈출 감격
    • 입력 2012-03-10 20:06:32
    • 수정2012-03-10 20:06:41
    연합뉴스
벼랑 끝에서 5연패 수렁을 벗어난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선수단은 마치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감격에 젖었다.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시즌 마지막 경기가 열린 10일 인천 도원시립체육관. 5세트 14-11에서 흥국생명의 용병 예르코브 미아의 강한 스파이크가 현대건설 오아영에 맞고 코트 밖으로 멀리 떨어지는 순간 흥국생명 선수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얼싸안았다. 본부석 맞은편 스탠드에서는 축포가 터져 나왔고, 선수 중 일부는 눈물까지 훔치며 기쁨을 만끽했다. 간신히 승점 2점을 얻었을 뿐이고 정규리그 순위도 5위에서 더 오르지 못했으나, 흥국생명 선수들에게는 어느 때보다도 귀중한 승리였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 프로배구를 강타한 '승부조작 사태'에서 여자팀 중 유일하게 타격을 입은 팀이다. 흥국생명 소속의 선수 두 명은 지난달 16일 승부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고, 이후 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순식간에 선수 두 명을 잃고, 그보다 더 큰 충격을 받은 흥국생명은 그날부터 내리막을 탔다. 2월16일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2-3으로 진 것을 시작으로 이달 6일 도로공사전까지 5경기를 모두 졌다. 그중에서 세 차례나 풀세트 경기 끝에 고개를 숙이는 등 승리는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았다. 이날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세터 김사니와 주포 미아의 호흡이 맞아떨어지면서 흥국생명은 1, 2세트를 내리 따내 마침내 승리를 눈앞에 둔 듯했다. 그러나 현대건설의 블로킹과 서브가 위력을 찾으면서 3, 4세트를 큰 점수 차이로 빼앗겼다. 이날 경기에서 현대건설은 블로킹 16-2, 서브에이스 9-6으로 흥국생명을 압도했다. 기세를 완전히 빼앗길 뻔한 흥국생명은 5세트에 다시 미아가 힘을 찾은 덕에 어렵게 승리를 따냈다. 특히 이날 승점을 한 점도 내지 못하고 진다면 흥국생명은 3위 현대건설과 6점 차로 벌어져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될 위기였다. 여전히 쉽지는 않은 상황이지만 2점을 추가하면서 플레이오프를 향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가게 된 것이다. 차해원(51) 흥국생명 감독은 "내가 부임한 이후 가장 기분 좋은 승리인 것 같다"면서 "비록 승점 2점밖에 챙기지 못했지만 귀중한 1승"이라고 말했다. 차 감독은 "백업 선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꾸려가기가 어려웠는데 연패를 끊었다"면서 "3~4세트에 질 때는 앞이 깜깜했는데 김사니와 미아가 잘해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 이겼기 때문에 아직 가능성은 있다. 앞으로 경기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을 전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