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현 “한국인 후임 ICC 재판관 낼 준비해야”

입력 2012.03.12 (07:04) 수정 2012.03.1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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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형사재판소(ICC)에 한국인 재판관이 다시 임명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송상현(71) ICC 소장은 11일(현지시간) 3년 임기의 ICC 소장 재선에 성공한 직후 연합뉴스와의 단독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당부했다.

반(反)인류 범죄 및 전범을 단죄하는 세계 유일의 상설 형사법원인 국제형사재판소(ICC)는 각국의 유능한 법조인들 가운데서 선발되는 임기 9년의 재판관 18명이 3년 마다 재판관 전체회의에서 소장과 부소장을 자체적으로 뽑는다.

송 소장에 따르면 국제사법재판소(ICJ)의 경우 중국과 일본이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어 현재로선 아시아 몫 재판관 3명 중 나머지 한 자리는 인도나 동남아 등에 돌아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ICC는 설립된 지 10년 밖에 안된데다 중국과 일본은 아직 터를 잡지 못한 반면 한국인이 처음부터 18명의 재판관 중 한 명으로 임명됐고 소장을 연임하면서 한국에 유리한 관행이 자리잡게 됐다.

송 소장은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법조계, 학계가 후임자를 제대로 물색해서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면서 "한국인 후임 재판관 후보를 선정하고 총력을 기울여 선거 준비 등을 하기 위해 남은 시간은 결코 길지 않다"고 강조했다.

당초 송 소장은 여러 이유로 재선 출마를 하지 않으려 했으나 재판소 안팎의 인사들이 강력하게 요구해 막판에 출마를 결심했다.

이들은 회원국의 경제난으로 예산이 많이 줄어든데다 ICC 당사국총회 의장단, 수석검사, 재판소 행정처장 등 주요 관련 기구 책임자들이 모두 바뀌었거나 조만간 교체될 시점이어서 경험 있는 지도자 1명은 잔류해야 한다며 송 소장에게 `희생'을 요구했다.

송 소장은 이번 선거에서 후보가 5명으로 경쟁이 치열했는데도 재선에 성공한 것은 "지난 3년 간 일하며 거둔 성과를 재판관들이 인정해준 것으로 보여 고맙다"고 말했다.

그의 소장 재임 기간에 회원국이 120개국으로 12개국 늘었고 곧 몇 나라가 더 가입한다.

로마조약에 모호하게 규정된 ICC 관련 기구ㆍ내부 조직의 권한과 임무를 깔끔하게 정리해 제도적 관행을 만들고 재판 절차와 진행의 효율성, 투명성을 크게 높여 온 것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그동안의 재판 진행 과정과 지연 원인을 면밀하게 분석해 재판의 효율성을 높이고 기간을 단축하는 한편 국제형사법적으로 매우 중요한 판례가 될 사건들이 잘 마무리되도록 지원하는 일을 두 번째 임기의 중요 과제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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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상현 “한국인 후임 ICC 재판관 낼 준비해야”
    • 입력 2012-03-12 07:04:03
    • 수정2012-03-12 17:02:08
    연합뉴스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한국인 재판관이 다시 임명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송상현(71) ICC 소장은 11일(현지시간) 3년 임기의 ICC 소장 재선에 성공한 직후 연합뉴스와의 단독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당부했다. 반(反)인류 범죄 및 전범을 단죄하는 세계 유일의 상설 형사법원인 국제형사재판소(ICC)는 각국의 유능한 법조인들 가운데서 선발되는 임기 9년의 재판관 18명이 3년 마다 재판관 전체회의에서 소장과 부소장을 자체적으로 뽑는다. 송 소장에 따르면 국제사법재판소(ICJ)의 경우 중국과 일본이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어 현재로선 아시아 몫 재판관 3명 중 나머지 한 자리는 인도나 동남아 등에 돌아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ICC는 설립된 지 10년 밖에 안된데다 중국과 일본은 아직 터를 잡지 못한 반면 한국인이 처음부터 18명의 재판관 중 한 명으로 임명됐고 소장을 연임하면서 한국에 유리한 관행이 자리잡게 됐다. 송 소장은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법조계, 학계가 후임자를 제대로 물색해서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면서 "한국인 후임 재판관 후보를 선정하고 총력을 기울여 선거 준비 등을 하기 위해 남은 시간은 결코 길지 않다"고 강조했다. 당초 송 소장은 여러 이유로 재선 출마를 하지 않으려 했으나 재판소 안팎의 인사들이 강력하게 요구해 막판에 출마를 결심했다. 이들은 회원국의 경제난으로 예산이 많이 줄어든데다 ICC 당사국총회 의장단, 수석검사, 재판소 행정처장 등 주요 관련 기구 책임자들이 모두 바뀌었거나 조만간 교체될 시점이어서 경험 있는 지도자 1명은 잔류해야 한다며 송 소장에게 `희생'을 요구했다. 송 소장은 이번 선거에서 후보가 5명으로 경쟁이 치열했는데도 재선에 성공한 것은 "지난 3년 간 일하며 거둔 성과를 재판관들이 인정해준 것으로 보여 고맙다"고 말했다. 그의 소장 재임 기간에 회원국이 120개국으로 12개국 늘었고 곧 몇 나라가 더 가입한다. 로마조약에 모호하게 규정된 ICC 관련 기구ㆍ내부 조직의 권한과 임무를 깔끔하게 정리해 제도적 관행을 만들고 재판 절차와 진행의 효율성, 투명성을 크게 높여 온 것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그동안의 재판 진행 과정과 지연 원인을 면밀하게 분석해 재판의 효율성을 높이고 기간을 단축하는 한편 국제형사법적으로 매우 중요한 판례가 될 사건들이 잘 마무리되도록 지원하는 일을 두 번째 임기의 중요 과제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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