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력충전] 삼겹살 거리·삼치구이 거리…뭉쳐야 산다!

입력 2012.03.19 (09:04) 수정 2012.03.19 (11:0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신당동,하면 떡볶이 골목, 또 장충동하면 족발골목이 유명하죠 이렇게 한가지 별미를 특화시킨 맛집 골목들, 가끔 친구들이나 가족끼리 우르르 몰려가곤 하실텐데요.

그런데 이미 잘 알려진 골목들은 좀 식상한 분들 계시다면 서울을 벗어난 지역 곳곳의 별미거리로 눈을 볼려보시죠.

아는 사람들만 간다는 삼치구이 골목, 또 삼겹살을 갖가지 방법으로 맛보는 삼겹살 골목, 아직 못 들어본 분들 많으시죠?

조빛나 기자, 도대체 어디 있는 별미 거리인가요?

<리포트>

네, 삼겹살 거리는 충북 청주에, 삼치 거리는 인천에 있습니다.

소문 듣고 외지인들까지 몰려들어서 불경기를 모른다는 이들 거리를 찾아가봤는데요.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이 말의 뜻을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모여 있기 때문에 맛과 서비스 경쟁도 치열하고 손님들도 맛집 찾느라 고생 안 해도 돼서 자주 찾게 된다는데요.

지금부터 함께 가보실까요?

딱 지금이 제철이라죠?

그래서 봄 춘자를 써서 춘어라고도 하는 등푸른 생선의 대명사!

삼치입니다.

<녹취> 00삼치구이 직원 : "비오는 날은 이 골목이 집집 마다 손님이 다 넘쳐요."

이 삼치구이 하나로 수십년 째 단골 입맛 사로잡고 있는 식당들을 찾아가봤습니다.

<녹취>00삼치구이 직원 : "손님들마다 다 자기들이 좋아하는 부분이 있어가지고 '저는 어느 부분으로 주세요'라고 말씀하세요."

닭가슴살처럼 퍽퍽한 삼치는 살짝 기름에 튀겨야 제맛이라는데요.

삼치를 내려놓기가 무섭게 젓가락 전쟁이 시작됩니다.

어느새 뼈만 남은 생선, 살벌한 기운 감도는데요.

<녹취> 손님: "그래 이거야. 이거야 이거."

<녹취>손님 : "벌써 다 먹었어요. (삼치구이) 나온 지 얼마 안됐는데"

그냥 한 마리 더 시켜야겠군요.

<인터뷰> 유광현 (삼치구이 전문점 운영) : "여기가 삼치 집이 따로 떨어져 있으면 지금같이 이렇게 집집마다 장사도 잘 되고 이런 일은 거의 없을 거예요. 여기는 16집이 모여 있다 보니까. ‘아! 여기는 삼치거리 구나’ 이런 생각에 상당히 많이 오세요."

이런 삼치구이집 16곳이 모여있는 곳.

어디냐고요? 인천입니다.

그 옛날 인천 부두에서 일하시던 분들이 자주 찾다보니까 한집 두 집 생겨나기 시작했다고요.

<인터뷰> 김범년 (삼치구이 전문점 운영) : “여기가 역사가 한 45~46년 정도 되요. 집에서, 부엌에서 사과궤짝 놓고 맨 처음에 아시는 분이 오셔가지고 (삼치구이)한 점 먹고 (삼치)구워 드리고, 그렇게, 그렇게 해서 이 동네가 삼치 가게가 자꾸 생기는 거예요."

세월 흘러도 변함없는 맛에 열성팬도 많습니다.

<녹취>손님: "고등학교 때부터 왔으니까 한 30년 됐지요."

여러 집이 모여있다보니까 집집 마다 독특한 맛으로 승부하는데요.

이 집은 삼치의 짝꿍, 막걸립니다.

<녹취>00삼치구이 사장: "저희 집은 손님도 막걸리를 드시고, 삼치도 막걸리를 먹습니다."

막걸리에 삼치를 숙성시키는 게 비결이라고요.

<인터뷰> 박범년 (삼치구이 전문점 운영) : “옛날에 홍어 삭히듯이 남도에서 홍어 삭히듯이 그런 식으로 해서 좀 숙성을 시키는 거죠. 그러면 육질도 부드러워지고, 그리고 또 맛이 새콤한 맛이 생겨요.”

막걸리 목욕 마친 삼치를 기름에 살짝 튀긴 다음, 매콤달콤한 양념발라 오븐에 한 번 더 구워줍니다.

이 동인천 삼치거리에서는 이렇게 먹어도 만원이면 든든하다고요.

<녹취> 손님: "표현이 안돼요. 말이 드셔 봐야 알아요. 한 번 드셔 보실래요?"

착한 가격 고품격 맛까지! 수십년 전통 이어온 비결, 있었네요.

아, 이건 또 뭔가요?

국민대표음식 삼겹살이네요.

충북 청주에는 삼겹살 거리가 있습니다.

<인터뷰> 김상돈 (삼겹살 전문점 운영) : “청주는 내륙지방이기 때문에 생선 같은 게 충분히 공급이 안돼서 고기를 구워 먹는 문화가 많이 발달이 되어 있어요. 그래서 청주 분들이 일찍부터 고기를 구워 먹었는데...”

세종실록지리지에도 청주에서 돼지고기를 공물로 바쳤다는 기록이 있다는데요.

그 유명한 돼지고기를 내세워 최근 삼겹살 거리가 문을 열었습니다.

<녹취>손님 : "그렇죠. 아무래도 우리가 나가서 객지에서 (삼겹살을) 먹어봐도 우리 충북에 삼겹살 맛을 못 내는 것 같아요."

<녹취>손님: "(삼겹살 거리에)오면 그날, 그날 기분에 따라서 간장(구이)도 먹을 수 있고, (소금구이를) 연탄에 구워 먹기도 하고 그게 참 좋은 것 같아요."

청주 삼겹살은 색다른 요리법이 있습니다.

바로 이것!

양념 간장인데요.

어떻게 만드는건가요?

<녹취>00삼겹살 주방장 : “이거요? 비법이요. 안되지요. 나만의 노하우인데. 그러면 장사 안돼요..”

특별 재료를 넣어 달인 간장에 삼겹살을 푹 담궜다가 굽습니다.

청주에는 1970년대말부터 이런 간장삼겹살집이 생겼다는데요.

<인터뷰>김상돈 (삼겹살 전문점 운영) : “(간장 삼겹살은) 돼지의 잡냄새를 잡아주지 못하니까 간장에 적셔서 구워 먹었던 것이 유래가 된 겁니다.“

이렇게 구워진 삼겹살은 파절임에도, 쌈에도, 김치에도 잘 어울립니다.

역시 여러 집이 모여있다보니까 골라먹는 재미, 쏠쏠한데요.

청주 삼겹살거리의 또다른 매력 바로 연탄구이입니다.

<인터뷰> 장광옥 (삼겹살 전문점 운영) : “제가 어려서도 먹었던 맛이었고, 우리 50대 60대에 진짜 그 세대들이 잊지 못한 그 맛이 연탄구이 맛이기 때문에 저도 그 세대였기 때문에 그 맛을 재연하기 위해서 다시 저희가 시작을 했습니다.”

청주 삼겹살의 시작은 바로 이 소금구이였다고요.

<녹취> 손님 : "연탄불에 구워 먹던 맛. 옛날 우리 시대에 먹던 그 맛이죠."

삼겹살 가게들이 이렇게 모여있다보니까 장사도 훨씬 잘 된다고요.

<인터뷰> 장광옥 (삼겹살집 운영) : "(삼겹살 거리가 형성되기 전에는)재래시장이다 보니까 시장 기능을 많이 잃어가지고 지금은 사람 발걸음이 많이 뜸했고, 현재는 삼겹살 거리로 지정되고부터는 진짜 그때와 정반대죠.”

삼겹살집에 웬 조개탕이냐구요?

서비습니다.

가게들끼리 치열한 서비스 경쟁에 맛 경쟁까지!

손님들 발길도 이어질 수 밖에요.

비슷한 듯 다른 맛을 추구하는 별미거리 음식점들!

모여 있어 가게들도, 손님들도 더 신이 납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활력충전] 삼겹살 거리·삼치구이 거리…뭉쳐야 산다!
    • 입력 2012-03-19 09:04:03
    • 수정2012-03-19 11:02:24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신당동,하면 떡볶이 골목, 또 장충동하면 족발골목이 유명하죠 이렇게 한가지 별미를 특화시킨 맛집 골목들, 가끔 친구들이나 가족끼리 우르르 몰려가곤 하실텐데요. 그런데 이미 잘 알려진 골목들은 좀 식상한 분들 계시다면 서울을 벗어난 지역 곳곳의 별미거리로 눈을 볼려보시죠. 아는 사람들만 간다는 삼치구이 골목, 또 삼겹살을 갖가지 방법으로 맛보는 삼겹살 골목, 아직 못 들어본 분들 많으시죠? 조빛나 기자, 도대체 어디 있는 별미 거리인가요? <리포트> 네, 삼겹살 거리는 충북 청주에, 삼치 거리는 인천에 있습니다. 소문 듣고 외지인들까지 몰려들어서 불경기를 모른다는 이들 거리를 찾아가봤는데요.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이 말의 뜻을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모여 있기 때문에 맛과 서비스 경쟁도 치열하고 손님들도 맛집 찾느라 고생 안 해도 돼서 자주 찾게 된다는데요. 지금부터 함께 가보실까요? 딱 지금이 제철이라죠? 그래서 봄 춘자를 써서 춘어라고도 하는 등푸른 생선의 대명사! 삼치입니다. <녹취> 00삼치구이 직원 : "비오는 날은 이 골목이 집집 마다 손님이 다 넘쳐요." 이 삼치구이 하나로 수십년 째 단골 입맛 사로잡고 있는 식당들을 찾아가봤습니다. <녹취>00삼치구이 직원 : "손님들마다 다 자기들이 좋아하는 부분이 있어가지고 '저는 어느 부분으로 주세요'라고 말씀하세요." 닭가슴살처럼 퍽퍽한 삼치는 살짝 기름에 튀겨야 제맛이라는데요. 삼치를 내려놓기가 무섭게 젓가락 전쟁이 시작됩니다. 어느새 뼈만 남은 생선, 살벌한 기운 감도는데요. <녹취> 손님: "그래 이거야. 이거야 이거." <녹취>손님 : "벌써 다 먹었어요. (삼치구이) 나온 지 얼마 안됐는데" 그냥 한 마리 더 시켜야겠군요. <인터뷰> 유광현 (삼치구이 전문점 운영) : "여기가 삼치 집이 따로 떨어져 있으면 지금같이 이렇게 집집마다 장사도 잘 되고 이런 일은 거의 없을 거예요. 여기는 16집이 모여 있다 보니까. ‘아! 여기는 삼치거리 구나’ 이런 생각에 상당히 많이 오세요." 이런 삼치구이집 16곳이 모여있는 곳. 어디냐고요? 인천입니다. 그 옛날 인천 부두에서 일하시던 분들이 자주 찾다보니까 한집 두 집 생겨나기 시작했다고요. <인터뷰> 김범년 (삼치구이 전문점 운영) : “여기가 역사가 한 45~46년 정도 되요. 집에서, 부엌에서 사과궤짝 놓고 맨 처음에 아시는 분이 오셔가지고 (삼치구이)한 점 먹고 (삼치)구워 드리고, 그렇게, 그렇게 해서 이 동네가 삼치 가게가 자꾸 생기는 거예요." 세월 흘러도 변함없는 맛에 열성팬도 많습니다. <녹취>손님: "고등학교 때부터 왔으니까 한 30년 됐지요." 여러 집이 모여있다보니까 집집 마다 독특한 맛으로 승부하는데요. 이 집은 삼치의 짝꿍, 막걸립니다. <녹취>00삼치구이 사장: "저희 집은 손님도 막걸리를 드시고, 삼치도 막걸리를 먹습니다." 막걸리에 삼치를 숙성시키는 게 비결이라고요. <인터뷰> 박범년 (삼치구이 전문점 운영) : “옛날에 홍어 삭히듯이 남도에서 홍어 삭히듯이 그런 식으로 해서 좀 숙성을 시키는 거죠. 그러면 육질도 부드러워지고, 그리고 또 맛이 새콤한 맛이 생겨요.” 막걸리 목욕 마친 삼치를 기름에 살짝 튀긴 다음, 매콤달콤한 양념발라 오븐에 한 번 더 구워줍니다. 이 동인천 삼치거리에서는 이렇게 먹어도 만원이면 든든하다고요. <녹취> 손님: "표현이 안돼요. 말이 드셔 봐야 알아요. 한 번 드셔 보실래요?" 착한 가격 고품격 맛까지! 수십년 전통 이어온 비결, 있었네요. 아, 이건 또 뭔가요? 국민대표음식 삼겹살이네요. 충북 청주에는 삼겹살 거리가 있습니다. <인터뷰> 김상돈 (삼겹살 전문점 운영) : “청주는 내륙지방이기 때문에 생선 같은 게 충분히 공급이 안돼서 고기를 구워 먹는 문화가 많이 발달이 되어 있어요. 그래서 청주 분들이 일찍부터 고기를 구워 먹었는데...” 세종실록지리지에도 청주에서 돼지고기를 공물로 바쳤다는 기록이 있다는데요. 그 유명한 돼지고기를 내세워 최근 삼겹살 거리가 문을 열었습니다. <녹취>손님 : "그렇죠. 아무래도 우리가 나가서 객지에서 (삼겹살을) 먹어봐도 우리 충북에 삼겹살 맛을 못 내는 것 같아요." <녹취>손님: "(삼겹살 거리에)오면 그날, 그날 기분에 따라서 간장(구이)도 먹을 수 있고, (소금구이를) 연탄에 구워 먹기도 하고 그게 참 좋은 것 같아요." 청주 삼겹살은 색다른 요리법이 있습니다. 바로 이것! 양념 간장인데요. 어떻게 만드는건가요? <녹취>00삼겹살 주방장 : “이거요? 비법이요. 안되지요. 나만의 노하우인데. 그러면 장사 안돼요..” 특별 재료를 넣어 달인 간장에 삼겹살을 푹 담궜다가 굽습니다. 청주에는 1970년대말부터 이런 간장삼겹살집이 생겼다는데요. <인터뷰>김상돈 (삼겹살 전문점 운영) : “(간장 삼겹살은) 돼지의 잡냄새를 잡아주지 못하니까 간장에 적셔서 구워 먹었던 것이 유래가 된 겁니다.“ 이렇게 구워진 삼겹살은 파절임에도, 쌈에도, 김치에도 잘 어울립니다. 역시 여러 집이 모여있다보니까 골라먹는 재미, 쏠쏠한데요. 청주 삼겹살거리의 또다른 매력 바로 연탄구이입니다. <인터뷰> 장광옥 (삼겹살 전문점 운영) : “제가 어려서도 먹었던 맛이었고, 우리 50대 60대에 진짜 그 세대들이 잊지 못한 그 맛이 연탄구이 맛이기 때문에 저도 그 세대였기 때문에 그 맛을 재연하기 위해서 다시 저희가 시작을 했습니다.” 청주 삼겹살의 시작은 바로 이 소금구이였다고요. <녹취> 손님 : "연탄불에 구워 먹던 맛. 옛날 우리 시대에 먹던 그 맛이죠." 삼겹살 가게들이 이렇게 모여있다보니까 장사도 훨씬 잘 된다고요. <인터뷰> 장광옥 (삼겹살집 운영) : "(삼겹살 거리가 형성되기 전에는)재래시장이다 보니까 시장 기능을 많이 잃어가지고 지금은 사람 발걸음이 많이 뜸했고, 현재는 삼겹살 거리로 지정되고부터는 진짜 그때와 정반대죠.” 삼겹살집에 웬 조개탕이냐구요? 서비습니다. 가게들끼리 치열한 서비스 경쟁에 맛 경쟁까지! 손님들 발길도 이어질 수 밖에요. 비슷한 듯 다른 맛을 추구하는 별미거리 음식점들! 모여 있어 가게들도, 손님들도 더 신이 납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