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발, 위기의 마을버스

입력 2001.10.03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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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민들의 발이라 할 수 있는 마을버스가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하루 이용객이 400만 명이 넘지만 서비스 개선이나 안전운행 노력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그 실태와 대안을 김현경, 복창현 두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신촌의 마을버스 정류장입니다.
승객 20여 명이 30분 이상 기다렸지만 마을버스는 오지 않습니다.
⊙기자: 보통 얼마나 기다리세요?
⊙마을버스 승객: 1시간 기다린 적도 있었어.
⊙기자: 회사의 보유 차량이 10대 미만인 탓에 배차시간은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 버스는 늘 만원이고 과속, 난폭운전도 다반사입니다.
⊙마을버스 승객: 차가 막 이러는 거야, 그냥...
막 이렇게, 뭐라고 그러나 난폭운전도 아니고...
택시 탄다니까 오죽하면...
⊙기자: 마을버스 운송업자 대부분은 자본금 5000만 원 미만의 영세업체입니다.
4년째 동결된 요금으로 적자폭이 커져 서비스 개선은커녕 안전사고의 위험도 높아졌습니다.
차고지조차 확보 못해 차량을 정비하지 않고 하루 15시간 이상 운행되는 버스도 많을 정도입니다.
⊙마을버스 회사 사장: 회사 여건이 어렵다 보니까... 법규를 이행 못 하는 곳이 있을 겁니다.
⊙기자: 마을버스가 일으키는 안전사고는 업체당 연간 30여 건으로 시내버스의 4배에 이르고 있습니다.
⊙윤혁렬(박사/서울시정개발연구원): 마을버스의 경영을 전적으로 민간에 의존하다 보니까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관계당국에서 노선 조정과 재정지원 등 여러 가지 조치가 있지 않고는 이런 악순환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자: 마을버스는 갈수록 운행 여건이 악화되면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현경입니다.
⊙기자: 오렌지색 야구복을 입은 운전기사가 마을버스 승객들에게 인사를 건넵니다.
오렌지 버스가 등장한 때는 지난해 6월입니다.
10년째 만성적자에 허덕이던 회사를 인수한 20대 사장이 제일 먼저 한 일은 승객이 왕이라는 서비스 의식 실천입니다.
⊙정명구(오렌지버스 사장): 신뢰받는 버스가 돼야 하거든, 마지못해 타는 버스가 아니라 제가 골라서 탈 수 있는 버스, 저는 그런 버스가 되고 싶거든요.
그러기 위해서 친절한 겁니다.
⊙기자: 낡고 지저분한 마을버스 7대도 빚을 내 모두 최신형 버스로 바꿨습니다.
매일 마을버스를 타고 다니며 승객들의 불편 사항도 꼼꼼히 챙깁니다.
⊙인터뷰: 타 보니까 어때요? 좋아요?
⊙인터뷰: 네, 좋아요.
⊙기자: 승객들의 신고를 받고 난폭운전 등 친철 서비스에 동참하지 않아 해고시킨 기사만도 지금까지 50명에 이릅니다.
⊙신아름(서울 상계1동): 버스가 움직임이 많은데요, 그런 흔들림이 없어서 좋고 그냥 여기 이 차 타면 그냥 기분이 좋아요.
⊙기자: 한 번 노선을 돌고 온 뒤에는 마을버스 청소도 잊지 않습니다.
이 같은 노력으로 하루 평균 2000여 명에 불과하던 승객이 1년 반 만에 7000여 명으로 세 배 반이나 늘어났습니다.
수입이 늘면서 4억 원에 이르던 빚도 점차 갚아나가 지난달부터는 흑자경영으로 돌아섰습니다.
KBS뉴스 복창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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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민의 발, 위기의 마을버스
    • 입력 2001-10-03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서민들의 발이라 할 수 있는 마을버스가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하루 이용객이 400만 명이 넘지만 서비스 개선이나 안전운행 노력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그 실태와 대안을 김현경, 복창현 두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신촌의 마을버스 정류장입니다. 승객 20여 명이 30분 이상 기다렸지만 마을버스는 오지 않습니다. ⊙기자: 보통 얼마나 기다리세요? ⊙마을버스 승객: 1시간 기다린 적도 있었어. ⊙기자: 회사의 보유 차량이 10대 미만인 탓에 배차시간은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 버스는 늘 만원이고 과속, 난폭운전도 다반사입니다. ⊙마을버스 승객: 차가 막 이러는 거야, 그냥... 막 이렇게, 뭐라고 그러나 난폭운전도 아니고... 택시 탄다니까 오죽하면... ⊙기자: 마을버스 운송업자 대부분은 자본금 5000만 원 미만의 영세업체입니다. 4년째 동결된 요금으로 적자폭이 커져 서비스 개선은커녕 안전사고의 위험도 높아졌습니다. 차고지조차 확보 못해 차량을 정비하지 않고 하루 15시간 이상 운행되는 버스도 많을 정도입니다. ⊙마을버스 회사 사장: 회사 여건이 어렵다 보니까... 법규를 이행 못 하는 곳이 있을 겁니다. ⊙기자: 마을버스가 일으키는 안전사고는 업체당 연간 30여 건으로 시내버스의 4배에 이르고 있습니다. ⊙윤혁렬(박사/서울시정개발연구원): 마을버스의 경영을 전적으로 민간에 의존하다 보니까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관계당국에서 노선 조정과 재정지원 등 여러 가지 조치가 있지 않고는 이런 악순환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자: 마을버스는 갈수록 운행 여건이 악화되면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현경입니다. ⊙기자: 오렌지색 야구복을 입은 운전기사가 마을버스 승객들에게 인사를 건넵니다. 오렌지 버스가 등장한 때는 지난해 6월입니다. 10년째 만성적자에 허덕이던 회사를 인수한 20대 사장이 제일 먼저 한 일은 승객이 왕이라는 서비스 의식 실천입니다. ⊙정명구(오렌지버스 사장): 신뢰받는 버스가 돼야 하거든, 마지못해 타는 버스가 아니라 제가 골라서 탈 수 있는 버스, 저는 그런 버스가 되고 싶거든요. 그러기 위해서 친절한 겁니다. ⊙기자: 낡고 지저분한 마을버스 7대도 빚을 내 모두 최신형 버스로 바꿨습니다. 매일 마을버스를 타고 다니며 승객들의 불편 사항도 꼼꼼히 챙깁니다. ⊙인터뷰: 타 보니까 어때요? 좋아요? ⊙인터뷰: 네, 좋아요. ⊙기자: 승객들의 신고를 받고 난폭운전 등 친철 서비스에 동참하지 않아 해고시킨 기사만도 지금까지 50명에 이릅니다. ⊙신아름(서울 상계1동): 버스가 움직임이 많은데요, 그런 흔들림이 없어서 좋고 그냥 여기 이 차 타면 그냥 기분이 좋아요. ⊙기자: 한 번 노선을 돌고 온 뒤에는 마을버스 청소도 잊지 않습니다. 이 같은 노력으로 하루 평균 2000여 명에 불과하던 승객이 1년 반 만에 7000여 명으로 세 배 반이나 늘어났습니다. 수입이 늘면서 4억 원에 이르던 빚도 점차 갚아나가 지난달부터는 흑자경영으로 돌아섰습니다. KBS뉴스 복창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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