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돈만 내면 명문대 기부 입학”…20억 사기

입력 2012.03.22 (09:05) 수정 2012.03.2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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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라면, 아이를 조금이라도 더 좋은 대학교에 보내고 싶어하기 마련이죠. 누구나 비슷할 거예요?

네, 그 마음 정말 간절할 겁니다.

그런데 바로 이 점을 이용해 학생을 좋은 대학교에 입학시켜주겠다면서 돈만 받아 가로채는 사건이 잇따라 일어났습니다.

어찌나 수법이 교묘한지 학부모들은 깜빡 속을 수밖에 없었다는데요.

네, 오언종 아나운서 나와 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말이죠. 자녀를 부정한 방법으로 입학시키려는 부모나 또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이나, 모두 씁쓸하네요.

네, 그렇습니다. 대학 입시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하거나, 성적이 낮아 원하는 대학에 들어갈 수 없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을 범행대상으로 삼았습니다.

‘등록을 포기한 학생대신 입학을 시켜주겠다’며 등록금을 미리 예치하게 하고, 각종 명목으로 수천 만 원에서 수 억원에 이르는 돈을 빼돌린 건데요,

대학문서를 위조하고, 합격했다고 속여 기숙사비용까지 받아 챙겼습니다.

절박한 상황에 있는 수험생과 학부모를 두 번 울린 대학입학 사기사건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의 한 대학입시 컨설팅 업체. 사무실에서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이름과 집 주소, 심지어 연락처까지 적힌 서류뭉치가 발견됩니다.

45살 오 모씨가 운영하는 이 곳. 전형적인 입시상담업체로 보이지만, 오 씨는 이곳에서 대학입학을 준비하는 수험생 학부모들을 상대로 은밀한 일을 진행해 왔습니다.

<인터뷰> 김성수(팀장/수서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 “(수험생 학부모에게) 특별전형이나 기부입학으로 합격시켜줄 수 있다, 또는 성적이 낮은 학생들은 대기순번에 넣었다가 (대학교) 사외이사를 통해서 합격시켜주겠다는 방법으로..”

수험생 딸을 둔 김 모씨가 지인으로 부터 오 씨를 소개받은 건 지난해 12월 초.

딸의 대학입학 문제로 고민하는 김씨에게, 오 씨는 솔깃한 제안을 해 왔습니다.

<녹취> 대학입시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수시(모집)이든, 정시(모집)이든 간에 등록을 안 하는 경우가 있지 않습니까. 어차피 사학 쪽에서는 한 명이라도 더 받는 게 목표니까 비는 자리가 있을 수 있다, 먼저 등록금을 예치시켜 놓으면 그런 자리가 있으면 (합격) 된다고 (했어요.)”

미리 등록금을 예치해 놓으면 등록을 포기한 학생 대신 유명 사립 대학교에 딸을 입학시켜 줄 수 있다는 얘기.

선뜻 내키지 않는 제안이었지만, 입시전문가라는 오 씨의 그럴싸한 말에 속아 넘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녹취> 대학입시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사람들이) 그런 부분들을 많이 몰라서 그러는데 사실 그런 부분이 많습니다라고 얘기를 해요. (오 씨) 본인이. 참 바보 같은데 그런 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나 그렇게 (생각) 해야 되는데, (그때는) 우리가 정보 가 많이 부족한가 보다 그렇게 느꼈습니다.”

어떻게 보면 딸의 장래가 달린 일.

김 씨는 오 씨가 지정해 주는 대로 대학 여러 곳에 해당하는 등록금을 예치용으로 보내기에 이릅니다.

<녹취> 대학입시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전체적으로는 한 1억 원 정도 되는데요, 학교별로 상, 중, 하도 있고 그러니까 그 학교 별로 (등록금을) 예치해라 할 거 아닙니까. 어느 학교를 가고 싶냐. 상쪽에는 연대, 고대...”

드디어 지난 1월 말, 대학합격소식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김 씨 가족에게 딸의 합격소식이 전해집니다.

모 대학교 발신으로 합격 축하메시지가 온 건데요.

<녹취> 대학입시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모 대학에 00번호로 문자메시지를 보내왔어요. ‘000해서 합격이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고생하셨습니다’(문자 받은 뒤 오씨가) 이제 됐다, 기숙사도 해야 되지 않느냐 그래서 기숙사비도 보냈어요.”

그러나 그 기쁨은 잠시 뿐 이었습니다.

학교 쪽에서는 그 어디에서도 김 씨 딸의 합격을 확인할 길이 없었던 건데요,

알고보니 등록금을 예치하면 입학이 가능하다는 것도, 합격했다는 축하메시지도 모두 오 씨가 꾸민 가짜였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오 씨. 놀랍게도 오 씨의 이런 사기행각은 지난 2005년부터 시작된 것이었습니다.

피해를 입은 수험생과 학부모도 한 두 명이 아니었는데요,

<인터뷰> 김성수(팀장/수서경찰서 지능법죄수사팀) : “현재 수사로 밝혀진 건 (피해금액은) 20억 정도고요, 피해자가 10정도 됩니다. 주거래 통장으로 확인된 것에 의하면 앞으로 한 4, 50명 정도가 더 추가로 확인될 것 같습니다.”

학부모들이 오 씨에게 넘어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 경찰이 압수한 증거품을 보시면 이해가 되실텐데요,

유명 대학의 로고가 찍힌 서류봉투하며, 총장 직인이 찍힌 합격자 증명서. 일련번호까지 선명한 문서들이지만, 모두 오 씨가 위조한 겁니다.

학부모들이 속을만하죠?

하지만 오 씨의 중개로 대학에 합격한 사람은 7년 동안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녹취> 오00(피의자/음성변조) : “(본인의 도움으로 대학에 입학한 사례가 있나요?) 없습니다. (제) 도움이 아니고, (학생) 실력으로 간 경우는 있었어요.”

대학입학을 앞둔 고3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의 절박한 심정을 이용한 사기 사건은 또 있었습니다.

경기도 양평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 모 씨 부부.

고교 축구선수였던 둘째 아들은 올해 대학에 들어갈 나이지만, 대학진학을 포기했습니다.

<인터뷰> 대학입시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우리 애가 결국 (대입) 원서 같은 원서 한번 넣어보지 못했어요. 10년 세월을 (축구만) 했는데, 제대로 원서를 넣어보지도 못하고 대학을 못 간 거예요.”

지난해 4월, 이 부부에게 둘째 아들이 축구 특기생으로 수도권 대학에 입학하는 것을 도와주겠다며 59살 조 모 씨가 접근해 왔습니다.

<녹취> 대학입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수도권 (대학에) 보내줄 수 있는데, 돈 3만원 있어야 된다 그러는데, 어떻게 보낼 마음이 있냐... 우리는 수도권에 (아이를) 보내면 좋죠. 3천 만 원이 적은 돈은 아니잖아요. 하지만 특기생이니까..”

어려운 살림이었지만, 아들의 장래를 위해서 돈을 건네기로 한 김 씨 부부.

결국 지난 해 5월 말, 보험대출까지 받아가며 3천만 원을 마련해 조 씨에게 건넸는데요,

아들의 소속 고교팀 성적이 저조해 입학이 안 되는 것 아니냐는 김 씨의 걱정에 조 씨는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며 전혀 문제될게 없다고 했습니다.

<녹취> 대학입시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우리 애는 (입학) 자격이 안 되는 아이에요. (팀 성적 때문에) 대학가는데 지장받지 않겠느냐 했더니 (조 씨가) 상관없다, 내가 책임지고 보내줄 수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아라 (했어요.)”

조 씨와 함께 이 일을 봐주는 사람이 업계에선 유명한 축구신문사 대표이기에 철썩같이 믿고 기다렸습니다.

조 씨는 보란 듯이 돈을 받은 영수증과 대학에 보내주겠다는 각서까지 써 줬는데요,

하지만 지난해 9월 수시 1차 원서를 쓸 때부터, 뭔가 이상했습니다.

대학 측과 얘기는 잘 되고 있는지 어떤 설명 도 안 해주고, 기다리고만 했는데요,

<녹취> 대학입시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대학 감독을 만나게 해준다든가, (축구 특기생) 지원서를 받는다든가, 이런 게 있어야 되는데 전혀 안 되고, 조금만 기다려라, 기다려라...”

그런데 조 씨 일당에게 사기를 당한 학부모들, 더 있었습니다.

<인터뷰> 유주흥(팀장/양평경찰서 형사2팀) : “지난해 3월부터 해서 총 5명한테 1억8천만 원 상당을 편취한 걸 확인했습니다. (3명의 피의자들은) 모두 축구계에 몸담고 있고요. 어느 대학교 축구감독 누구, 00대 누구 감독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보내줄 수 있다, 이렇게 된 부분이거든요.”

한마디로 돈만 받아 챙기고, 나몰라라 한 건데요, 일당 중 배후에 있던 모 축구신문사 대표는 이미 동종범죄로 처벌받은 적도 있었습니다.

<인터뷰> 유주흥(팀장/양평경찰서 형사2팀) : “00축구신문사 대표같은 경우는 예전에 2006년도에 유사범죄로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계속해서 또 이런 (사기를 친 거죠.)”

해마다 반복되는 대학입시 사기사건.

절박한 상황의 수험생과 학부모들을 이용하려는 업자들이 끊이지 않는 건, 어쩌면 부정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자녀를 보다 좋은 대학에 보내고 싶어하는 학부모들의 과열된 교육열 때문은 아닌지 반문해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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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3-22 09:05:39
    • 수정2012-03-22 10:3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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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라면, 아이를 조금이라도 더 좋은 대학교에 보내고 싶어하기 마련이죠. 누구나 비슷할 거예요? 네, 그 마음 정말 간절할 겁니다. 그런데 바로 이 점을 이용해 학생을 좋은 대학교에 입학시켜주겠다면서 돈만 받아 가로채는 사건이 잇따라 일어났습니다. 어찌나 수법이 교묘한지 학부모들은 깜빡 속을 수밖에 없었다는데요. 네, 오언종 아나운서 나와 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말이죠. 자녀를 부정한 방법으로 입학시키려는 부모나 또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이나, 모두 씁쓸하네요. 네, 그렇습니다. 대학 입시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하거나, 성적이 낮아 원하는 대학에 들어갈 수 없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을 범행대상으로 삼았습니다. ‘등록을 포기한 학생대신 입학을 시켜주겠다’며 등록금을 미리 예치하게 하고, 각종 명목으로 수천 만 원에서 수 억원에 이르는 돈을 빼돌린 건데요, 대학문서를 위조하고, 합격했다고 속여 기숙사비용까지 받아 챙겼습니다. 절박한 상황에 있는 수험생과 학부모를 두 번 울린 대학입학 사기사건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의 한 대학입시 컨설팅 업체. 사무실에서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이름과 집 주소, 심지어 연락처까지 적힌 서류뭉치가 발견됩니다. 45살 오 모씨가 운영하는 이 곳. 전형적인 입시상담업체로 보이지만, 오 씨는 이곳에서 대학입학을 준비하는 수험생 학부모들을 상대로 은밀한 일을 진행해 왔습니다. <인터뷰> 김성수(팀장/수서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 “(수험생 학부모에게) 특별전형이나 기부입학으로 합격시켜줄 수 있다, 또는 성적이 낮은 학생들은 대기순번에 넣었다가 (대학교) 사외이사를 통해서 합격시켜주겠다는 방법으로..” 수험생 딸을 둔 김 모씨가 지인으로 부터 오 씨를 소개받은 건 지난해 12월 초. 딸의 대학입학 문제로 고민하는 김씨에게, 오 씨는 솔깃한 제안을 해 왔습니다. <녹취> 대학입시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수시(모집)이든, 정시(모집)이든 간에 등록을 안 하는 경우가 있지 않습니까. 어차피 사학 쪽에서는 한 명이라도 더 받는 게 목표니까 비는 자리가 있을 수 있다, 먼저 등록금을 예치시켜 놓으면 그런 자리가 있으면 (합격) 된다고 (했어요.)” 미리 등록금을 예치해 놓으면 등록을 포기한 학생 대신 유명 사립 대학교에 딸을 입학시켜 줄 수 있다는 얘기. 선뜻 내키지 않는 제안이었지만, 입시전문가라는 오 씨의 그럴싸한 말에 속아 넘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녹취> 대학입시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사람들이) 그런 부분들을 많이 몰라서 그러는데 사실 그런 부분이 많습니다라고 얘기를 해요. (오 씨) 본인이. 참 바보 같은데 그런 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나 그렇게 (생각) 해야 되는데, (그때는) 우리가 정보 가 많이 부족한가 보다 그렇게 느꼈습니다.” 어떻게 보면 딸의 장래가 달린 일. 김 씨는 오 씨가 지정해 주는 대로 대학 여러 곳에 해당하는 등록금을 예치용으로 보내기에 이릅니다. <녹취> 대학입시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전체적으로는 한 1억 원 정도 되는데요, 학교별로 상, 중, 하도 있고 그러니까 그 학교 별로 (등록금을) 예치해라 할 거 아닙니까. 어느 학교를 가고 싶냐. 상쪽에는 연대, 고대...” 드디어 지난 1월 말, 대학합격소식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김 씨 가족에게 딸의 합격소식이 전해집니다. 모 대학교 발신으로 합격 축하메시지가 온 건데요. <녹취> 대학입시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모 대학에 00번호로 문자메시지를 보내왔어요. ‘000해서 합격이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고생하셨습니다’(문자 받은 뒤 오씨가) 이제 됐다, 기숙사도 해야 되지 않느냐 그래서 기숙사비도 보냈어요.” 그러나 그 기쁨은 잠시 뿐 이었습니다. 학교 쪽에서는 그 어디에서도 김 씨 딸의 합격을 확인할 길이 없었던 건데요, 알고보니 등록금을 예치하면 입학이 가능하다는 것도, 합격했다는 축하메시지도 모두 오 씨가 꾸민 가짜였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오 씨. 놀랍게도 오 씨의 이런 사기행각은 지난 2005년부터 시작된 것이었습니다. 피해를 입은 수험생과 학부모도 한 두 명이 아니었는데요, <인터뷰> 김성수(팀장/수서경찰서 지능법죄수사팀) : “현재 수사로 밝혀진 건 (피해금액은) 20억 정도고요, 피해자가 10정도 됩니다. 주거래 통장으로 확인된 것에 의하면 앞으로 한 4, 50명 정도가 더 추가로 확인될 것 같습니다.” 학부모들이 오 씨에게 넘어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 경찰이 압수한 증거품을 보시면 이해가 되실텐데요, 유명 대학의 로고가 찍힌 서류봉투하며, 총장 직인이 찍힌 합격자 증명서. 일련번호까지 선명한 문서들이지만, 모두 오 씨가 위조한 겁니다. 학부모들이 속을만하죠? 하지만 오 씨의 중개로 대학에 합격한 사람은 7년 동안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녹취> 오00(피의자/음성변조) : “(본인의 도움으로 대학에 입학한 사례가 있나요?) 없습니다. (제) 도움이 아니고, (학생) 실력으로 간 경우는 있었어요.” 대학입학을 앞둔 고3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의 절박한 심정을 이용한 사기 사건은 또 있었습니다. 경기도 양평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 모 씨 부부. 고교 축구선수였던 둘째 아들은 올해 대학에 들어갈 나이지만, 대학진학을 포기했습니다. <인터뷰> 대학입시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우리 애가 결국 (대입) 원서 같은 원서 한번 넣어보지 못했어요. 10년 세월을 (축구만) 했는데, 제대로 원서를 넣어보지도 못하고 대학을 못 간 거예요.” 지난해 4월, 이 부부에게 둘째 아들이 축구 특기생으로 수도권 대학에 입학하는 것을 도와주겠다며 59살 조 모 씨가 접근해 왔습니다. <녹취> 대학입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수도권 (대학에) 보내줄 수 있는데, 돈 3만원 있어야 된다 그러는데, 어떻게 보낼 마음이 있냐... 우리는 수도권에 (아이를) 보내면 좋죠. 3천 만 원이 적은 돈은 아니잖아요. 하지만 특기생이니까..” 어려운 살림이었지만, 아들의 장래를 위해서 돈을 건네기로 한 김 씨 부부. 결국 지난 해 5월 말, 보험대출까지 받아가며 3천만 원을 마련해 조 씨에게 건넸는데요, 아들의 소속 고교팀 성적이 저조해 입학이 안 되는 것 아니냐는 김 씨의 걱정에 조 씨는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며 전혀 문제될게 없다고 했습니다. <녹취> 대학입시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우리 애는 (입학) 자격이 안 되는 아이에요. (팀 성적 때문에) 대학가는데 지장받지 않겠느냐 했더니 (조 씨가) 상관없다, 내가 책임지고 보내줄 수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아라 (했어요.)” 조 씨와 함께 이 일을 봐주는 사람이 업계에선 유명한 축구신문사 대표이기에 철썩같이 믿고 기다렸습니다. 조 씨는 보란 듯이 돈을 받은 영수증과 대학에 보내주겠다는 각서까지 써 줬는데요, 하지만 지난해 9월 수시 1차 원서를 쓸 때부터, 뭔가 이상했습니다. 대학 측과 얘기는 잘 되고 있는지 어떤 설명 도 안 해주고, 기다리고만 했는데요, <녹취> 대학입시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대학 감독을 만나게 해준다든가, (축구 특기생) 지원서를 받는다든가, 이런 게 있어야 되는데 전혀 안 되고, 조금만 기다려라, 기다려라...” 그런데 조 씨 일당에게 사기를 당한 학부모들, 더 있었습니다. <인터뷰> 유주흥(팀장/양평경찰서 형사2팀) : “지난해 3월부터 해서 총 5명한테 1억8천만 원 상당을 편취한 걸 확인했습니다. (3명의 피의자들은) 모두 축구계에 몸담고 있고요. 어느 대학교 축구감독 누구, 00대 누구 감독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보내줄 수 있다, 이렇게 된 부분이거든요.” 한마디로 돈만 받아 챙기고, 나몰라라 한 건데요, 일당 중 배후에 있던 모 축구신문사 대표는 이미 동종범죄로 처벌받은 적도 있었습니다. <인터뷰> 유주흥(팀장/양평경찰서 형사2팀) : “00축구신문사 대표같은 경우는 예전에 2006년도에 유사범죄로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계속해서 또 이런 (사기를 친 거죠.)” 해마다 반복되는 대학입시 사기사건. 절박한 상황의 수험생과 학부모들을 이용하려는 업자들이 끊이지 않는 건, 어쩌면 부정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자녀를 보다 좋은 대학에 보내고 싶어하는 학부모들의 과열된 교육열 때문은 아닌지 반문해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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