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천국’ 중국, 알프스 마을까지 통째로 배껴

입력 2012.03.30 (09:17) 수정 2012.03.3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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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짝퉁 천국'이란 오명을 듣는 중국에서 알프스의 그림 같은 마을까지 통째로 베껴 짓고 있습니다.

여기에 드는 돈이 1조 원이 넘는다는데, 독창적인 것보다 모방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나 봅니다.

김주영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알프스 절경을 끼고 들어선 오스트리아의 자랑, 할슈타트입니다.

1997년엔 유네스코의 세계 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됐습니다.

이 할슈타트 마을을 중국 광둥성에서 한창 복제 중입니다.

인공호수를 파서 빙하호를 흉내냈고, 시계탑이 있는 마을 입구의 교회 건물, 벽을 타고 오른 나무도 똑같이 베껴 왔습니다.

<녹취>복제 마을 시공사 직원 : "중국에 독일식 건축물만 있고 오스트리아 분위기의 주택이 없다는데서 착안했습니다."

중국 굴지의 국영 부동산 업체가 복제 마을에 쏟아붓는 돈은 60억 위안, 우리 돈 1조 원이 훨씬 넘습니다.

부유층의 관심을 끄는 데는 일단 성공한 걸로 보입니다.

<녹취>공사 현장 직원 : "일반 서민들에게 분양하는 게 아니니까 부자들이나 관료들이 많이 보러 오죠."

지금 짓고 있는 1차분 3백60여 가구 가운데 가장 작은 주택도 2백 제곱미터가 넘습니다.

<녹취>부동산 업체 직원 : "(주택 기본 평수는 얼마나 돼요?) 큰 것은 5백㎡ 됩니다. 8백㎡도 있고 천㎡ 규모도 있습니다."

지난 2006년에는 영국의 한 마을을 본 뜬 '템스 타운'이 상하이에 들어섰습니다.

3천억 원 이상이 투입됐지만 여태 분양도 다 안 돼 '유령 마을'이란 오명을 안고 있습니다.

할슈타트에 대해서도 명품 마을을 선보이겠다는 업체의 야심과 달리 중국 매체들은 부끄럽고 천박한 모방품이라며 비난 일색입니다.

1조 원짜리 복제 마을 할슈타트는 다음 달부터 분양이 시작됩니다.

오스트리아의 진짜 할슈타트 주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지만 그렇다고 법으로까지 대응하진 않을 거라고 합니다.

광둥성에서 KBS 뉴스 김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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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짝퉁 천국'이란 오명을 듣는 중국에서 알프스의 그림 같은 마을까지 통째로 베껴 짓고 있습니다. 여기에 드는 돈이 1조 원이 넘는다는데, 독창적인 것보다 모방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나 봅니다. 김주영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알프스 절경을 끼고 들어선 오스트리아의 자랑, 할슈타트입니다. 1997년엔 유네스코의 세계 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됐습니다. 이 할슈타트 마을을 중국 광둥성에서 한창 복제 중입니다. 인공호수를 파서 빙하호를 흉내냈고, 시계탑이 있는 마을 입구의 교회 건물, 벽을 타고 오른 나무도 똑같이 베껴 왔습니다. <녹취>복제 마을 시공사 직원 : "중국에 독일식 건축물만 있고 오스트리아 분위기의 주택이 없다는데서 착안했습니다." 중국 굴지의 국영 부동산 업체가 복제 마을에 쏟아붓는 돈은 60억 위안, 우리 돈 1조 원이 훨씬 넘습니다. 부유층의 관심을 끄는 데는 일단 성공한 걸로 보입니다. <녹취>공사 현장 직원 : "일반 서민들에게 분양하는 게 아니니까 부자들이나 관료들이 많이 보러 오죠." 지금 짓고 있는 1차분 3백60여 가구 가운데 가장 작은 주택도 2백 제곱미터가 넘습니다. <녹취>부동산 업체 직원 : "(주택 기본 평수는 얼마나 돼요?) 큰 것은 5백㎡ 됩니다. 8백㎡도 있고 천㎡ 규모도 있습니다." 지난 2006년에는 영국의 한 마을을 본 뜬 '템스 타운'이 상하이에 들어섰습니다. 3천억 원 이상이 투입됐지만 여태 분양도 다 안 돼 '유령 마을'이란 오명을 안고 있습니다. 할슈타트에 대해서도 명품 마을을 선보이겠다는 업체의 야심과 달리 중국 매체들은 부끄럽고 천박한 모방품이라며 비난 일색입니다. 1조 원짜리 복제 마을 할슈타트는 다음 달부터 분양이 시작됩니다. 오스트리아의 진짜 할슈타트 주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지만 그렇다고 법으로까지 대응하진 않을 거라고 합니다. 광둥성에서 KBS 뉴스 김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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