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위기의 골프장, 지금은 ‘레드오션’

입력 2012.03.3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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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국내 골프장 업계가 아주 울상입니다.



2007년 이후 골프장 수는 이렇게 꾸준히 늘어난 반편, 경영 상태를 알 수 있는 홀당 내장객 수는 4년 연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호황기를 누렸던 국내 골프장 산업이 이처럼 위기에 빠진 이유는 무엇인지 먼저 박현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골프 인기와 함께 이용객 증가로 큰 돈을 벌수 있었던 골프장.



하지만, 지금은 옛날 얘깁니다.



영남권의 한 골프장입니다.



인근에 새 골프장들이 문을 열면서, 이용객이 크게 줄었습니다.



다양한 판촉에도 매출이 계속 줄더니..지난해에는 전년도 보다 무려 20%나 뚝 떨어졌습니다.



<인터뷰> 캐디 : "예전에는 하루에 2라운드..요즘엔 1라운드.. 수입이 줄었다."



골프장은 매년 크게 늘었지만 이용객이 못받쳐주고 있기 때문입 니다.



<인터뷰> 전태재(대구CC 사장) : "매출 20-30% 감소...경영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사치성 시설로 분류돼, 부과되는 높은 세금도 위협요인입니다.



이런 분위기속에, 40여 개 골프장이 매물로 나온 것으로 알려져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회원권 가격의 변화 추이를 보면 골프장의 위기감을 더 잘 알 수 있는 데요.



특히 10억원 이상의 이른바 ’황제 회원권’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수도권의 명문으로 꼽히는 A골프장의 예를 들어보면, 2008년 한때 19억원까지 근접했지만, 현재는 3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습니다.



연간 평균시세도 계속 하락세입니다.



2008년에 최고점을 찍은 뒤에 현재는 1억 4천만원 수준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4년전과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이 됐습니다.



회원권 폭락은, 골프장에 낸 보증금 성격의 입회금 반환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입회금은 보통 5년 뒤에 회원들이 요구할 경우 골프장측이 반환해야하는 돈인데, 특히, 올해에는 2007년에, 고가로 분양된 마흔 여섯개 골프장이 이에 해당됩니다.



반환 금액은 무려이 1조 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돼, 골프장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이렇게 골프장이 불황에 빠지면서 앞다퉈 골프장 사업에 뛰어들었던 건설사들도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곳곳에서 공사가 중단되고, 매물로 나온 곳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홍석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기도 포천의 한 골프장.



그린은 텅 비었고, 클럽하우스는 굳게 닫혀 있습니다.



<녹취> 관리용역회사 관계자 : "관리용역회사라 여기 들어와있는데 전기도 끊겨있고 갑갑하죠."



회원권이 팔리지 않아 PF 대출금을 갚지 못했고, 세금까지 체납하다 결국 문을 닫았습니다.



보증을 선 건설사는 천억 원이 넘는 빚을 고스란히 떠안았습니다.



이 골프장은 짓다 말고 3년째 흉물처럼 방치돼 있습니다.



역시 공사비 800억 원을 PF 대출로 끌어 쓴 게 화근이었습니다.



이렇게 문을 닫거나 공사가 중단된 골프장은 전국적으로 30여 곳, 건설사가 져야 하는 손실만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자금 압박에 시달린 건설사들은 골프장 지분을 헐값에 매물로 내놓고 있습니다.



<인터뷰> 서천범(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 : "앞으로는 골프장 매물이 많이 나오면서 가격이 현재의 3분의 1 정도로 떨어지면서 가격이 현실화되면 M&A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무분별한 PF 대출로 건설된 골프장들이 빚더미에 허덕이면서 건설사들도 동반 부실에 빠지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일본도 90년대 우리 처럼 공급과잉으로 인한 부도사태를 겪었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위기를 기회로 바꿔 결국 골프의 대중화 시대를 열게 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도쿄 권혁주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최고 수준의 코스를 갖춘 치바현의 한 골프장입니다.



경기침체로 파산 위기에 몰리자 2006년 한국인이 인수했습니다.



이처럼 일본 골프계는 2002년 한 해에만 98개사가 파산하는 등 지금까지 전체의 3분1에 달하는 685개 골프장이 부도가 났거나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골프장측은 민사재생법을 통해 부채를 탕감받았고, 회원권 가격은 95% 폭락해 사실상 휴지조각이 됐습니다.



골프장 이용료도 크게 낮아져 특권층의 스포츠라는 인식도 깨졌 습니다.



<인터뷰> 오카모도(이스미골프장 총지배인) : "회원들이 좋은 골프장이면 된다고 이해해주시고 게스트를 데리고 왔고 게스트들에게도 똑 같은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135개 골프장을 갖고 있는 골드만삭스가 일본 골프사업 철수를 발표할 만큼 골프장으로 큰 돈을 버는 시대는 끝났다는게 정설입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골프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선 일본의 교훈은 한국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치바에서 KBS 뉴스 권혁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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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위기의 골프장, 지금은 ‘레드오션’
    • 입력 2012-03-30 22:00:52
    뉴스 9
<앵커 멘트>

요즘 국내 골프장 업계가 아주 울상입니다.

2007년 이후 골프장 수는 이렇게 꾸준히 늘어난 반편, 경영 상태를 알 수 있는 홀당 내장객 수는 4년 연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호황기를 누렸던 국내 골프장 산업이 이처럼 위기에 빠진 이유는 무엇인지 먼저 박현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골프 인기와 함께 이용객 증가로 큰 돈을 벌수 있었던 골프장.

하지만, 지금은 옛날 얘깁니다.

영남권의 한 골프장입니다.

인근에 새 골프장들이 문을 열면서, 이용객이 크게 줄었습니다.

다양한 판촉에도 매출이 계속 줄더니..지난해에는 전년도 보다 무려 20%나 뚝 떨어졌습니다.

<인터뷰> 캐디 : "예전에는 하루에 2라운드..요즘엔 1라운드.. 수입이 줄었다."

골프장은 매년 크게 늘었지만 이용객이 못받쳐주고 있기 때문입 니다.

<인터뷰> 전태재(대구CC 사장) : "매출 20-30% 감소...경영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사치성 시설로 분류돼, 부과되는 높은 세금도 위협요인입니다.

이런 분위기속에, 40여 개 골프장이 매물로 나온 것으로 알려져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회원권 가격의 변화 추이를 보면 골프장의 위기감을 더 잘 알 수 있는 데요.

특히 10억원 이상의 이른바 ’황제 회원권’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수도권의 명문으로 꼽히는 A골프장의 예를 들어보면, 2008년 한때 19억원까지 근접했지만, 현재는 3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습니다.

연간 평균시세도 계속 하락세입니다.

2008년에 최고점을 찍은 뒤에 현재는 1억 4천만원 수준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4년전과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이 됐습니다.

회원권 폭락은, 골프장에 낸 보증금 성격의 입회금 반환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입회금은 보통 5년 뒤에 회원들이 요구할 경우 골프장측이 반환해야하는 돈인데, 특히, 올해에는 2007년에, 고가로 분양된 마흔 여섯개 골프장이 이에 해당됩니다.

반환 금액은 무려이 1조 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돼, 골프장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이렇게 골프장이 불황에 빠지면서 앞다퉈 골프장 사업에 뛰어들었던 건설사들도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곳곳에서 공사가 중단되고, 매물로 나온 곳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홍석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기도 포천의 한 골프장.

그린은 텅 비었고, 클럽하우스는 굳게 닫혀 있습니다.

<녹취> 관리용역회사 관계자 : "관리용역회사라 여기 들어와있는데 전기도 끊겨있고 갑갑하죠."

회원권이 팔리지 않아 PF 대출금을 갚지 못했고, 세금까지 체납하다 결국 문을 닫았습니다.

보증을 선 건설사는 천억 원이 넘는 빚을 고스란히 떠안았습니다.

이 골프장은 짓다 말고 3년째 흉물처럼 방치돼 있습니다.

역시 공사비 800억 원을 PF 대출로 끌어 쓴 게 화근이었습니다.

이렇게 문을 닫거나 공사가 중단된 골프장은 전국적으로 30여 곳, 건설사가 져야 하는 손실만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자금 압박에 시달린 건설사들은 골프장 지분을 헐값에 매물로 내놓고 있습니다.

<인터뷰> 서천범(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 : "앞으로는 골프장 매물이 많이 나오면서 가격이 현재의 3분의 1 정도로 떨어지면서 가격이 현실화되면 M&A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무분별한 PF 대출로 건설된 골프장들이 빚더미에 허덕이면서 건설사들도 동반 부실에 빠지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일본도 90년대 우리 처럼 공급과잉으로 인한 부도사태를 겪었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위기를 기회로 바꿔 결국 골프의 대중화 시대를 열게 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도쿄 권혁주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최고 수준의 코스를 갖춘 치바현의 한 골프장입니다.

경기침체로 파산 위기에 몰리자 2006년 한국인이 인수했습니다.

이처럼 일본 골프계는 2002년 한 해에만 98개사가 파산하는 등 지금까지 전체의 3분1에 달하는 685개 골프장이 부도가 났거나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골프장측은 민사재생법을 통해 부채를 탕감받았고, 회원권 가격은 95% 폭락해 사실상 휴지조각이 됐습니다.

골프장 이용료도 크게 낮아져 특권층의 스포츠라는 인식도 깨졌 습니다.

<인터뷰> 오카모도(이스미골프장 총지배인) : "회원들이 좋은 골프장이면 된다고 이해해주시고 게스트를 데리고 왔고 게스트들에게도 똑 같은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135개 골프장을 갖고 있는 골드만삭스가 일본 골프사업 철수를 발표할 만큼 골프장으로 큰 돈을 버는 시대는 끝났다는게 정설입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골프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선 일본의 교훈은 한국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치바에서 KBS 뉴스 권혁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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