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이사람] 아웅산 수치, 제도권 정치 첫 진출

입력 2012.04.04 (12:38) 수정 2012.04.04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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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며칠 전 미얀마에서 민주화의 시금석이 될 역사적 보궐 선거가 치러졌는데요.

미얀마 민주화 운동 지도자인 아웅 산 수 치 여사가 제도권 정치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지구촌 이 사람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미얀마 독립 영웅인 아웅 산의 딸로 태어났지만, 외국에서 평범한 여인의 삶을 살던 아웅 산 수 치.

병환 중인 어머니를 보기 위해 고국으로 돌아온 지난 1988년, 그녀의 운명은 완전히 뒤바뀌었습니다.

당시 군정은 폭정에 항의하며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를 무력으로 진압했습니다.

수 치는 미얀마의 비참한 현실을 차마 외면할 수 없었는데요.

이후 수 치는 민주주의 민족동맹을 창설하고 민주화 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이때부터 그녀의 인생은 끝없는 가시밭길이었죠.

<인터뷰> 아웅 산 수 치(미얀마 민주화 운동가/지난 1996년) : “우리의 관점은 군정과 다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권리가 있고 우리는 다원주의를 믿습니다.”

수 치의 막강한 영향력을 두려워한 군정은 가택 연금 조치와 해제를 반복했고, 수 치는 최근 21년 중 15년 동안을 구금 상태에서 지내왔습니다.

군정의 탄압에도 비폭력 투쟁 방식을 고수해온 수 치는 노벨 평화상과 유네스코 인권상 등 수십 개의 인권상을 수상했습니다.

이번 보궐 선거 승리로 수 치는 제도권 정치에 첫 발을 내딛게 됐는데요.

수 치가 정치 전면에 등장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미얀마 민주주의 역사의 이정표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아웅 산 수 치(지난 2일) : “이번 선거로 미얀마 정치에서 국민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길 바랍니다.”

미얀마의 경제 개혁과 개방에도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민간 대통령으로 취임한 테인 세인 대통령은 정치범 일부를 석방하는 등 민주적 개혁 조치들을 잇달아 시행해왔는데요.

서방 국가는 미얀마 제재를 일부 해제하며, 변화에 화답해왔습니다.

<인터뷰> 수린 피츠완(아세안 사무총장) : “이번 선거로 미얀마가 국제 사회와 효과적으로 통합하고 아세안 국가로서 다른 문제에도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일각에서는 수 치의 보궐 선거 승리에도 불구하고 그 영향력이 제한적일 거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정부와 의회의 요직을 군부 출신 인사들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소 웅(버마 민주주의 포럼) : “수 치 여사는 의회에서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할 것입니다. 민주주의 민족동맹과 야당의 의석이 7퍼센트도 안 되기 때문입니다.”

현실 정치에 진출한 수 치가 미얀마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국제 사회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구촌 이 사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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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이사람] 아웅산 수치, 제도권 정치 첫 진출
    • 입력 2012-04-04 12:38:00
    • 수정2012-04-04 15:58:13
    지구촌뉴스
<앵커 멘트> 며칠 전 미얀마에서 민주화의 시금석이 될 역사적 보궐 선거가 치러졌는데요. 미얀마 민주화 운동 지도자인 아웅 산 수 치 여사가 제도권 정치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지구촌 이 사람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미얀마 독립 영웅인 아웅 산의 딸로 태어났지만, 외국에서 평범한 여인의 삶을 살던 아웅 산 수 치. 병환 중인 어머니를 보기 위해 고국으로 돌아온 지난 1988년, 그녀의 운명은 완전히 뒤바뀌었습니다. 당시 군정은 폭정에 항의하며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를 무력으로 진압했습니다. 수 치는 미얀마의 비참한 현실을 차마 외면할 수 없었는데요. 이후 수 치는 민주주의 민족동맹을 창설하고 민주화 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이때부터 그녀의 인생은 끝없는 가시밭길이었죠. <인터뷰> 아웅 산 수 치(미얀마 민주화 운동가/지난 1996년) : “우리의 관점은 군정과 다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권리가 있고 우리는 다원주의를 믿습니다.” 수 치의 막강한 영향력을 두려워한 군정은 가택 연금 조치와 해제를 반복했고, 수 치는 최근 21년 중 15년 동안을 구금 상태에서 지내왔습니다. 군정의 탄압에도 비폭력 투쟁 방식을 고수해온 수 치는 노벨 평화상과 유네스코 인권상 등 수십 개의 인권상을 수상했습니다. 이번 보궐 선거 승리로 수 치는 제도권 정치에 첫 발을 내딛게 됐는데요. 수 치가 정치 전면에 등장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미얀마 민주주의 역사의 이정표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아웅 산 수 치(지난 2일) : “이번 선거로 미얀마 정치에서 국민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길 바랍니다.” 미얀마의 경제 개혁과 개방에도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민간 대통령으로 취임한 테인 세인 대통령은 정치범 일부를 석방하는 등 민주적 개혁 조치들을 잇달아 시행해왔는데요. 서방 국가는 미얀마 제재를 일부 해제하며, 변화에 화답해왔습니다. <인터뷰> 수린 피츠완(아세안 사무총장) : “이번 선거로 미얀마가 국제 사회와 효과적으로 통합하고 아세안 국가로서 다른 문제에도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일각에서는 수 치의 보궐 선거 승리에도 불구하고 그 영향력이 제한적일 거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정부와 의회의 요직을 군부 출신 인사들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소 웅(버마 민주주의 포럼) : “수 치 여사는 의회에서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할 것입니다. 민주주의 민족동맹과 야당의 의석이 7퍼센트도 안 되기 때문입니다.” 현실 정치에 진출한 수 치가 미얀마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국제 사회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구촌 이 사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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