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먹는? 돈 되는? 빗물에 대한 오해·진실

입력 2012.04.09 (09:09) 수정 2012.04.0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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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주에 며칠동안 꽤 많은 봄비가 내렸죠 가뭄 때문에 걱정하던 농가에선 반가운 단비였는데요

비가 주는 도움이 이 뿐만이 아니라죠?

네, 빗물도 잘만 활용하면 돈이 된다고 하는데요,

환경오염 때문에 산성비도 자주 내리는데 도대체 빗물을 어디에 쓸수 있을까 싶으실 거에요

알고보면요, 잘 정화해서 식수로 활용하기도 하고요, 빗물저장시설을 갖춰놓고 생활용수로 활용해서 수도요금을 확 줄일수도 있다고 합니다

네, 오늘 김기흥 기자가 빗물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려드립니다

김기자, 생각보다 빗물이 쓸모가 많네요

<기자 멘트>

빗물하면 그냥 버리는 물이라는 생각이 많은데요.

하지만 빗물도 여과하면 식수로 사용할 수 있고, 비릿할 것이라는 편견과는 달리 물맛 또한 매우 좋다고 합니다.

빗물을 평생 연구해 '빗물 박사'로 불리는 한무영 서울대 교수를 통해 빗물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빗소리와 비에 젖은 풍경은 참 아름다운데요 하지만, 비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도 있습니다.

<녹취> "처음에 내리는 비는 좀 피하고 좀 안 맞았으면 하죠"

<녹취> "비 올 때는 거의 안 나가는 편이에요. 원전사고도 있어서 그 이후로는 비 올 때는 안 나가는 편이에요"

<녹취> "산성비 맞으면 머리카락 빠지고 건강에도 안 좋지 않아요?"

산성비는 몸에 해롭다는 생각, 과연 사실일까요?

빗물의 산성도를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한무영(건설환경공학부 교수) : "리트머스 시험지로 간단하게 산성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종이를 물에 적시면 색이 변하는데 그 색이 변하는 정도로 pH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콜라와 오렌지 주스는 예상대로 산성도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반면 빗물의 산성도는 약 5 정도.

산성비라 하더라도 공기 중에 내리면서 중화가 된다고 합니다.

<인터뷰> 한무영(건설환경공학부 교수) : "(보통) 빗물의 산성도가 pH5 정도 되고, 콜라가 pH3 정도 되니까 빗물보다 (콜라 산성도가) 100배 정도 셉니다. (산성도) 100배 더 센 콜라가 머리카락에 묻는다고 해서 큰 일 나는 건 아니잖아요. 샴푸나 린스 중에는 산성비보다 훨씬 산성이 센 것도 있거든요. 그런데도 문제가 없는 걸 보면 산성비 정도의 산성도는 우리 피부나 머리카락에 지장을 주지 않습니다"

그런가하면, 대기 중의 오염물질을 타고 내리는 빗물은 먹을 수 없는 물이라고 생각하는 분들 많은데요.

하지만 빗물의 오염물질 농도는 20ppm정도로 수질기준에 적합하다고 합니다.

또한 오염물질을 잘 걸러내면, 식수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데요.

<인터뷰> "원산지는 하늘이고요. 내려오면서 지붕에 있는 먼지나 황사만 묻었을 뿐이지 (걸러내면) 다른 건 전혀 없다고 확신할 수 있습니다."

<녹취> "봄비가 가득 찼습니다"

식수로서 가능한 빗물. 과연 물맛은 어떨까요?

물의 정체는 알리지 않은 상황에서 주부 스무 명에게 빗물, 수돗물, 정수기물을 맛보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 평소 먹던 물맛을 선택해보도록 했는데요.

실험 결과, 빗물을 선택한 사람은 열 명. 다른 종류의 물과 비슷한 선택을 받았습니다.

마신 물의 종류를 공개하자, 모두 놀라워했는데요.

그만큼, 빗물을 다른 물과 구분하기 어려웠다는 겁니다.

<인터뷰> 김정희(서울시 돈암동) : "빗물을 선택했는데요. 집에서 먹고 있는 정수기물하고 (빗물 맛이) 같았어요"

<인터뷰> 조여란(서울시 종암동) : "빗물하고 정수기물하고 구분하기가 애매했어요."

<인터뷰> 문민자(서울시 길음동) : "(빗물이) 친숙했어요. 그리고 좋았어요"

이번엔, 돈 되는 빗물이 있다고 해서 한 주상복합 건물을 찾았습니다.

옥상 위에는 빗물이 흘러내리는 통이 설치돼 있는데요.

<인터뷰> 한무영(건설환경공학부 교수) : "모아둔 빗물로 조경용수로 쓰면 공용수도요금이 굉장히 싸게 나옵니다. 왜냐면 공짜 빗물을 쓰기 때문이죠"

이 주상복합 건물의 공용수도요금은 한 달에 일이백 원 남짓.

비밀은 지하에 설치된 빗물 저장소에 있었습니다.

약 3천 톤의 빗물을 모아놓는 곳이라는데요.

이 빗물을 조경, 공용화장실 등에 사용해 공용수도요금을 대폭 절약했다고 합니다.

빗물로 돈을 버는 또 다른 곳, 일반 주택 옥상인데요.

<녹취> "이게 우리 집 보물창고예요."

일명 빗물 저금통이라 불리는 소형 빗물 저장시설입니다.

처마 밑에 홈통을 설치해 떨어지는 빗물을 한곳으로 모아놓는 건데요.

빗물만 차있으면 일반 수도시설처럼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 신수자(서울시 천호동) : "우리는 채소 기르는데 (빗물을 써요.) 여기 텃밭, 옥상 텃밭에 써요."

서울시에서는 빗관리시설의 설치비용 90%를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신청만 하면 누구나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합니다.

<녹취> "(잘 자라요?) 네. 잘 자랍니다. 수돗물 주는 것보다 빗물 주는 게 채소한테 좋아요. 잘 자라요"

수도세 절감 효과도 컸다는데요.

한 달에 약 4만 원이 절약돼서 설치 시 자비로 들인 40만 원이 일 년 안에 충당됐다고 합니다.

<인터뷰> 신수자(서울시 천호동) : "정말 좋아요. 물을 아낄 수 있는 것도 정말 좋고요. 수돗물을 그렇게 쓴다고 하면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데 빗물은 그래도 하늘에서 내려오는 물이니까 정말 감사하게 잘 쓰고 있어요"

몸에 해롭고 버리는 물이라고 오해받던 빗물.

이제는 그 소중한 가치를 활용하는데 동참하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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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포착] 먹는? 돈 되는? 빗물에 대한 오해·진실
    • 입력 2012-04-09 09:09:21
    • 수정2012-04-09 10:5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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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주에 며칠동안 꽤 많은 봄비가 내렸죠 가뭄 때문에 걱정하던 농가에선 반가운 단비였는데요 비가 주는 도움이 이 뿐만이 아니라죠? 네, 빗물도 잘만 활용하면 돈이 된다고 하는데요, 환경오염 때문에 산성비도 자주 내리는데 도대체 빗물을 어디에 쓸수 있을까 싶으실 거에요 알고보면요, 잘 정화해서 식수로 활용하기도 하고요, 빗물저장시설을 갖춰놓고 생활용수로 활용해서 수도요금을 확 줄일수도 있다고 합니다 네, 오늘 김기흥 기자가 빗물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려드립니다 김기자, 생각보다 빗물이 쓸모가 많네요 <기자 멘트> 빗물하면 그냥 버리는 물이라는 생각이 많은데요. 하지만 빗물도 여과하면 식수로 사용할 수 있고, 비릿할 것이라는 편견과는 달리 물맛 또한 매우 좋다고 합니다. 빗물을 평생 연구해 '빗물 박사'로 불리는 한무영 서울대 교수를 통해 빗물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빗소리와 비에 젖은 풍경은 참 아름다운데요 하지만, 비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도 있습니다. <녹취> "처음에 내리는 비는 좀 피하고 좀 안 맞았으면 하죠" <녹취> "비 올 때는 거의 안 나가는 편이에요. 원전사고도 있어서 그 이후로는 비 올 때는 안 나가는 편이에요" <녹취> "산성비 맞으면 머리카락 빠지고 건강에도 안 좋지 않아요?" 산성비는 몸에 해롭다는 생각, 과연 사실일까요? 빗물의 산성도를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한무영(건설환경공학부 교수) : "리트머스 시험지로 간단하게 산성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종이를 물에 적시면 색이 변하는데 그 색이 변하는 정도로 pH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콜라와 오렌지 주스는 예상대로 산성도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반면 빗물의 산성도는 약 5 정도. 산성비라 하더라도 공기 중에 내리면서 중화가 된다고 합니다. <인터뷰> 한무영(건설환경공학부 교수) : "(보통) 빗물의 산성도가 pH5 정도 되고, 콜라가 pH3 정도 되니까 빗물보다 (콜라 산성도가) 100배 정도 셉니다. (산성도) 100배 더 센 콜라가 머리카락에 묻는다고 해서 큰 일 나는 건 아니잖아요. 샴푸나 린스 중에는 산성비보다 훨씬 산성이 센 것도 있거든요. 그런데도 문제가 없는 걸 보면 산성비 정도의 산성도는 우리 피부나 머리카락에 지장을 주지 않습니다" 그런가하면, 대기 중의 오염물질을 타고 내리는 빗물은 먹을 수 없는 물이라고 생각하는 분들 많은데요. 하지만 빗물의 오염물질 농도는 20ppm정도로 수질기준에 적합하다고 합니다. 또한 오염물질을 잘 걸러내면, 식수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데요. <인터뷰> "원산지는 하늘이고요. 내려오면서 지붕에 있는 먼지나 황사만 묻었을 뿐이지 (걸러내면) 다른 건 전혀 없다고 확신할 수 있습니다." <녹취> "봄비가 가득 찼습니다" 식수로서 가능한 빗물. 과연 물맛은 어떨까요? 물의 정체는 알리지 않은 상황에서 주부 스무 명에게 빗물, 수돗물, 정수기물을 맛보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 평소 먹던 물맛을 선택해보도록 했는데요. 실험 결과, 빗물을 선택한 사람은 열 명. 다른 종류의 물과 비슷한 선택을 받았습니다. 마신 물의 종류를 공개하자, 모두 놀라워했는데요. 그만큼, 빗물을 다른 물과 구분하기 어려웠다는 겁니다. <인터뷰> 김정희(서울시 돈암동) : "빗물을 선택했는데요. 집에서 먹고 있는 정수기물하고 (빗물 맛이) 같았어요" <인터뷰> 조여란(서울시 종암동) : "빗물하고 정수기물하고 구분하기가 애매했어요." <인터뷰> 문민자(서울시 길음동) : "(빗물이) 친숙했어요. 그리고 좋았어요" 이번엔, 돈 되는 빗물이 있다고 해서 한 주상복합 건물을 찾았습니다. 옥상 위에는 빗물이 흘러내리는 통이 설치돼 있는데요. <인터뷰> 한무영(건설환경공학부 교수) : "모아둔 빗물로 조경용수로 쓰면 공용수도요금이 굉장히 싸게 나옵니다. 왜냐면 공짜 빗물을 쓰기 때문이죠" 이 주상복합 건물의 공용수도요금은 한 달에 일이백 원 남짓. 비밀은 지하에 설치된 빗물 저장소에 있었습니다. 약 3천 톤의 빗물을 모아놓는 곳이라는데요. 이 빗물을 조경, 공용화장실 등에 사용해 공용수도요금을 대폭 절약했다고 합니다. 빗물로 돈을 버는 또 다른 곳, 일반 주택 옥상인데요. <녹취> "이게 우리 집 보물창고예요." 일명 빗물 저금통이라 불리는 소형 빗물 저장시설입니다. 처마 밑에 홈통을 설치해 떨어지는 빗물을 한곳으로 모아놓는 건데요. 빗물만 차있으면 일반 수도시설처럼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 신수자(서울시 천호동) : "우리는 채소 기르는데 (빗물을 써요.) 여기 텃밭, 옥상 텃밭에 써요." 서울시에서는 빗관리시설의 설치비용 90%를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신청만 하면 누구나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합니다. <녹취> "(잘 자라요?) 네. 잘 자랍니다. 수돗물 주는 것보다 빗물 주는 게 채소한테 좋아요. 잘 자라요" 수도세 절감 효과도 컸다는데요. 한 달에 약 4만 원이 절약돼서 설치 시 자비로 들인 40만 원이 일 년 안에 충당됐다고 합니다. <인터뷰> 신수자(서울시 천호동) : "정말 좋아요. 물을 아낄 수 있는 것도 정말 좋고요. 수돗물을 그렇게 쓴다고 하면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데 빗물은 그래도 하늘에서 내려오는 물이니까 정말 감사하게 잘 쓰고 있어요" 몸에 해롭고 버리는 물이라고 오해받던 빗물. 이제는 그 소중한 가치를 활용하는데 동참하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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