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스타골프장, ‘금녀의 벽’ 지켰다

입력 2012.04.09 (10:5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꿈의 무대' 마스터스가 8일(현지시간) 버바 왓슨(미국)의 극적인 우승 웨지샷을 또 하나의 역사적 명장면으로 남기며 막을 내렸지만 이번에도 `금녀(禁女)'의 장막은 무너지지 않았다.

경기 후 시상식에서 대회 후원사인 IBM의 버지니아 로메티 CEO가 여성으론 처음으로 `그린 재킷'을 입고 나타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여지없이 빗나간 것이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그동안 IBM CEO에게 자동적으로 회원 자격을 부여해왔다.

그러나 여성인 로메티에 대해선 `남자만 회원으로 받는다'는 원칙을 더 중시해 오랜 관례를 깬 것이다.

로메티는 주요 후원사 CEO 자격으로 비공개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린 재킷은 입지 않은 상태였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현장에 파견한 취재 여기자가 빌리 페인 오거스타 클럽 회장을 향해 `차별 철폐'를 요구한 뒤 취재를 거부했다.

타임스는 "로메티는 그저 군중 속 인물에 지나지 않았다"고 했다.

로메티의 행방은 이번 대회 최대 관심사였다. 로메티가 과연 그린 재킷을 입느냐에 여론의 관심이 쏠리면서 타이거 우즈(미국)는 일찌감치 뒷전으로 밀려났다.

미국 언론들은 로메티가 오거스타에 왔는지, 왔다면 어디에 묵고 있는지 등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취재하는 데 열을 올렸지만 연일 허탕을 쳤다.

오거스타 클럽 측에 노골적으로 여성 회원 수용을 압박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틀 전 "로메티가 외빈 환영식에 참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보도했으나 말 그대로 기대에 그쳤다.

일각에선 오거스타 클럽이 조용하게 여성 회원 입회식을 치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사내들만의 사교모임'을 고수하자는 회원들의 태도가 단호한 데다 미국 내에서 오거스타만의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는 여론이 강해 여성 회원의 입회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흥행에 비상이 걸린 남자골프계 내부에서도 마스터스가 금녀의 벽을 허무는 순간 세계 최고의 대회에서 4대 메이저의 하나로 추락할 것이란 우려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오거스타골프장, ‘금녀의 벽’ 지켰다
    • 입력 2012-04-09 10:54:30
    연합뉴스
`꿈의 무대' 마스터스가 8일(현지시간) 버바 왓슨(미국)의 극적인 우승 웨지샷을 또 하나의 역사적 명장면으로 남기며 막을 내렸지만 이번에도 `금녀(禁女)'의 장막은 무너지지 않았다. 경기 후 시상식에서 대회 후원사인 IBM의 버지니아 로메티 CEO가 여성으론 처음으로 `그린 재킷'을 입고 나타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여지없이 빗나간 것이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그동안 IBM CEO에게 자동적으로 회원 자격을 부여해왔다. 그러나 여성인 로메티에 대해선 `남자만 회원으로 받는다'는 원칙을 더 중시해 오랜 관례를 깬 것이다. 로메티는 주요 후원사 CEO 자격으로 비공개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린 재킷은 입지 않은 상태였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현장에 파견한 취재 여기자가 빌리 페인 오거스타 클럽 회장을 향해 `차별 철폐'를 요구한 뒤 취재를 거부했다. 타임스는 "로메티는 그저 군중 속 인물에 지나지 않았다"고 했다. 로메티의 행방은 이번 대회 최대 관심사였다. 로메티가 과연 그린 재킷을 입느냐에 여론의 관심이 쏠리면서 타이거 우즈(미국)는 일찌감치 뒷전으로 밀려났다. 미국 언론들은 로메티가 오거스타에 왔는지, 왔다면 어디에 묵고 있는지 등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취재하는 데 열을 올렸지만 연일 허탕을 쳤다. 오거스타 클럽 측에 노골적으로 여성 회원 수용을 압박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틀 전 "로메티가 외빈 환영식에 참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보도했으나 말 그대로 기대에 그쳤다. 일각에선 오거스타 클럽이 조용하게 여성 회원 입회식을 치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사내들만의 사교모임'을 고수하자는 회원들의 태도가 단호한 데다 미국 내에서 오거스타만의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는 여론이 강해 여성 회원의 입회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흥행에 비상이 걸린 남자골프계 내부에서도 마스터스가 금녀의 벽을 허무는 순간 세계 최고의 대회에서 4대 메이저의 하나로 추락할 것이란 우려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