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북 로켓 발사 실패…다음 수순은?

입력 2012.04.13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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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그럼 이번에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과정과 실패 원인 등을 정치외교부 박상민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질문> 오늘 북한에서 최고인민회의가 열리는 날이라서 내일 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는데 오늘 꽤 이른시각에 발사를 했어요?

<답변>

네, 북한 발표에 따르면 오늘 오전 7시 38분 55초에 발사했습니다.

발사는 평안북도 철산군에 최근 새로 지은 동창리의 서해위성발사장이었는데요, '은하 3호' 로켓은 그러나 발사 2분여만에 폭발하며 서해로 가라앉았습니다.

정부 발표 먼저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김성환(외교통상부 장관): "북한은소위 `실용위성'이라고 주장하는 사실상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북한이 로켓을 발사하자 정부는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연 뒤 대북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북한의 새 지도부는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한미 외교장관은 전화통화를 갖고, 유엔 안보리를 통해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구요.

한미 군 당국은 현재 서해 바다에서 잔해물을 수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질문> 발사 2분 정도 지나 폭발했는데 폭발이 여러차례 있었다면서요?

<답변>

네, 이지스 함인 세종대왕함이 서해상에서 궤도를 추적했는데요, 두차례의 큰 폭발을 비롯해 여러차례 폭발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래픽 화면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북한이 지난달 공개한 예상 비행궤도를 보면요, 서해를 가로지른 은하 3호는 발사 뒤 2분여가 지나면 1단 추진체를, 3분 20여초가 지나면 2단 추진체를 떨어뜨리며, 발사 10여분 만에 우주궤도에 진입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발사된 로켓은 우주궤도는 커녕 대기권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국방부 분석 결과 은하 3호는 발사 2분 15초 만에 1단 추진체가 분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1차 폭발했고, 두동강이 난 로켓은 관성에 의해 백령도 상공을 통과했습니다.

이후 추락 과정에서 2, 3단 로켓 부분이 2차 폭발하면서 산산히 부서져 서해상에 뿌려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국방부 대변인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김민석(국방부 대변인): "폭발은 여러차례 있었다. 분리되고 또 분리됐다."

폭발 원인으로는 연료 탱크에 균열이 생겨 연료와 산화제가 새어나왔거나, 로켓 연소기 자체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 이번에 북한이 지난 2009년 광명성 2호 때보다 지상 500km상공으로 목표 궤도를 높였는데 더 강한 로켓 엔진이 필요했지만 기술 검증에 실패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3> 북한이 이례적으로 발사 반나절 만에 자신들이 주장했던 인공 위성 발사가 실패했다고 발표했다고 시인했죠? 답3>네, 발사 뒤에도 한동안 침묵을 지켰는데요,

발사 4시간여 만인 낮 12시 쯤 정규 방송을 끊고, 짧은 속보를 발표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조선중앙TV: "지구 관측위성의 궤도 진입을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과학자, 기술자, 전문가들이 현재 실패원인을 규명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실패 사실을 스스로, 그것도 비교적 신속하게 인정한 것은 이례적입니다.

지난 1998년과 2009년, 광명성 1, 2호 발사 때도 실패했지만, 북한은 위성이 궤도에 안착했다고 선전했습니다.

이번에 실패를 시인한 것은 너무 초기에 폭발해버렸고, 또, 투명하고 적법하게 위성을 쏘겠다며 외신 기자들까지 평양에 불러놓은 마당에 거짓말 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비용이 8억5천만 달러라는 추산도 있었는데요, 북한이 식량난 속에서도 거액을 들여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이유는 뭡니까?

<답변>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는 미국 등 국제 사회와의 협상 카드 성격이 짙습니다.

단기적인 배고픔 보다는 장기적인 지원을 기대한다고도 볼 수 있는데요, 남성욱 민주평통 사무처장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남성욱(민주평통 사무처장): "단기적인 식량 포기 보다는 그 다음 막대한 양의 식량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속에서 오늘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1998년 광명성 1호 발사 직후 미국과의 협상에서 사거리 300마일 이상 미사일의 생산과 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대규모 식량 지원을 요구했습니다.

대내적으로는 김정은 체제 출범에 즈음해 내부를 결속하고 권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으려는 포석도 있습니다.

<질문> 장거리 로켓 발사 다음 북한의 행보 궁금한데요, 핵실험 카드를 꺼낼 것이란 예상이 많죠?

<답변>

북한은 지금까지 장거리 로켓 발사 뒤에는 핵실험을 반복적으로 해왔습니다.

김관진 국방장관도 오늘 국회에서 핵실험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들어보시죠

<녹취> 김관진(국방부 장관): "로켓 발사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단기간에 할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핵실험)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근 촬영된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 장 모습을 보면 이미 핵실험이 실시된 동쪽과 서쪽 갱도 외에, 남쪽 갱도가 새로 포착됐습니다.

강성대국 선포를 위한 장거리 로켓이라는 축포가 불발된 만큼, 분위기 만회 차원에서 핵실험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북한은 국제사회가 로켓발사를 이유로 추가 제재에 나서면 핵실험을 강행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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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4-13 23:4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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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그럼 이번에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과정과 실패 원인 등을 정치외교부 박상민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질문> 오늘 북한에서 최고인민회의가 열리는 날이라서 내일 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는데 오늘 꽤 이른시각에 발사를 했어요? <답변> 네, 북한 발표에 따르면 오늘 오전 7시 38분 55초에 발사했습니다. 발사는 평안북도 철산군에 최근 새로 지은 동창리의 서해위성발사장이었는데요, '은하 3호' 로켓은 그러나 발사 2분여만에 폭발하며 서해로 가라앉았습니다. 정부 발표 먼저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김성환(외교통상부 장관): "북한은소위 `실용위성'이라고 주장하는 사실상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북한이 로켓을 발사하자 정부는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연 뒤 대북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북한의 새 지도부는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한미 외교장관은 전화통화를 갖고, 유엔 안보리를 통해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구요. 한미 군 당국은 현재 서해 바다에서 잔해물을 수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질문> 발사 2분 정도 지나 폭발했는데 폭발이 여러차례 있었다면서요? <답변> 네, 이지스 함인 세종대왕함이 서해상에서 궤도를 추적했는데요, 두차례의 큰 폭발을 비롯해 여러차례 폭발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래픽 화면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북한이 지난달 공개한 예상 비행궤도를 보면요, 서해를 가로지른 은하 3호는 발사 뒤 2분여가 지나면 1단 추진체를, 3분 20여초가 지나면 2단 추진체를 떨어뜨리며, 발사 10여분 만에 우주궤도에 진입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발사된 로켓은 우주궤도는 커녕 대기권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국방부 분석 결과 은하 3호는 발사 2분 15초 만에 1단 추진체가 분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1차 폭발했고, 두동강이 난 로켓은 관성에 의해 백령도 상공을 통과했습니다. 이후 추락 과정에서 2, 3단 로켓 부분이 2차 폭발하면서 산산히 부서져 서해상에 뿌려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국방부 대변인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김민석(국방부 대변인): "폭발은 여러차례 있었다. 분리되고 또 분리됐다." 폭발 원인으로는 연료 탱크에 균열이 생겨 연료와 산화제가 새어나왔거나, 로켓 연소기 자체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 이번에 북한이 지난 2009년 광명성 2호 때보다 지상 500km상공으로 목표 궤도를 높였는데 더 강한 로켓 엔진이 필요했지만 기술 검증에 실패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3> 북한이 이례적으로 발사 반나절 만에 자신들이 주장했던 인공 위성 발사가 실패했다고 발표했다고 시인했죠? 답3>네, 발사 뒤에도 한동안 침묵을 지켰는데요, 발사 4시간여 만인 낮 12시 쯤 정규 방송을 끊고, 짧은 속보를 발표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조선중앙TV: "지구 관측위성의 궤도 진입을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과학자, 기술자, 전문가들이 현재 실패원인을 규명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실패 사실을 스스로, 그것도 비교적 신속하게 인정한 것은 이례적입니다. 지난 1998년과 2009년, 광명성 1, 2호 발사 때도 실패했지만, 북한은 위성이 궤도에 안착했다고 선전했습니다. 이번에 실패를 시인한 것은 너무 초기에 폭발해버렸고, 또, 투명하고 적법하게 위성을 쏘겠다며 외신 기자들까지 평양에 불러놓은 마당에 거짓말 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비용이 8억5천만 달러라는 추산도 있었는데요, 북한이 식량난 속에서도 거액을 들여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이유는 뭡니까? <답변>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는 미국 등 국제 사회와의 협상 카드 성격이 짙습니다. 단기적인 배고픔 보다는 장기적인 지원을 기대한다고도 볼 수 있는데요, 남성욱 민주평통 사무처장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남성욱(민주평통 사무처장): "단기적인 식량 포기 보다는 그 다음 막대한 양의 식량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속에서 오늘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1998년 광명성 1호 발사 직후 미국과의 협상에서 사거리 300마일 이상 미사일의 생산과 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대규모 식량 지원을 요구했습니다. 대내적으로는 김정은 체제 출범에 즈음해 내부를 결속하고 권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으려는 포석도 있습니다. <질문> 장거리 로켓 발사 다음 북한의 행보 궁금한데요, 핵실험 카드를 꺼낼 것이란 예상이 많죠? <답변> 북한은 지금까지 장거리 로켓 발사 뒤에는 핵실험을 반복적으로 해왔습니다. 김관진 국방장관도 오늘 국회에서 핵실험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들어보시죠 <녹취> 김관진(국방부 장관): "로켓 발사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단기간에 할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핵실험)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근 촬영된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 장 모습을 보면 이미 핵실험이 실시된 동쪽과 서쪽 갱도 외에, 남쪽 갱도가 새로 포착됐습니다. 강성대국 선포를 위한 장거리 로켓이라는 축포가 불발된 만큼, 분위기 만회 차원에서 핵실험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북한은 국제사회가 로켓발사를 이유로 추가 제재에 나서면 핵실험을 강행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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