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긴급신고 전화 ‘17개’…통합관리 어렵나?

입력 2012.04.15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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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수원 20대 여성 피살사건으로 경찰의 112 신고전화가 도마에 올랐는데요,

112와 119 말고도 방송통신위원회에 등록된 긴급 신고전화 번호, 무려 17개나 됩니다.

학교폭력 신고는 117, 해양사고 신고 122 같이 영 생소한 번호가 한 두개가 아닙니다.

시민들이 기억하기에 번호가 너무 많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명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찰이 운영하는 117 학교폭력 신고센텁니다.

182 실종아동찾기센터와 통합 운영되고 있습니다.

<녹취> "나간 옷 색깔 기억하세요? 청색 상의에 회색 교복바지요?"

종종 엉뚱한 내용의 신고 전화가 걸려옵니다.

번호를 잘못 알고 전화한 겁니다.

<녹취> 신고센터 관계자 : "도난 신고나 분실 신고 같은 거요. 182나 117 업무는 아니지만 그런 것도 가끔 있어요."

경찰은 범죄신고 112와 간첩신고 113 등 모두 4개의 신고 전화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11과 12로 시작하는 세 자리 긴급신고 전화번호가 무려 17개에 달합니다.

긴급한 상황에서 어디로 신고를 해야 할 지 헷갈리기 십상입니다.

<녹취> 배다희(서울 중계동) : "(118에 무슨 신고하는지 아세요?) 아뇨. 모르겠는데요. (117은 모르세요?) 네. 모르겠어요. "

<녹취> 장현우( 서울 대림동) : "세 자리이긴 해도 머릿속에 넣어놓기도 쉽지 않고"

방송통신위원회가 유사한 종류의 번호 통합을 유도하고 있지만, 각 기관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습니다.

<녹취>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 : "고집을 부리는 정도가 아니고 장난이 아니에요. 기관에 대한 도전으로 생각한다니까요."

방통위는 우선 경찰청과 소방방재청의 협조를 얻어 112와 119를 통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명주입니다.

<앵커 멘트>

그렇다면 다른 나라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요?

미국은 1942년부터 범죄와 화재,응급 구조를 요청하는 전화를 911 하나로 통합했습니다.

신변을 위협받는 다급한 상황에서 피해자들의 혼선도 덜고 최초 접수자인 경찰이 상황에 맞게 진두지휘를 제대로 할 수 있어 효율성이 높습니다.

LA에서 박영환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미국이 응급전화를 '911' 하나로 통합한 이유는 생명과 안전을 다루기 때문입니다.

범죄에 노출되거나 불이 났을 때, 구조가 다급한 상황에선 누구나 혼란에 빠집니다.

<녹취> 범죄신고 : "모르는 남자가 뒷문에 서 있어요. (저도 그 사람이 문을 두들기는 소리를 들을 수 있네요.) 총을 쏠 수밖에 없어요. (이해합니다.) 알았어요."

최초 접수자인 경찰은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합니다.

신고자들에겐 대처 요령을 알려줍니다.

<녹취> 911 구조요청 : "엑셀이 꽉 끼어서 움직이질 않습니다. 속도가 시속 200km나 되요.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아요. (어떻게 든 차량의 시동을 끄려고 노력해 보세요."

또 순찰차, 소방차, 구급차에 상황에 맞게, 적절한 배합으로 출동을 지시합니다.

<녹취> 폴 로간('911' 센터 경찰관) : "총기 사건 등 즉각적인 요구가 필요한 곳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순찰차를 보내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911'은 유료로 운영됩니다.

무거운 벌금에 장난 신고는 엄두도 못 냅니다.

불필요한 신고를 막으려는 장치들입니다.

막 탈옥한 범죄자가 전화번호 물어보려고 실수로 911을 눌러 체포된 일도 있는데, 통합된 응급전화 덕입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KBS 뉴스 박영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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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진단] 긴급신고 전화 ‘17개’…통합관리 어렵나?
    • 입력 2012-04-15 21:43:22
    뉴스 9
<앵커 멘트> 수원 20대 여성 피살사건으로 경찰의 112 신고전화가 도마에 올랐는데요, 112와 119 말고도 방송통신위원회에 등록된 긴급 신고전화 번호, 무려 17개나 됩니다. 학교폭력 신고는 117, 해양사고 신고 122 같이 영 생소한 번호가 한 두개가 아닙니다. 시민들이 기억하기에 번호가 너무 많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명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찰이 운영하는 117 학교폭력 신고센텁니다. 182 실종아동찾기센터와 통합 운영되고 있습니다. <녹취> "나간 옷 색깔 기억하세요? 청색 상의에 회색 교복바지요?" 종종 엉뚱한 내용의 신고 전화가 걸려옵니다. 번호를 잘못 알고 전화한 겁니다. <녹취> 신고센터 관계자 : "도난 신고나 분실 신고 같은 거요. 182나 117 업무는 아니지만 그런 것도 가끔 있어요." 경찰은 범죄신고 112와 간첩신고 113 등 모두 4개의 신고 전화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11과 12로 시작하는 세 자리 긴급신고 전화번호가 무려 17개에 달합니다. 긴급한 상황에서 어디로 신고를 해야 할 지 헷갈리기 십상입니다. <녹취> 배다희(서울 중계동) : "(118에 무슨 신고하는지 아세요?) 아뇨. 모르겠는데요. (117은 모르세요?) 네. 모르겠어요. " <녹취> 장현우( 서울 대림동) : "세 자리이긴 해도 머릿속에 넣어놓기도 쉽지 않고" 방송통신위원회가 유사한 종류의 번호 통합을 유도하고 있지만, 각 기관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습니다. <녹취>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 : "고집을 부리는 정도가 아니고 장난이 아니에요. 기관에 대한 도전으로 생각한다니까요." 방통위는 우선 경찰청과 소방방재청의 협조를 얻어 112와 119를 통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명주입니다. <앵커 멘트> 그렇다면 다른 나라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요? 미국은 1942년부터 범죄와 화재,응급 구조를 요청하는 전화를 911 하나로 통합했습니다. 신변을 위협받는 다급한 상황에서 피해자들의 혼선도 덜고 최초 접수자인 경찰이 상황에 맞게 진두지휘를 제대로 할 수 있어 효율성이 높습니다. LA에서 박영환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미국이 응급전화를 '911' 하나로 통합한 이유는 생명과 안전을 다루기 때문입니다. 범죄에 노출되거나 불이 났을 때, 구조가 다급한 상황에선 누구나 혼란에 빠집니다. <녹취> 범죄신고 : "모르는 남자가 뒷문에 서 있어요. (저도 그 사람이 문을 두들기는 소리를 들을 수 있네요.) 총을 쏠 수밖에 없어요. (이해합니다.) 알았어요." 최초 접수자인 경찰은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합니다. 신고자들에겐 대처 요령을 알려줍니다. <녹취> 911 구조요청 : "엑셀이 꽉 끼어서 움직이질 않습니다. 속도가 시속 200km나 되요.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아요. (어떻게 든 차량의 시동을 끄려고 노력해 보세요." 또 순찰차, 소방차, 구급차에 상황에 맞게, 적절한 배합으로 출동을 지시합니다. <녹취> 폴 로간('911' 센터 경찰관) : "총기 사건 등 즉각적인 요구가 필요한 곳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순찰차를 보내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911'은 유료로 운영됩니다. 무거운 벌금에 장난 신고는 엄두도 못 냅니다. 불필요한 신고를 막으려는 장치들입니다. 막 탈옥한 범죄자가 전화번호 물어보려고 실수로 911을 눌러 체포된 일도 있는데, 통합된 응급전화 덕입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KBS 뉴스 박영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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