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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15층서 추락한 여성 살아있었는데…
입력 2012.04.23 (09:29) 수정 2012.04.23 (09:57)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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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5층 높이 아파트에서 사람이 떨어져 쓰러져 있다면, 출동한 경찰은 제일 먼저 뭘 했어야 할까요?

음.. 먼저, 아직 살아 있지는 않은지, 확인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죠. 그런데, 경찰이 이 기본적인 일을 하지 않아서 또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수원에서 일어난 여성 피살 사건 이후 경찰에 대한 믿음이 많이 떨어진 상황인데,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났네요.

오언종 아나운서, 숨진 사람의 유족들은 경찰을 고소하기까지 했다면서요.

네, 이 아파트 주민이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결국 숨지자 유족들이 현장에 출동한 경찰 2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면서 이번 사건이 알려진건데요.

유족들의 경찰에 대한 불신과 분노는 쉽게 잠재울 수 없어 보였습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 일인지 경찰과 유족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11일, 한가로운 일요일 아침.

부산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시신 한 구가 발견됐습니다.

<인터뷰> 임영섭 과장(사하경찰서 생활안전과) : “숨을 쉬지 않고 전혀 미동이 없어서 그야말로 고층아파트에서 추락한 전형적인 추락사, 처참한 모습이었습니다.”

이 아파트 15층에 사는 57세의 노모씨였습니다.

집과 바로 연결된 15층 옥상에서 추락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녀는 살아있었습니다.

<인터뷰> 숨진 노씨의 아들 (음성변조) : “흰 천을 살짝 드니까 배가 움직이더라고요. 그래서 딱 시트를 빼니까,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있고 아야, 아야 하고 있고..."

부산대 병원으로 옮겨진 노씨는 다발성 골절 및 다량 혈흉으로 7시간 만에 숨지고 말았습니다.

지난 4월 12일, 사하경찰서는 노씨의 자살로 사건을 종결했고, 같은 날... 유족들은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 2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습니다.

<녹취> 숨진 노씨의 남편 (음성변조) : "경찰관들이 그러고 나서 한 달이 넘었는데도 미안하다는 사과도 없이 자기들은 본분을 다했다고... 그래서 소송을 냈습니다. 저희들이 경찰하고 싸워서 이길 수 없으니까 소송을 낼 수밖에 없죠."

유족이 제기한 문제는 경찰이 노씨의 생사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죽음으로 몰고 갔다는 겁니다.

이들이 근거로 제시한 아파트 폐쇄회로 화면입니다.

10시 40분경, 최초 목격자가 화단근처에서 무언가 발견하고 놀라서 가던 길을 돌아옵니다.

현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아파트 경비원에게 알려 경찰에 신고한 것이 10시 51분.

<전화 녹취> 아파트 경비원(신고자/음성변조) : "시체가 있다고해서 파출소에 신고했습니다."

그로부터 2분 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출동은 빨랐습니다.

하지만, 노씨 근처에 가까이 가진 않는데요.

<녹취> 숨진 노씨의 남편 (음성변조) : “멀리서 이렇게 쳐다보고 또 하늘 쳐다보고 사진만 여러 번 찍고. 멀리서 보입니까? 3미터 앞에서... 가까이 가서 보면 다 확인됐을 건데, 그거에 대해서 우리가 지금 항의하는 거지 다른 거는 항의 안 합니다.”

경찰이 출동하고 10분 여 뒤, 누군가 흰 천을 들고 나타납니다.

노씨에게 가까이 간 건 이 사람뿐이었는데요.

그는 경찰이 출동하는 것을 보고 현장에 뒤따라온 사설장례업체 직원이었습니다.

그가 흰 천을 덮은 뒤로는 아무도 노씨의 상태를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숨진 노씨 남편 (음성변조) :“흰 천을 덮어놓고 20분 동안 방치해 놓고 우리가 가서 살았다는 걸 그 사람들한테 알려줘 가지고 그 다음에 119가 오게 만들고 그게 경찰들이 해야 될 짓이냐고요 그게. 우리가 만약에 안 봤으면 시체실에 가서 찾았을 거란 (말이죠.)”

즉, 살아있는 환자를 시체 취급해 흰 천을 덮어서 방치했다는 건데요.

이 때문에 생사확인이 더 어려워졌고 응급처치도 늦었다는 겁니다.

경찰은 왜 노씨의 생사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일까?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을 찾아갔습니다.

<녹취> 현장에 출동한 경찰(00지구대/음성변조) :“할머니가 추락해있다. 변사, 추락사, 이런 지령 받고 현장에 왔습니다. 누가 봐도 생존했다고 도저히 믿기 어려운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즉, 신고가 사망사건으로 접수됐기 때문에 경찰은 현장에 도착하기 전부터 노씨가 사망했다고 알고 있었다는데요.

그래서 생사여부를 확인하고 병원으로 이송할 119도 출동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인터뷰> 임영섭 과장(사하경찰서 생활안전과) : “사람이 죽었다고 하면 119는 출동을 않는 편입니다. 이번 건 같은 경우는 ‘변사, 추락사, 사람이 죽어있다’ 라는 그런 신고지령을 받았기 때문에 119한테는 저희가 출동할 때 같이 통보하지 않은 걸로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노씨의 사망여부를 판단하는데 영향을 준,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임영섭 과장(사하경찰서 생활안전과) : “저희가 지난 5년간 추락 건에 대해서 통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총 96건이 발생했는데 그 중에 총82건이 바로 현장에서 즉사를 했고, 하루 이틀 지난 것은 거의 5층 이하의 추락한 그런 내용이었고 통계적으로 봐도 사망에 이르렀고...“

경찰의 경험치로 볼 때, 추락사의 경우 거의 사망으로 이어지고...

게다가 15층, 고층에서 떨어졌기 때문에 생존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했다는데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사망했다는 증거가 확실하지 않다면 어떤 경우든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할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인터뷰> 윤영현 교수(동아대병원 응급의학과) : “119 구조사가 먼저 갔더라면 사망한 거처럼 보인다 하더라도 119 응급대나 병원으로 이송을 했을 거고요. 구급대원이 그쪽으로 안 갔으니까 (경찰이 볼 때) 사망의 뚜렷한 징후, 목과 몸이 분리가 된다거나 아니면 시반현상이나 사후강직이라거나 이런 것이 (밝혀져) 있지 않는 한은 무조건 심폐소생술을 해서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답입니다.”

경찰은 사건 처리가 미흡했던 부분을 인정하고 경찰관 2명에 대한 징계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이 환자를 병원으로 빨리 이송했더라도 결과가 달라졌을 거라 장담 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당분간 시민들의 쓴 소리를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 [뉴스 따라잡기] 15층서 추락한 여성 살아있었는데…
    • 입력 2012-04-23 09:29:43
    • 수정2012-04-23 09:57:28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15층 높이 아파트에서 사람이 떨어져 쓰러져 있다면, 출동한 경찰은 제일 먼저 뭘 했어야 할까요?

음.. 먼저, 아직 살아 있지는 않은지, 확인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죠. 그런데, 경찰이 이 기본적인 일을 하지 않아서 또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수원에서 일어난 여성 피살 사건 이후 경찰에 대한 믿음이 많이 떨어진 상황인데,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났네요.

오언종 아나운서, 숨진 사람의 유족들은 경찰을 고소하기까지 했다면서요.

네, 이 아파트 주민이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결국 숨지자 유족들이 현장에 출동한 경찰 2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면서 이번 사건이 알려진건데요.

유족들의 경찰에 대한 불신과 분노는 쉽게 잠재울 수 없어 보였습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 일인지 경찰과 유족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11일, 한가로운 일요일 아침.

부산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시신 한 구가 발견됐습니다.

<인터뷰> 임영섭 과장(사하경찰서 생활안전과) : “숨을 쉬지 않고 전혀 미동이 없어서 그야말로 고층아파트에서 추락한 전형적인 추락사, 처참한 모습이었습니다.”

이 아파트 15층에 사는 57세의 노모씨였습니다.

집과 바로 연결된 15층 옥상에서 추락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녀는 살아있었습니다.

<인터뷰> 숨진 노씨의 아들 (음성변조) : “흰 천을 살짝 드니까 배가 움직이더라고요. 그래서 딱 시트를 빼니까,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있고 아야, 아야 하고 있고..."

부산대 병원으로 옮겨진 노씨는 다발성 골절 및 다량 혈흉으로 7시간 만에 숨지고 말았습니다.

지난 4월 12일, 사하경찰서는 노씨의 자살로 사건을 종결했고, 같은 날... 유족들은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 2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습니다.

<녹취> 숨진 노씨의 남편 (음성변조) : "경찰관들이 그러고 나서 한 달이 넘었는데도 미안하다는 사과도 없이 자기들은 본분을 다했다고... 그래서 소송을 냈습니다. 저희들이 경찰하고 싸워서 이길 수 없으니까 소송을 낼 수밖에 없죠."

유족이 제기한 문제는 경찰이 노씨의 생사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죽음으로 몰고 갔다는 겁니다.

이들이 근거로 제시한 아파트 폐쇄회로 화면입니다.

10시 40분경, 최초 목격자가 화단근처에서 무언가 발견하고 놀라서 가던 길을 돌아옵니다.

현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아파트 경비원에게 알려 경찰에 신고한 것이 10시 51분.

<전화 녹취> 아파트 경비원(신고자/음성변조) : "시체가 있다고해서 파출소에 신고했습니다."

그로부터 2분 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출동은 빨랐습니다.

하지만, 노씨 근처에 가까이 가진 않는데요.

<녹취> 숨진 노씨의 남편 (음성변조) : “멀리서 이렇게 쳐다보고 또 하늘 쳐다보고 사진만 여러 번 찍고. 멀리서 보입니까? 3미터 앞에서... 가까이 가서 보면 다 확인됐을 건데, 그거에 대해서 우리가 지금 항의하는 거지 다른 거는 항의 안 합니다.”

경찰이 출동하고 10분 여 뒤, 누군가 흰 천을 들고 나타납니다.

노씨에게 가까이 간 건 이 사람뿐이었는데요.

그는 경찰이 출동하는 것을 보고 현장에 뒤따라온 사설장례업체 직원이었습니다.

그가 흰 천을 덮은 뒤로는 아무도 노씨의 상태를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숨진 노씨 남편 (음성변조) :“흰 천을 덮어놓고 20분 동안 방치해 놓고 우리가 가서 살았다는 걸 그 사람들한테 알려줘 가지고 그 다음에 119가 오게 만들고 그게 경찰들이 해야 될 짓이냐고요 그게. 우리가 만약에 안 봤으면 시체실에 가서 찾았을 거란 (말이죠.)”

즉, 살아있는 환자를 시체 취급해 흰 천을 덮어서 방치했다는 건데요.

이 때문에 생사확인이 더 어려워졌고 응급처치도 늦었다는 겁니다.

경찰은 왜 노씨의 생사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일까?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을 찾아갔습니다.

<녹취> 현장에 출동한 경찰(00지구대/음성변조) :“할머니가 추락해있다. 변사, 추락사, 이런 지령 받고 현장에 왔습니다. 누가 봐도 생존했다고 도저히 믿기 어려운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즉, 신고가 사망사건으로 접수됐기 때문에 경찰은 현장에 도착하기 전부터 노씨가 사망했다고 알고 있었다는데요.

그래서 생사여부를 확인하고 병원으로 이송할 119도 출동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인터뷰> 임영섭 과장(사하경찰서 생활안전과) : “사람이 죽었다고 하면 119는 출동을 않는 편입니다. 이번 건 같은 경우는 ‘변사, 추락사, 사람이 죽어있다’ 라는 그런 신고지령을 받았기 때문에 119한테는 저희가 출동할 때 같이 통보하지 않은 걸로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노씨의 사망여부를 판단하는데 영향을 준,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임영섭 과장(사하경찰서 생활안전과) : “저희가 지난 5년간 추락 건에 대해서 통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총 96건이 발생했는데 그 중에 총82건이 바로 현장에서 즉사를 했고, 하루 이틀 지난 것은 거의 5층 이하의 추락한 그런 내용이었고 통계적으로 봐도 사망에 이르렀고...“

경찰의 경험치로 볼 때, 추락사의 경우 거의 사망으로 이어지고...

게다가 15층, 고층에서 떨어졌기 때문에 생존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했다는데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사망했다는 증거가 확실하지 않다면 어떤 경우든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할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인터뷰> 윤영현 교수(동아대병원 응급의학과) : “119 구조사가 먼저 갔더라면 사망한 거처럼 보인다 하더라도 119 응급대나 병원으로 이송을 했을 거고요. 구급대원이 그쪽으로 안 갔으니까 (경찰이 볼 때) 사망의 뚜렷한 징후, 목과 몸이 분리가 된다거나 아니면 시반현상이나 사후강직이라거나 이런 것이 (밝혀져) 있지 않는 한은 무조건 심폐소생술을 해서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답입니다.”

경찰은 사건 처리가 미흡했던 부분을 인정하고 경찰관 2명에 대한 징계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이 환자를 병원으로 빨리 이송했더라도 결과가 달라졌을 거라 장담 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당분간 시민들의 쓴 소리를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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