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한중 FTA, 전략적으로 신중하게

입력 2012.05.04 (07:10) 수정 2012.05.04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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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필모 해설위원]

한·중 FTA 협상이 시작됐습니다. 중국과의 FTA는 각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중국은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자 거대 생산기집니다. 지정학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가장 가까운 이웃입니다. 그만큼 경제뿐만 아니라 외교·안보에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됩니다. 효과도 크겠지만 부작용도 못지않게 클 수 있다는 얘깁니다. 이제까지와는 다른 차원의 접근이 필요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먼저 경제적 효과를 살펴볼까요. 가장 큰 효과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중국의 무역장벽을 낮출 수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비교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부문에서 득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주로 중공업제품과 서비스분야가 해당되겠죠. 반면에 예상되는 부작용도 적지 않습니다. 우리도 비슷한 수준으로 장벽을 낮춰야 하니까요. 이럴 경우 농수산 분야나 경공업제품은 타격을 피할 수 없습니다.

다행인 것은 협상이 2단계로 이뤄지는 점입니다. 첫 단계에서는 서로 피해를 걱정하는 ‘민감품목’의 범위와 보호방식을 정하게 됩니다. 그것이 타결돼야만 전면적인 협상을 시작하겠다는 겁니다. 협상이 원만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대내적으로도 선결돼야 할 조건이 있습니다. 바로 FTA로 이익을 보는 분야와 피해를 보는 분야 사이의 이해조정입니다. 관건은 협상 타결 전에 내부적으로 ‘민감품목’의 개방정도와 지원방식에 합의를 이루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한·미 FTA 발효를 둘러싸고 벌어진 것과 같은 갈등과 반목을 되풀이하지 않게 됩니다.

외교·안보상의 파장도 고려해야 합니다. 한·중 FTA는 통상정책을 넘어 한반도의 안보, 중국의 국제 정치 전략과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한반도에 역외가공지대를 지정하기로 한 것은 한반도의 평화정착에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됩니다. 그러나 한·중 FTA가 중국의 신국제질서 구축전략의 일환이라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중국이 한·미 FTA 발효 이후 협상을 서두른 것도 그와 무관치 않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체결한 FTA는 주로 상대국가와의 이익균형을 맞추는 데 역점을 둬왔습니다. 내부의 이해 조정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얘깁니다. 경제적 효과에만 초점을 맞춰온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FTA는 복지, 외교, 안보 등 국민의 삶 전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특히 중국과의 FTA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만큼 어떤 FTA 협상보다도 전략적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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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한중 FTA, 전략적으로 신중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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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2-05-04 15:2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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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필모 해설위원] 한·중 FTA 협상이 시작됐습니다. 중국과의 FTA는 각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중국은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자 거대 생산기집니다. 지정학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가장 가까운 이웃입니다. 그만큼 경제뿐만 아니라 외교·안보에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됩니다. 효과도 크겠지만 부작용도 못지않게 클 수 있다는 얘깁니다. 이제까지와는 다른 차원의 접근이 필요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먼저 경제적 효과를 살펴볼까요. 가장 큰 효과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중국의 무역장벽을 낮출 수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비교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부문에서 득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주로 중공업제품과 서비스분야가 해당되겠죠. 반면에 예상되는 부작용도 적지 않습니다. 우리도 비슷한 수준으로 장벽을 낮춰야 하니까요. 이럴 경우 농수산 분야나 경공업제품은 타격을 피할 수 없습니다. 다행인 것은 협상이 2단계로 이뤄지는 점입니다. 첫 단계에서는 서로 피해를 걱정하는 ‘민감품목’의 범위와 보호방식을 정하게 됩니다. 그것이 타결돼야만 전면적인 협상을 시작하겠다는 겁니다. 협상이 원만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대내적으로도 선결돼야 할 조건이 있습니다. 바로 FTA로 이익을 보는 분야와 피해를 보는 분야 사이의 이해조정입니다. 관건은 협상 타결 전에 내부적으로 ‘민감품목’의 개방정도와 지원방식에 합의를 이루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한·미 FTA 발효를 둘러싸고 벌어진 것과 같은 갈등과 반목을 되풀이하지 않게 됩니다. 외교·안보상의 파장도 고려해야 합니다. 한·중 FTA는 통상정책을 넘어 한반도의 안보, 중국의 국제 정치 전략과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한반도에 역외가공지대를 지정하기로 한 것은 한반도의 평화정착에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됩니다. 그러나 한·중 FTA가 중국의 신국제질서 구축전략의 일환이라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중국이 한·미 FTA 발효 이후 협상을 서두른 것도 그와 무관치 않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체결한 FTA는 주로 상대국가와의 이익균형을 맞추는 데 역점을 둬왔습니다. 내부의 이해 조정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얘깁니다. 경제적 효과에만 초점을 맞춰온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FTA는 복지, 외교, 안보 등 국민의 삶 전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특히 중국과의 FTA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만큼 어떤 FTA 협상보다도 전략적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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