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그리스 선거 결과로 유로 위기감 재확산

입력 2012.05.07 (10:18) 수정 2012.05.07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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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외무 "성장협약 협력"..시장 "獨 선회, 상징적 수준 그칠 것"
시장 "정치권 통제 불능 확인"..伊-스페인, 또다시 시장 공격받을 듯
"그리스 유로 이탈도 쉽지 않다"..유로화, 즉각 폭락

프랑스 대선 결선 투표와 그리스 총선이 예상대로 긴축 반대 정파의 승리로 드러나면서 유로 위기 재연 위기감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들 선거 결과는 유로존 '돈줄'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로 하여금 성장에도 관심을 두면서 긴축을 실행하도록 더 강하게 압박하는 변수가 됐다.

독일의 귀도 베스터벨레 외무장관은 6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가 프랑스 대통령으로 사실상 확정되자 유럽 경제를 위해 "성장 협약을 만드는 데 힘을 합칠 것"이라고 발 빠르게 유화 제스처를 보냈다.

이와 관련, 베를린의 외교 소식통들도 "최근 메르켈 측과 올랑드 캠프 간에 '공기 정화'를 위한 여러 차례의 비공개 접촉이 있었다"면서 "올랑드의 메르켈 비판이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 소식통은 메르켈이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노골적으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재선을 지원해 '메르코지'란 용어까지 나왔음을 상기시키면서 이제는 베를린 측이 '메르콜랑드'로 급선회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시장 관계자들은 메르켈의 이런 '변화'가 현실적인 한계 때문에 상징적 수준을 넘어서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코펜하겐 소재 삭소 뱅크의 스티븐 제콥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제는 정치권이 유럽 상황을 통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정치권과 유권자 간 공백이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콥슨은 "프랑스와 그리스 선거 결과가 이를 잘 반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권자의 메시지는 '우리가 개혁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이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파리 소재 CMC 마켓의 파브리스 쿠스테 대표도 "올랑드가 집권 첫날부터 불 방석에 앉았다"면서 "캠페인 때 뭐라고 공약했든 움직일 수 있는 여지가 실질적으로 좁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그리스 연정이 선거 패배 후 "구제 합의 내용을 재협상하겠다"고 즉각 말을 바꿨음을 상기시키면서 이는 유로존이 또다시 전면적인 위기 모드로 복귀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선거 결과에 어떻게 움직일지가 우선으로 주목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이탈리아와 스페인 구제 가능성이 또다시 도마에 오르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런던 소재 싱크탱크 '유럽개혁센터'의 찰스 그랜트 대표는 "스페인의 경제 규모가 그리스와 비교되지 않기 때문에 여러 면에서 큰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 때문에 유로 '방화벽'을 확대하고 유럽중앙은행(ECB)도 이례적으로 두 차례나 장기 대출을 강행하는 등 안간힘을 써 간신히 최악의 상황은 막았지만, 스페인에서 또다시 연기가 나기 시작한 점도 상기시켰다.

전문가들은 올랑드가 취임하는 대로 곧 베를린을 방문해 성장 협약을 논의해 내달의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 제시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 내용은 앞서 일부 보도된 대로 ECB보다는 '더 탄력 있게' 움직일 수 있는 유럽개발은행(EIB) 등을 통해 인프라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필요하면 재원 확보를 위해 '개발 채권'도 발행하는 방법이 동원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런 프로젝트를 가동하더라도 과연 유로 위기국 상황을 진정시킬 수 있겠느냐는 점에는 다수의 경제 전문가들이 고개를 젓는 것이 현실이다.

유럽개혁센터의 그랜트는 그리스의 유로 이탈이 쉽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리스는 어떤 처방도 먹히지 않는 역내의 유일한 국가"라면서 그러나 "그리스의 유로 포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도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그리스 이탈 시 시장이 즉각 '그다음은 누구'냐는 쪽에 초점을 맞출 것이며 이는 그간 대마불사란 '방패'에 어렵사리 의존해온 이탈리아와 스페인에 대한 또 다른 공격으로 이어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랜트는 또 "그리스가 유로존 이탈을 선택하더라도 그것이 실현되려면 시간이 엄청나게 걸릴 수밖에 없다는 점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발레리 플라뇰 리서치 책임자는 "시장이 현재 프랑스보다는 그리스를 더 걱정하고 있다"면서 총선에서 58%를 득표한 야당의 반 긴축 기조가 완강한 점을 상기시켰다.

런던 소재 로이드 TSB의 금리 전략가 아킬레아스 게오르고풀로스는 "주식보다는 채권이 더 민감하다"면서 "특히 국채 쪽이 심하게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10년 만기 스페인 국채 수익률이 이미 지난 몇 주 6% 수준을 오락가락해왔다면서 머지않아 '마지노선'인 7%에 다시 육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프랑스도 올랑드에 대한 금융시장의 우려가 이미 채권 수익률에 반영되기는 했으나 그의 당선이 확정됨에 따라 그간의 반 긴축 발언이 본격적인 '올랑드 프리미엄'으로 추가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선거 결과는 유로화에도 즉각 반영됐다.

달러에 대한 유로 가치는 7일 도쿄에서 오전 7시 현재 유로당 1.3022달러로 지난 주말 마감 치인 1.3082에서 크게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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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그리스 선거 결과로 유로 위기감 재확산
    • 입력 2012-05-07 10:18:27
    • 수정2012-05-07 10:26:16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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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외무 "성장협약 협력"..시장 "獨 선회, 상징적 수준 그칠 것" 시장 "정치권 통제 불능 확인"..伊-스페인, 또다시 시장 공격받을 듯 "그리스 유로 이탈도 쉽지 않다"..유로화, 즉각 폭락 프랑스 대선 결선 투표와 그리스 총선이 예상대로 긴축 반대 정파의 승리로 드러나면서 유로 위기 재연 위기감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들 선거 결과는 유로존 '돈줄'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로 하여금 성장에도 관심을 두면서 긴축을 실행하도록 더 강하게 압박하는 변수가 됐다. 독일의 귀도 베스터벨레 외무장관은 6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가 프랑스 대통령으로 사실상 확정되자 유럽 경제를 위해 "성장 협약을 만드는 데 힘을 합칠 것"이라고 발 빠르게 유화 제스처를 보냈다. 이와 관련, 베를린의 외교 소식통들도 "최근 메르켈 측과 올랑드 캠프 간에 '공기 정화'를 위한 여러 차례의 비공개 접촉이 있었다"면서 "올랑드의 메르켈 비판이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 소식통은 메르켈이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노골적으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재선을 지원해 '메르코지'란 용어까지 나왔음을 상기시키면서 이제는 베를린 측이 '메르콜랑드'로 급선회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시장 관계자들은 메르켈의 이런 '변화'가 현실적인 한계 때문에 상징적 수준을 넘어서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코펜하겐 소재 삭소 뱅크의 스티븐 제콥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제는 정치권이 유럽 상황을 통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정치권과 유권자 간 공백이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콥슨은 "프랑스와 그리스 선거 결과가 이를 잘 반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권자의 메시지는 '우리가 개혁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이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파리 소재 CMC 마켓의 파브리스 쿠스테 대표도 "올랑드가 집권 첫날부터 불 방석에 앉았다"면서 "캠페인 때 뭐라고 공약했든 움직일 수 있는 여지가 실질적으로 좁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그리스 연정이 선거 패배 후 "구제 합의 내용을 재협상하겠다"고 즉각 말을 바꿨음을 상기시키면서 이는 유로존이 또다시 전면적인 위기 모드로 복귀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선거 결과에 어떻게 움직일지가 우선으로 주목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이탈리아와 스페인 구제 가능성이 또다시 도마에 오르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런던 소재 싱크탱크 '유럽개혁센터'의 찰스 그랜트 대표는 "스페인의 경제 규모가 그리스와 비교되지 않기 때문에 여러 면에서 큰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 때문에 유로 '방화벽'을 확대하고 유럽중앙은행(ECB)도 이례적으로 두 차례나 장기 대출을 강행하는 등 안간힘을 써 간신히 최악의 상황은 막았지만, 스페인에서 또다시 연기가 나기 시작한 점도 상기시켰다. 전문가들은 올랑드가 취임하는 대로 곧 베를린을 방문해 성장 협약을 논의해 내달의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 제시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 내용은 앞서 일부 보도된 대로 ECB보다는 '더 탄력 있게' 움직일 수 있는 유럽개발은행(EIB) 등을 통해 인프라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필요하면 재원 확보를 위해 '개발 채권'도 발행하는 방법이 동원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런 프로젝트를 가동하더라도 과연 유로 위기국 상황을 진정시킬 수 있겠느냐는 점에는 다수의 경제 전문가들이 고개를 젓는 것이 현실이다. 유럽개혁센터의 그랜트는 그리스의 유로 이탈이 쉽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리스는 어떤 처방도 먹히지 않는 역내의 유일한 국가"라면서 그러나 "그리스의 유로 포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도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그리스 이탈 시 시장이 즉각 '그다음은 누구'냐는 쪽에 초점을 맞출 것이며 이는 그간 대마불사란 '방패'에 어렵사리 의존해온 이탈리아와 스페인에 대한 또 다른 공격으로 이어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랜트는 또 "그리스가 유로존 이탈을 선택하더라도 그것이 실현되려면 시간이 엄청나게 걸릴 수밖에 없다는 점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발레리 플라뇰 리서치 책임자는 "시장이 현재 프랑스보다는 그리스를 더 걱정하고 있다"면서 총선에서 58%를 득표한 야당의 반 긴축 기조가 완강한 점을 상기시켰다. 런던 소재 로이드 TSB의 금리 전략가 아킬레아스 게오르고풀로스는 "주식보다는 채권이 더 민감하다"면서 "특히 국채 쪽이 심하게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10년 만기 스페인 국채 수익률이 이미 지난 몇 주 6% 수준을 오락가락해왔다면서 머지않아 '마지노선'인 7%에 다시 육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프랑스도 올랑드에 대한 금융시장의 우려가 이미 채권 수익률에 반영되기는 했으나 그의 당선이 확정됨에 따라 그간의 반 긴축 발언이 본격적인 '올랑드 프리미엄'으로 추가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선거 결과는 유로화에도 즉각 반영됐다. 달러에 대한 유로 가치는 7일 도쿄에서 오전 7시 현재 유로당 1.3022달러로 지난 주말 마감 치인 1.3082에서 크게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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