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게임 빠져 범죄 무감각…해법은?

입력 2012.05.20 (21:51) 수정 2012.05.20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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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금 보시는 화면은 한 PC방 CCTV 영상입니다.

웬 청년들이 몽둥이를 들고 들어와 한 손님을 마구 때리는데요, 그 이유가 참 기가 막힙니다. 인터넷 게임을 하다 시비가 붙어서 상대방을 직접 찾아가 마구 폭행했다는 겁니다.

이렇게 게임에 빠져서 범죄에 무감각해지는V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김명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녹취>지난달 5일 KBS뉴스9:"경찰에 붙잡힌 26살 정모 씨는 건물 지하 PC방에서 양수가 터질 때까지 게임을 하다 화장실에서 아기를 낳았습니다."

PC방 화장실에서 낳은 아기를 버렸던 정모 씨.

대전의 한 미혼모 시설에서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며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습니다.

<녹취> 정00 (26살):"애 낳았을 때에는 계속 게임방에 있었는데 그 때 당시에는 갈 데도 없고 그래서 어떻게 되겠지 하고 계속 미루다가..."

수천 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던 한 인터넷 게임 소장판 한정 판매 현장.

행사장에서 새치기를 하지 말라며 협박성 사진과 글을 인터넷에 올려 적발된 남성에게 게임은 곧 현실이었습니다.

<녹취> 김남주(서울 성동경찰서 수사과):"자기가 소지한 칼로 게임 캐릭터의 모습을 나타내서 인터넷 사이트에 올림으로써 자기를 과시하려고 한 것 같습니다."

PC방에 갈 돈이 떨어지자 편의점에 침입해 강도짓을 하고, 심지어 초등학생들이 자정 이후 게임 접속을 제한하는 정책에 반발해 여성가족부 홈페이지를 디도스 공격하는 일까지 벌어질 정돕니다.

게임 상대방과 벌어진 말다툼이 현실로 이어지는 이른바 '현피'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흔한 일이 돼버렸습니다.

<녹취> 중학생:"(현피를 왜 하는 거예요?) 재미있으니까요. 친구들이 먼저 화나게 하니까 짜증나서..."

게임 중독이 새로운 사회 범죄를 낳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명주입니다.

<앵커 멘트>

이런 심한 범죄까지는 아니라고 해도 일단 게임에 중독되면 신경질적이 된다든지 가족과 대화를 하지 않는다든지 성격까지 변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아예 게임을 금지하는 것이 답은 아니겠죠.

현실적인 해법은 무엇인지 황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 주부는 지난 2년 동안 게임에 빠진 중학생 아들 때문에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아들은 공부는 뒷전인 채 무슨 말을 해도 신경질과 짜증부터 냈고 PC방에서 살다시피 했습니다.

<인터뷰> 박 모 씨(게임중독 중학생 둔 주부):"아이가 좀 심각해지면서 사실은 일도 그만뒀어요. 왜냐면 제가 없는 시간에 아이가 게임을 몇시간 하는지 모르거든요."

아들을 변하게 한 건 달라진 접근법이었습니다.

무작정 혼내거나 못하게 하지 않고 매일 정해진 시간만큼만 게임을 하게 했더니 성격도 밝아지고 학업에도 흥미를 보이기 시작한 겁니다.

지난 2003년 3,600건에서 지난해 13만 건으로 크게 늘고 있는 인터넷이나 게임 중독 상담에 대한 치료도 '조절'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인터뷰> 전종수 (단장/한국정보화진흥원):"인터넷의 특성이 들어간 것이기 때문에 옛날 게임 형식의 진단으로 진단을 하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치료가 안 됩니다."

실제로 한 대학 병원에서 게임 중독 환자 300명을 관찰했더니 게임을 아예 못하게 하거나 더 많이 하게 한 것보다 적당히 조절하게 했을 때 치료 효과가 가장 높았습니다.

<인터뷰> 한덕현(중앙대병원 게임몰입 치료센터장):"게임을 아예 못하게 하면 게임을 안하는 그 자체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내가 왜 못해 이거…"

특히, 게임 중독 청소년들은 자기 정체성이 낮기 때문에 정체성을 높여주는 치료와 부모의 관심이 필수적입니다.
KBS뉴스 황진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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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진단] 게임 빠져 범죄 무감각…해법은?
    • 입력 2012-05-20 21:51:20
    • 수정2012-05-20 21:59:34
    뉴스 9
<앵커 멘트> 지금 보시는 화면은 한 PC방 CCTV 영상입니다. 웬 청년들이 몽둥이를 들고 들어와 한 손님을 마구 때리는데요, 그 이유가 참 기가 막힙니다. 인터넷 게임을 하다 시비가 붙어서 상대방을 직접 찾아가 마구 폭행했다는 겁니다. 이렇게 게임에 빠져서 범죄에 무감각해지는V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김명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녹취>지난달 5일 KBS뉴스9:"경찰에 붙잡힌 26살 정모 씨는 건물 지하 PC방에서 양수가 터질 때까지 게임을 하다 화장실에서 아기를 낳았습니다." PC방 화장실에서 낳은 아기를 버렸던 정모 씨. 대전의 한 미혼모 시설에서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며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습니다. <녹취> 정00 (26살):"애 낳았을 때에는 계속 게임방에 있었는데 그 때 당시에는 갈 데도 없고 그래서 어떻게 되겠지 하고 계속 미루다가..." 수천 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던 한 인터넷 게임 소장판 한정 판매 현장. 행사장에서 새치기를 하지 말라며 협박성 사진과 글을 인터넷에 올려 적발된 남성에게 게임은 곧 현실이었습니다. <녹취> 김남주(서울 성동경찰서 수사과):"자기가 소지한 칼로 게임 캐릭터의 모습을 나타내서 인터넷 사이트에 올림으로써 자기를 과시하려고 한 것 같습니다." PC방에 갈 돈이 떨어지자 편의점에 침입해 강도짓을 하고, 심지어 초등학생들이 자정 이후 게임 접속을 제한하는 정책에 반발해 여성가족부 홈페이지를 디도스 공격하는 일까지 벌어질 정돕니다. 게임 상대방과 벌어진 말다툼이 현실로 이어지는 이른바 '현피'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흔한 일이 돼버렸습니다. <녹취> 중학생:"(현피를 왜 하는 거예요?) 재미있으니까요. 친구들이 먼저 화나게 하니까 짜증나서..." 게임 중독이 새로운 사회 범죄를 낳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명주입니다. <앵커 멘트> 이런 심한 범죄까지는 아니라고 해도 일단 게임에 중독되면 신경질적이 된다든지 가족과 대화를 하지 않는다든지 성격까지 변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아예 게임을 금지하는 것이 답은 아니겠죠. 현실적인 해법은 무엇인지 황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 주부는 지난 2년 동안 게임에 빠진 중학생 아들 때문에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아들은 공부는 뒷전인 채 무슨 말을 해도 신경질과 짜증부터 냈고 PC방에서 살다시피 했습니다. <인터뷰> 박 모 씨(게임중독 중학생 둔 주부):"아이가 좀 심각해지면서 사실은 일도 그만뒀어요. 왜냐면 제가 없는 시간에 아이가 게임을 몇시간 하는지 모르거든요." 아들을 변하게 한 건 달라진 접근법이었습니다. 무작정 혼내거나 못하게 하지 않고 매일 정해진 시간만큼만 게임을 하게 했더니 성격도 밝아지고 학업에도 흥미를 보이기 시작한 겁니다. 지난 2003년 3,600건에서 지난해 13만 건으로 크게 늘고 있는 인터넷이나 게임 중독 상담에 대한 치료도 '조절'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인터뷰> 전종수 (단장/한국정보화진흥원):"인터넷의 특성이 들어간 것이기 때문에 옛날 게임 형식의 진단으로 진단을 하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치료가 안 됩니다." 실제로 한 대학 병원에서 게임 중독 환자 300명을 관찰했더니 게임을 아예 못하게 하거나 더 많이 하게 한 것보다 적당히 조절하게 했을 때 치료 효과가 가장 높았습니다. <인터뷰> 한덕현(중앙대병원 게임몰입 치료센터장):"게임을 아예 못하게 하면 게임을 안하는 그 자체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내가 왜 못해 이거…" 특히, 게임 중독 청소년들은 자기 정체성이 낮기 때문에 정체성을 높여주는 치료와 부모의 관심이 필수적입니다. KBS뉴스 황진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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