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딸 사망보험금 ‘이혼’ 생모 지급 논란
입력 2012.06.07 (08:58)
수정 2012.06.07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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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0여 년 전 이혼하면서, 남편에게 딸을 맡기고 떠났던 생모가 이 딸이 사고로 숨지자마자 보험금을 타갔습니다.
법적으로 생모에겐 보험금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데요.
13년 전 딸 곁을 떠난 어머니가 보험금은 받아 간 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오언종 아나운서, 이 딸이요.
운전자가 DMB를 보던 화물차에 치여 숨졌다고 보도됐던, 그 사이클 선수 가운데 한 명이라면서요?
<기자 멘트>
네. 지난달 25톤 화물차가 국도에서 훈련 중이던 여자 사이클 선수단을 덮쳐서 세 명의 선수가 사망한 안타까운 사고 다들 기억하실 텐데요.
이 선수들 중 숨진 19살 정모양의 생모에게 현행 상속법에 따라 보험금의 50%인 7천5백만원이 이미 지급돼 법정소송까지 가게 된 것이죠.
더욱이 정양의 생모는 정양이 사망하고 바로 다음날 보험금을 청구한데다 나머지 보상금과 위로금 등에 대해서도 절반을 요구하고 있어 다른 유가족의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낳은 정이냐 기른 정이냐,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는 보험금 가족 송사사건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5월 1일, 66살 백모씨가 몰던 화물차가 도로에서 훈련 중이던 경북 상주시청 여자 사이클 선수단의 승합차를 들이받아, 앞서 가던 3명의 선수가 숨진 사고가 있었습니다.
사망한 선수 중 가장 나이가 어렸던 19살 정양.
얼마 전, 정양의 가족들은 딸을 먼저 보낸 슬픔에 이어, 더욱 가슴 아픈 일을 겪어야 했습니다.
정양의 어머니 김모씨는 최근 대한사이클연맹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그 상세한 내용을 밝혔는데요.
내용인 즉, 정양의 보험금 절반을 10여 년 전 이혼한 생모가 찾아갔다는 것.
유가족들은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녹취> 유가족 (음성변조) : "보험회사에서 전화가 왔는데 보험금을 생모한테 50% 줘도 되느냐고, 생모에게서 연락이 왔다고 (하더라고요) 아직 장례도 안 치렀고 시청이랑 합의된 것도 하나 없는 상태에서 겨우 하루 지났는데 보험금 얘기가 나오니까 우린 진짜 경악했어요."
정양이 사망한 바로 다음 날, 정양의 생모가 보험금을 청구했다는 소식이 들려온 겁니다.
그로부터 보름 뒤쯤, 사망보험금의 50%인 7천500만원이 생모의 계좌로 입금됐습니다.
<녹취> 유가족 (음성변조) : "(정양) 여덟 살 때 이혼해서 나갔거든요. 지금 있는 엄마가 아니면 아이들을 키울 수 없었어요. 이제 와서 권리만 주장하는 건 부당하다고 생각하죠."
정양의 부모는 13년 전, 정양이 8살이 되던 해에 이혼했다고 합니다.
정양의 가족들은, 이혼의 이유가 생모에게 있었다고 주장하는데요.
<녹취> 유가족 (음성변조) : "애들 키울 때도 친엄마는 술 좋아하고 화투 좋아하고 그랬지 애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좀 그렇게 했었어요. 그 엄마가 애들한테 기여한 건 전혀 없다고 봐요 정말로."
정양의 양어머니 김씨 역시, 딸에게서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말합니다.
<녹취> 정양 양어머니 (음성변조) : "친엄마에 대한 기억은 초등학교 1학년 때 학교 갔다 오면 엄마가 노름을 하고 있었대요. 그럼 가면 천원을 줬대요. 그걸 다 쓰고 오면 또 천원을 줬대요. 엄마에 대한 기억이 그것 밖에 없대요."
양어머니 김씨가 정양의 아버지와 재혼한 건8년 전, 정양이 11살이 되던 때였습니다.
김씨는 사이클선수가 꿈인 정양을 물심양면으로 뒷바라지하며 헌신해왔다고 합니다.
<녹취> 유가족 (음성변조) : "계모라 그러면 애들이 기죽고 그럴까봐 애가 필요하다는 건 뭐든지 좀 더 (해줬어요) 한 개가 필요하면 두 개, 세 개를 보내줘야겠다고 생각을 하는 게 작은어머니셨거든요."
<녹취> 유가족 (음성변조) : "유품 정리하다 보니까 보약, 건강보조식품이 열세 가지가 넘더라고요. 운동선수에게 좋은 거는 어떻게 구해서 전부 보내고 그렇게 내 자식, 내 딸이라고 엄청 그랬어요. 진짜로 챙겨줬어요. (오죽하면 애가) 세상에서 제일 존경하는 사람이 새엄마라고 (그랬어요)"
유가족들의 이 같은 얘기는 정양이 다니던 학교에서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체육고등학교에서 기숙하며 지냈던 정양.
양어머니 김씨는 언제나 변함없이 정양을 걱정했었다고 합니다.
<녹취> 학교 관계자 (음성변조) : "항상 무슨 일 있으면 “코치님 00이 오늘 목소리가 안 좋은데 무슨 일 있었나요?” 이렇게 연락이 왔어요. 사실 새엄마라는 그런 생각이 잘 안 들었죠. 그냥 엄마라는 느낌이죠."
정양을 늘 곁에서 지켜봐 온 선생님들은 양어머니 김씨와 정양의 사이가 그 어떤 모녀보다 더 가까웠다고 말합니다.
<녹취> 학교 관계자 (음성변조) : "새엄마라고 해서 이렇게 벽을 쌓고 마음의 문을 닫고 이런 게 아니라 항상 “엄마 사랑해” 이렇게 표현을 했었고, 유독 (정양이) 엄마를 따르는 그런 게 많았어요."
사이클이 워낙 위험한 운동이기 때문에, 양어머니 김씨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정양 명의로 의료실비보험 등 보험도 3개나 가입했습니다.
그런데 정양이 사망하자 생모가 보험금을 타가고, 심지어는 나머지 보상금, 위로금 등에 대해서도 절반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
현행 상속법 상, 생모에게는 친자의 보험금 일부를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인터뷰> 김승교 변호사 : "우리 현행법이 그것(이혼)과는 상관없이 친모, 친부에게 상속권이 있는 걸로 되어있기 때문에 설사 이혼하고 어릴 때 헤어졌고, 부양하지 않았더라도 현행법상으로는 안줄 수가 없게 되어있습니다."
이에 양어머니 김씨는 변호사를 선임해 법정싸움을 벌이게 됐습니다.
<녹취> 정양 양어머니 (음성변조) : "내 뱃속으로 낳았건, 낳지 않았건 자식은 내 목숨과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 큰딸하고 얘기를 했어요. “이게 비단 엄마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니까 엄마는 총대를 짊어지고 (재판)해야 되겠다.” 라고요."
하지만 생모인 조모씨의 얘기는 다릅니다.
이혼 후에도 정양이 선수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수시로 학교를 찾아가 응원을 하는 등 도움을 주었다는 것.
보험금에만 욕심내는 비정한 엄마로 만드는 데에 분노를 느낀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정양 친어머니 (음성변조) : "제가 (보험금) 요구한 게 아니고 제 남동생이 누나의 권리를 찾으라며 대리로 다 하는 거예요. 딸자식 목숨 값을 두고 어떻게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또한 생모 조씨는 자신이 받은 보험금을 정양의 모교에 기부할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정양 친어머니 (음성변조) : "꿈도 펼치지 못하고 갔는데 제가 남아서 할 일이 뭡니까? 00이를 위해서 그 돈을 기부하고 싶어요."
정양이 세상을 떠난 지 한 달.
정양을 아꼈던 이들은, 빨리 이 같은 갈등이 해결되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녹취> 학교 관계자 (음성변조) : "빨리 이게 해결이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고요. 그게 또 00이가 원하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야 00이가 좋은 곳에 가서 편하게 쉴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망보험금을 두고 팽팽히 맞서고 있는 양측.
법이 누구의 손을 들어 줄지 법원의 판결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10여 년 전 이혼하면서, 남편에게 딸을 맡기고 떠났던 생모가 이 딸이 사고로 숨지자마자 보험금을 타갔습니다.
법적으로 생모에겐 보험금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데요.
13년 전 딸 곁을 떠난 어머니가 보험금은 받아 간 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오언종 아나운서, 이 딸이요.
운전자가 DMB를 보던 화물차에 치여 숨졌다고 보도됐던, 그 사이클 선수 가운데 한 명이라면서요?
<기자 멘트>
네. 지난달 25톤 화물차가 국도에서 훈련 중이던 여자 사이클 선수단을 덮쳐서 세 명의 선수가 사망한 안타까운 사고 다들 기억하실 텐데요.
이 선수들 중 숨진 19살 정모양의 생모에게 현행 상속법에 따라 보험금의 50%인 7천5백만원이 이미 지급돼 법정소송까지 가게 된 것이죠.
더욱이 정양의 생모는 정양이 사망하고 바로 다음날 보험금을 청구한데다 나머지 보상금과 위로금 등에 대해서도 절반을 요구하고 있어 다른 유가족의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낳은 정이냐 기른 정이냐,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는 보험금 가족 송사사건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5월 1일, 66살 백모씨가 몰던 화물차가 도로에서 훈련 중이던 경북 상주시청 여자 사이클 선수단의 승합차를 들이받아, 앞서 가던 3명의 선수가 숨진 사고가 있었습니다.
사망한 선수 중 가장 나이가 어렸던 19살 정양.
얼마 전, 정양의 가족들은 딸을 먼저 보낸 슬픔에 이어, 더욱 가슴 아픈 일을 겪어야 했습니다.
정양의 어머니 김모씨는 최근 대한사이클연맹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그 상세한 내용을 밝혔는데요.
내용인 즉, 정양의 보험금 절반을 10여 년 전 이혼한 생모가 찾아갔다는 것.
유가족들은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녹취> 유가족 (음성변조) : "보험회사에서 전화가 왔는데 보험금을 생모한테 50% 줘도 되느냐고, 생모에게서 연락이 왔다고 (하더라고요) 아직 장례도 안 치렀고 시청이랑 합의된 것도 하나 없는 상태에서 겨우 하루 지났는데 보험금 얘기가 나오니까 우린 진짜 경악했어요."
정양이 사망한 바로 다음 날, 정양의 생모가 보험금을 청구했다는 소식이 들려온 겁니다.
그로부터 보름 뒤쯤, 사망보험금의 50%인 7천500만원이 생모의 계좌로 입금됐습니다.
<녹취> 유가족 (음성변조) : "(정양) 여덟 살 때 이혼해서 나갔거든요. 지금 있는 엄마가 아니면 아이들을 키울 수 없었어요. 이제 와서 권리만 주장하는 건 부당하다고 생각하죠."
정양의 부모는 13년 전, 정양이 8살이 되던 해에 이혼했다고 합니다.
정양의 가족들은, 이혼의 이유가 생모에게 있었다고 주장하는데요.
<녹취> 유가족 (음성변조) : "애들 키울 때도 친엄마는 술 좋아하고 화투 좋아하고 그랬지 애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좀 그렇게 했었어요. 그 엄마가 애들한테 기여한 건 전혀 없다고 봐요 정말로."
정양의 양어머니 김씨 역시, 딸에게서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말합니다.
<녹취> 정양 양어머니 (음성변조) : "친엄마에 대한 기억은 초등학교 1학년 때 학교 갔다 오면 엄마가 노름을 하고 있었대요. 그럼 가면 천원을 줬대요. 그걸 다 쓰고 오면 또 천원을 줬대요. 엄마에 대한 기억이 그것 밖에 없대요."
양어머니 김씨가 정양의 아버지와 재혼한 건8년 전, 정양이 11살이 되던 때였습니다.
김씨는 사이클선수가 꿈인 정양을 물심양면으로 뒷바라지하며 헌신해왔다고 합니다.
<녹취> 유가족 (음성변조) : "계모라 그러면 애들이 기죽고 그럴까봐 애가 필요하다는 건 뭐든지 좀 더 (해줬어요) 한 개가 필요하면 두 개, 세 개를 보내줘야겠다고 생각을 하는 게 작은어머니셨거든요."
<녹취> 유가족 (음성변조) : "유품 정리하다 보니까 보약, 건강보조식품이 열세 가지가 넘더라고요. 운동선수에게 좋은 거는 어떻게 구해서 전부 보내고 그렇게 내 자식, 내 딸이라고 엄청 그랬어요. 진짜로 챙겨줬어요. (오죽하면 애가) 세상에서 제일 존경하는 사람이 새엄마라고 (그랬어요)"
유가족들의 이 같은 얘기는 정양이 다니던 학교에서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체육고등학교에서 기숙하며 지냈던 정양.
양어머니 김씨는 언제나 변함없이 정양을 걱정했었다고 합니다.
<녹취> 학교 관계자 (음성변조) : "항상 무슨 일 있으면 “코치님 00이 오늘 목소리가 안 좋은데 무슨 일 있었나요?” 이렇게 연락이 왔어요. 사실 새엄마라는 그런 생각이 잘 안 들었죠. 그냥 엄마라는 느낌이죠."
정양을 늘 곁에서 지켜봐 온 선생님들은 양어머니 김씨와 정양의 사이가 그 어떤 모녀보다 더 가까웠다고 말합니다.
<녹취> 학교 관계자 (음성변조) : "새엄마라고 해서 이렇게 벽을 쌓고 마음의 문을 닫고 이런 게 아니라 항상 “엄마 사랑해” 이렇게 표현을 했었고, 유독 (정양이) 엄마를 따르는 그런 게 많았어요."
사이클이 워낙 위험한 운동이기 때문에, 양어머니 김씨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정양 명의로 의료실비보험 등 보험도 3개나 가입했습니다.
그런데 정양이 사망하자 생모가 보험금을 타가고, 심지어는 나머지 보상금, 위로금 등에 대해서도 절반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
현행 상속법 상, 생모에게는 친자의 보험금 일부를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인터뷰> 김승교 변호사 : "우리 현행법이 그것(이혼)과는 상관없이 친모, 친부에게 상속권이 있는 걸로 되어있기 때문에 설사 이혼하고 어릴 때 헤어졌고, 부양하지 않았더라도 현행법상으로는 안줄 수가 없게 되어있습니다."
이에 양어머니 김씨는 변호사를 선임해 법정싸움을 벌이게 됐습니다.
<녹취> 정양 양어머니 (음성변조) : "내 뱃속으로 낳았건, 낳지 않았건 자식은 내 목숨과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 큰딸하고 얘기를 했어요. “이게 비단 엄마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니까 엄마는 총대를 짊어지고 (재판)해야 되겠다.” 라고요."
하지만 생모인 조모씨의 얘기는 다릅니다.
이혼 후에도 정양이 선수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수시로 학교를 찾아가 응원을 하는 등 도움을 주었다는 것.
보험금에만 욕심내는 비정한 엄마로 만드는 데에 분노를 느낀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정양 친어머니 (음성변조) : "제가 (보험금) 요구한 게 아니고 제 남동생이 누나의 권리를 찾으라며 대리로 다 하는 거예요. 딸자식 목숨 값을 두고 어떻게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또한 생모 조씨는 자신이 받은 보험금을 정양의 모교에 기부할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정양 친어머니 (음성변조) : "꿈도 펼치지 못하고 갔는데 제가 남아서 할 일이 뭡니까? 00이를 위해서 그 돈을 기부하고 싶어요."
정양이 세상을 떠난 지 한 달.
정양을 아꼈던 이들은, 빨리 이 같은 갈등이 해결되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녹취> 학교 관계자 (음성변조) : "빨리 이게 해결이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고요. 그게 또 00이가 원하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야 00이가 좋은 곳에 가서 편하게 쉴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망보험금을 두고 팽팽히 맞서고 있는 양측.
법이 누구의 손을 들어 줄지 법원의 판결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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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2-06-07 08:58:39
- 수정2012-06-07 13:3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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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전 이혼하면서, 남편에게 딸을 맡기고 떠났던 생모가 이 딸이 사고로 숨지자마자 보험금을 타갔습니다.
법적으로 생모에겐 보험금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데요.
13년 전 딸 곁을 떠난 어머니가 보험금은 받아 간 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오언종 아나운서, 이 딸이요.
운전자가 DMB를 보던 화물차에 치여 숨졌다고 보도됐던, 그 사이클 선수 가운데 한 명이라면서요?
<기자 멘트>
네. 지난달 25톤 화물차가 국도에서 훈련 중이던 여자 사이클 선수단을 덮쳐서 세 명의 선수가 사망한 안타까운 사고 다들 기억하실 텐데요.
이 선수들 중 숨진 19살 정모양의 생모에게 현행 상속법에 따라 보험금의 50%인 7천5백만원이 이미 지급돼 법정소송까지 가게 된 것이죠.
더욱이 정양의 생모는 정양이 사망하고 바로 다음날 보험금을 청구한데다 나머지 보상금과 위로금 등에 대해서도 절반을 요구하고 있어 다른 유가족의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낳은 정이냐 기른 정이냐,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는 보험금 가족 송사사건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5월 1일, 66살 백모씨가 몰던 화물차가 도로에서 훈련 중이던 경북 상주시청 여자 사이클 선수단의 승합차를 들이받아, 앞서 가던 3명의 선수가 숨진 사고가 있었습니다.
사망한 선수 중 가장 나이가 어렸던 19살 정양.
얼마 전, 정양의 가족들은 딸을 먼저 보낸 슬픔에 이어, 더욱 가슴 아픈 일을 겪어야 했습니다.
정양의 어머니 김모씨는 최근 대한사이클연맹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그 상세한 내용을 밝혔는데요.
내용인 즉, 정양의 보험금 절반을 10여 년 전 이혼한 생모가 찾아갔다는 것.
유가족들은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녹취> 유가족 (음성변조) : "보험회사에서 전화가 왔는데 보험금을 생모한테 50% 줘도 되느냐고, 생모에게서 연락이 왔다고 (하더라고요) 아직 장례도 안 치렀고 시청이랑 합의된 것도 하나 없는 상태에서 겨우 하루 지났는데 보험금 얘기가 나오니까 우린 진짜 경악했어요."
정양이 사망한 바로 다음 날, 정양의 생모가 보험금을 청구했다는 소식이 들려온 겁니다.
그로부터 보름 뒤쯤, 사망보험금의 50%인 7천500만원이 생모의 계좌로 입금됐습니다.
<녹취> 유가족 (음성변조) : "(정양) 여덟 살 때 이혼해서 나갔거든요. 지금 있는 엄마가 아니면 아이들을 키울 수 없었어요. 이제 와서 권리만 주장하는 건 부당하다고 생각하죠."
정양의 부모는 13년 전, 정양이 8살이 되던 해에 이혼했다고 합니다.
정양의 가족들은, 이혼의 이유가 생모에게 있었다고 주장하는데요.
<녹취> 유가족 (음성변조) : "애들 키울 때도 친엄마는 술 좋아하고 화투 좋아하고 그랬지 애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좀 그렇게 했었어요. 그 엄마가 애들한테 기여한 건 전혀 없다고 봐요 정말로."
정양의 양어머니 김씨 역시, 딸에게서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말합니다.
<녹취> 정양 양어머니 (음성변조) : "친엄마에 대한 기억은 초등학교 1학년 때 학교 갔다 오면 엄마가 노름을 하고 있었대요. 그럼 가면 천원을 줬대요. 그걸 다 쓰고 오면 또 천원을 줬대요. 엄마에 대한 기억이 그것 밖에 없대요."
양어머니 김씨가 정양의 아버지와 재혼한 건8년 전, 정양이 11살이 되던 때였습니다.
김씨는 사이클선수가 꿈인 정양을 물심양면으로 뒷바라지하며 헌신해왔다고 합니다.
<녹취> 유가족 (음성변조) : "계모라 그러면 애들이 기죽고 그럴까봐 애가 필요하다는 건 뭐든지 좀 더 (해줬어요) 한 개가 필요하면 두 개, 세 개를 보내줘야겠다고 생각을 하는 게 작은어머니셨거든요."
<녹취> 유가족 (음성변조) : "유품 정리하다 보니까 보약, 건강보조식품이 열세 가지가 넘더라고요. 운동선수에게 좋은 거는 어떻게 구해서 전부 보내고 그렇게 내 자식, 내 딸이라고 엄청 그랬어요. 진짜로 챙겨줬어요. (오죽하면 애가) 세상에서 제일 존경하는 사람이 새엄마라고 (그랬어요)"
유가족들의 이 같은 얘기는 정양이 다니던 학교에서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체육고등학교에서 기숙하며 지냈던 정양.
양어머니 김씨는 언제나 변함없이 정양을 걱정했었다고 합니다.
<녹취> 학교 관계자 (음성변조) : "항상 무슨 일 있으면 “코치님 00이 오늘 목소리가 안 좋은데 무슨 일 있었나요?” 이렇게 연락이 왔어요. 사실 새엄마라는 그런 생각이 잘 안 들었죠. 그냥 엄마라는 느낌이죠."
정양을 늘 곁에서 지켜봐 온 선생님들은 양어머니 김씨와 정양의 사이가 그 어떤 모녀보다 더 가까웠다고 말합니다.
<녹취> 학교 관계자 (음성변조) : "새엄마라고 해서 이렇게 벽을 쌓고 마음의 문을 닫고 이런 게 아니라 항상 “엄마 사랑해” 이렇게 표현을 했었고, 유독 (정양이) 엄마를 따르는 그런 게 많았어요."
사이클이 워낙 위험한 운동이기 때문에, 양어머니 김씨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정양 명의로 의료실비보험 등 보험도 3개나 가입했습니다.
그런데 정양이 사망하자 생모가 보험금을 타가고, 심지어는 나머지 보상금, 위로금 등에 대해서도 절반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
현행 상속법 상, 생모에게는 친자의 보험금 일부를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인터뷰> 김승교 변호사 : "우리 현행법이 그것(이혼)과는 상관없이 친모, 친부에게 상속권이 있는 걸로 되어있기 때문에 설사 이혼하고 어릴 때 헤어졌고, 부양하지 않았더라도 현행법상으로는 안줄 수가 없게 되어있습니다."
이에 양어머니 김씨는 변호사를 선임해 법정싸움을 벌이게 됐습니다.
<녹취> 정양 양어머니 (음성변조) : "내 뱃속으로 낳았건, 낳지 않았건 자식은 내 목숨과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 큰딸하고 얘기를 했어요. “이게 비단 엄마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니까 엄마는 총대를 짊어지고 (재판)해야 되겠다.” 라고요."
하지만 생모인 조모씨의 얘기는 다릅니다.
이혼 후에도 정양이 선수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수시로 학교를 찾아가 응원을 하는 등 도움을 주었다는 것.
보험금에만 욕심내는 비정한 엄마로 만드는 데에 분노를 느낀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정양 친어머니 (음성변조) : "제가 (보험금) 요구한 게 아니고 제 남동생이 누나의 권리를 찾으라며 대리로 다 하는 거예요. 딸자식 목숨 값을 두고 어떻게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또한 생모 조씨는 자신이 받은 보험금을 정양의 모교에 기부할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정양 친어머니 (음성변조) : "꿈도 펼치지 못하고 갔는데 제가 남아서 할 일이 뭡니까? 00이를 위해서 그 돈을 기부하고 싶어요."
정양이 세상을 떠난 지 한 달.
정양을 아꼈던 이들은, 빨리 이 같은 갈등이 해결되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녹취> 학교 관계자 (음성변조) : "빨리 이게 해결이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고요. 그게 또 00이가 원하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야 00이가 좋은 곳에 가서 편하게 쉴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망보험금을 두고 팽팽히 맞서고 있는 양측.
법이 누구의 손을 들어 줄지 법원의 판결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10여 년 전 이혼하면서, 남편에게 딸을 맡기고 떠났던 생모가 이 딸이 사고로 숨지자마자 보험금을 타갔습니다.
법적으로 생모에겐 보험금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데요.
13년 전 딸 곁을 떠난 어머니가 보험금은 받아 간 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오언종 아나운서, 이 딸이요.
운전자가 DMB를 보던 화물차에 치여 숨졌다고 보도됐던, 그 사이클 선수 가운데 한 명이라면서요?
<기자 멘트>
네. 지난달 25톤 화물차가 국도에서 훈련 중이던 여자 사이클 선수단을 덮쳐서 세 명의 선수가 사망한 안타까운 사고 다들 기억하실 텐데요.
이 선수들 중 숨진 19살 정모양의 생모에게 현행 상속법에 따라 보험금의 50%인 7천5백만원이 이미 지급돼 법정소송까지 가게 된 것이죠.
더욱이 정양의 생모는 정양이 사망하고 바로 다음날 보험금을 청구한데다 나머지 보상금과 위로금 등에 대해서도 절반을 요구하고 있어 다른 유가족의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낳은 정이냐 기른 정이냐,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는 보험금 가족 송사사건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5월 1일, 66살 백모씨가 몰던 화물차가 도로에서 훈련 중이던 경북 상주시청 여자 사이클 선수단의 승합차를 들이받아, 앞서 가던 3명의 선수가 숨진 사고가 있었습니다.
사망한 선수 중 가장 나이가 어렸던 19살 정양.
얼마 전, 정양의 가족들은 딸을 먼저 보낸 슬픔에 이어, 더욱 가슴 아픈 일을 겪어야 했습니다.
정양의 어머니 김모씨는 최근 대한사이클연맹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그 상세한 내용을 밝혔는데요.
내용인 즉, 정양의 보험금 절반을 10여 년 전 이혼한 생모가 찾아갔다는 것.
유가족들은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녹취> 유가족 (음성변조) : "보험회사에서 전화가 왔는데 보험금을 생모한테 50% 줘도 되느냐고, 생모에게서 연락이 왔다고 (하더라고요) 아직 장례도 안 치렀고 시청이랑 합의된 것도 하나 없는 상태에서 겨우 하루 지났는데 보험금 얘기가 나오니까 우린 진짜 경악했어요."
정양이 사망한 바로 다음 날, 정양의 생모가 보험금을 청구했다는 소식이 들려온 겁니다.
그로부터 보름 뒤쯤, 사망보험금의 50%인 7천500만원이 생모의 계좌로 입금됐습니다.
<녹취> 유가족 (음성변조) : "(정양) 여덟 살 때 이혼해서 나갔거든요. 지금 있는 엄마가 아니면 아이들을 키울 수 없었어요. 이제 와서 권리만 주장하는 건 부당하다고 생각하죠."
정양의 부모는 13년 전, 정양이 8살이 되던 해에 이혼했다고 합니다.
정양의 가족들은, 이혼의 이유가 생모에게 있었다고 주장하는데요.
<녹취> 유가족 (음성변조) : "애들 키울 때도 친엄마는 술 좋아하고 화투 좋아하고 그랬지 애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좀 그렇게 했었어요. 그 엄마가 애들한테 기여한 건 전혀 없다고 봐요 정말로."
정양의 양어머니 김씨 역시, 딸에게서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말합니다.
<녹취> 정양 양어머니 (음성변조) : "친엄마에 대한 기억은 초등학교 1학년 때 학교 갔다 오면 엄마가 노름을 하고 있었대요. 그럼 가면 천원을 줬대요. 그걸 다 쓰고 오면 또 천원을 줬대요. 엄마에 대한 기억이 그것 밖에 없대요."
양어머니 김씨가 정양의 아버지와 재혼한 건8년 전, 정양이 11살이 되던 때였습니다.
김씨는 사이클선수가 꿈인 정양을 물심양면으로 뒷바라지하며 헌신해왔다고 합니다.
<녹취> 유가족 (음성변조) : "계모라 그러면 애들이 기죽고 그럴까봐 애가 필요하다는 건 뭐든지 좀 더 (해줬어요) 한 개가 필요하면 두 개, 세 개를 보내줘야겠다고 생각을 하는 게 작은어머니셨거든요."
<녹취> 유가족 (음성변조) : "유품 정리하다 보니까 보약, 건강보조식품이 열세 가지가 넘더라고요. 운동선수에게 좋은 거는 어떻게 구해서 전부 보내고 그렇게 내 자식, 내 딸이라고 엄청 그랬어요. 진짜로 챙겨줬어요. (오죽하면 애가) 세상에서 제일 존경하는 사람이 새엄마라고 (그랬어요)"
유가족들의 이 같은 얘기는 정양이 다니던 학교에서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체육고등학교에서 기숙하며 지냈던 정양.
양어머니 김씨는 언제나 변함없이 정양을 걱정했었다고 합니다.
<녹취> 학교 관계자 (음성변조) : "항상 무슨 일 있으면 “코치님 00이 오늘 목소리가 안 좋은데 무슨 일 있었나요?” 이렇게 연락이 왔어요. 사실 새엄마라는 그런 생각이 잘 안 들었죠. 그냥 엄마라는 느낌이죠."
정양을 늘 곁에서 지켜봐 온 선생님들은 양어머니 김씨와 정양의 사이가 그 어떤 모녀보다 더 가까웠다고 말합니다.
<녹취> 학교 관계자 (음성변조) : "새엄마라고 해서 이렇게 벽을 쌓고 마음의 문을 닫고 이런 게 아니라 항상 “엄마 사랑해” 이렇게 표현을 했었고, 유독 (정양이) 엄마를 따르는 그런 게 많았어요."
사이클이 워낙 위험한 운동이기 때문에, 양어머니 김씨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정양 명의로 의료실비보험 등 보험도 3개나 가입했습니다.
그런데 정양이 사망하자 생모가 보험금을 타가고, 심지어는 나머지 보상금, 위로금 등에 대해서도 절반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
현행 상속법 상, 생모에게는 친자의 보험금 일부를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인터뷰> 김승교 변호사 : "우리 현행법이 그것(이혼)과는 상관없이 친모, 친부에게 상속권이 있는 걸로 되어있기 때문에 설사 이혼하고 어릴 때 헤어졌고, 부양하지 않았더라도 현행법상으로는 안줄 수가 없게 되어있습니다."
이에 양어머니 김씨는 변호사를 선임해 법정싸움을 벌이게 됐습니다.
<녹취> 정양 양어머니 (음성변조) : "내 뱃속으로 낳았건, 낳지 않았건 자식은 내 목숨과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 큰딸하고 얘기를 했어요. “이게 비단 엄마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니까 엄마는 총대를 짊어지고 (재판)해야 되겠다.” 라고요."
하지만 생모인 조모씨의 얘기는 다릅니다.
이혼 후에도 정양이 선수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수시로 학교를 찾아가 응원을 하는 등 도움을 주었다는 것.
보험금에만 욕심내는 비정한 엄마로 만드는 데에 분노를 느낀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정양 친어머니 (음성변조) : "제가 (보험금) 요구한 게 아니고 제 남동생이 누나의 권리를 찾으라며 대리로 다 하는 거예요. 딸자식 목숨 값을 두고 어떻게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또한 생모 조씨는 자신이 받은 보험금을 정양의 모교에 기부할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정양 친어머니 (음성변조) : "꿈도 펼치지 못하고 갔는데 제가 남아서 할 일이 뭡니까? 00이를 위해서 그 돈을 기부하고 싶어요."
정양이 세상을 떠난 지 한 달.
정양을 아꼈던 이들은, 빨리 이 같은 갈등이 해결되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녹취> 학교 관계자 (음성변조) : "빨리 이게 해결이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고요. 그게 또 00이가 원하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야 00이가 좋은 곳에 가서 편하게 쉴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망보험금을 두고 팽팽히 맞서고 있는 양측.
법이 누구의 손을 들어 줄지 법원의 판결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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