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비선’ 확인…‘윗선’ 은 못 밝혀

입력 2012.06.13 (22:0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총리실 공직윤리 지원관실은 정식 보고계통 외에 이른바 특별 감찰 활동은 비선라인을 보고 통로로 활용했습니다.

이인규 당시 공직윤리지원관이 이영호 전 청와대 비서관에게, 이 비서관은 다시 박영준 당시 국무차장에게 보고를 하는 식이었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게 다였을까요?

청와대 윗선 등 핵심 의혹에 대한 수사가 한계를 보이면서, 또 다시 부실수사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김귀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재수사의 계기는 청와대가 증거인멸 과정에 깊숙히 개입했다는 장진수 주무관의 구체적인 석달 전 폭로였습니다.

<녹취> 장진수(국무총리실 주무관) : "(증거인멸을) 검찰이 문제 삼지 않기로 민정수석실과 다 상의된 일이다.."

침묵하던 이영호 전 비서관이 몸통을 자처하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녹취> 이영호(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 "모든 문제는 바로 제가 몸통입니다. 몸통입니다."

검찰은 사즉생까지 거론하며 각오를 밝혔습니다.

<녹취> 채동욱(대검찰청 차장검사) : "검찰은 '사즉생'의 각오로 성역없는 수사를 조속히 진행해 그동안 제기된 모든 의혹을 철저히 규명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검찰이 손에 쥔 성적표는 초라합니다.

이영호, 최종석씨의 구속과 함께 박영준 전 차관이 일부 불법 사찰에 개입한 사실만 밝혀냈을 뿐, 윗선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비선을 통해 최소 40건의 사찰 내용을 보고받았다는 박 전 차관이 대통령실장 등 또 다른 윗선에 다시 보고했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핵심인 증거인멸 과정의 청와대 민정수석실 개입 의혹도 단 한걸음 진전이 없었습니다.

장진수 주무관 등은 민정수석실이 증거인멸을 요구했다는 관련자들의 대화 내용을 진술했지만, 두 사람을 달래기 위해 차원의 얘기를 오해한 것일뿐이라는 결론입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정정길,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에 대해 서면조사만 실시했고, 김진모, 장석명 민정비서관도 한차례 비공개 소환하는데 그쳤습니다.

아예 조사 대상에서 빠졌던 당시 민정수석,권재진 법무장관은 자신은 무관하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지난 주 자진해 제출했습니다.

국민적 비난에 떠밀려 2년 반만에 재수사에 나섰지만 이마저 부실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헌정 사상 이례적으로 한 사안에 대한 세번째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까지 있어 보입니다.

KBS 뉴스 김귀수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심층취재] ‘비선’ 확인…‘윗선’ 은 못 밝혀
    • 입력 2012-06-13 22:04:09
    뉴스 9
<앵커 멘트> 총리실 공직윤리 지원관실은 정식 보고계통 외에 이른바 특별 감찰 활동은 비선라인을 보고 통로로 활용했습니다. 이인규 당시 공직윤리지원관이 이영호 전 청와대 비서관에게, 이 비서관은 다시 박영준 당시 국무차장에게 보고를 하는 식이었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게 다였을까요? 청와대 윗선 등 핵심 의혹에 대한 수사가 한계를 보이면서, 또 다시 부실수사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김귀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재수사의 계기는 청와대가 증거인멸 과정에 깊숙히 개입했다는 장진수 주무관의 구체적인 석달 전 폭로였습니다. <녹취> 장진수(국무총리실 주무관) : "(증거인멸을) 검찰이 문제 삼지 않기로 민정수석실과 다 상의된 일이다.." 침묵하던 이영호 전 비서관이 몸통을 자처하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녹취> 이영호(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 "모든 문제는 바로 제가 몸통입니다. 몸통입니다." 검찰은 사즉생까지 거론하며 각오를 밝혔습니다. <녹취> 채동욱(대검찰청 차장검사) : "검찰은 '사즉생'의 각오로 성역없는 수사를 조속히 진행해 그동안 제기된 모든 의혹을 철저히 규명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검찰이 손에 쥔 성적표는 초라합니다. 이영호, 최종석씨의 구속과 함께 박영준 전 차관이 일부 불법 사찰에 개입한 사실만 밝혀냈을 뿐, 윗선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비선을 통해 최소 40건의 사찰 내용을 보고받았다는 박 전 차관이 대통령실장 등 또 다른 윗선에 다시 보고했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핵심인 증거인멸 과정의 청와대 민정수석실 개입 의혹도 단 한걸음 진전이 없었습니다. 장진수 주무관 등은 민정수석실이 증거인멸을 요구했다는 관련자들의 대화 내용을 진술했지만, 두 사람을 달래기 위해 차원의 얘기를 오해한 것일뿐이라는 결론입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정정길,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에 대해 서면조사만 실시했고, 김진모, 장석명 민정비서관도 한차례 비공개 소환하는데 그쳤습니다. 아예 조사 대상에서 빠졌던 당시 민정수석,권재진 법무장관은 자신은 무관하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지난 주 자진해 제출했습니다. 국민적 비난에 떠밀려 2년 반만에 재수사에 나섰지만 이마저 부실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헌정 사상 이례적으로 한 사안에 대한 세번째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까지 있어 보입니다. KBS 뉴스 김귀수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