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들 허탈

입력 2001.10.12 (20: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북한의 일방적인 이산가족 교환방문 연기 소식은 이번 4차 상봉단에 포함됐던 남한의 이산가족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습니다.
이산가족들은 행여 상봉을 아예 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망연자질해 하고 있습니다.
김철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올해 88살인 권지은 할머니는 오늘 하루가 그 어느 때보다 길게 느껴졌습니다.
나흘 뒤로 예정돼 있던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 계획이 북한측의 일방적인 보류통보로 돌연 연기됐기 때문입니다.
⊙권지은(88살/서울 전농동): 55년 만에 만나는 건데...
눈물이, 눈물이 그냥 나지, 괜히.
못 볼 것 같아서...
⊙기자: 지난 47년 남편을 따라 월남하면서 셋째 아들과 이별한 권지은 할머니는 최근 아들과 만날 수 있다는 설레임에 밤을 지새울 정도로 기대가 컸습니다.
그러나 북의 아들과의 만남이 연기된 탓에 아들을 만나면 주려했던 반지를 껴보고 선물을 만지는 것으로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삭입니다.
⊙권지은(88살/서울 전농동): 이제 만날 것 같지도 않고 나이가 많아서 오늘 밤에 죽으려는지 내일 밤에 죽으려는지 그걸 알아요?
⊙기자: 이번 이산가족 교환 방문단 가운데 최고령인 92살의 어병순 할머니는 어긋난 상봉 소식에 말을 잃었습니다.
북에 있는 둘째딸을 직접 만난다는 기쁨이 무산되면서 사진만 쳐다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쏟습니다.
⊙어병순(92살/전북 남원시): 딸 보고 싶은 마음은 다 한 가지죠.
⊙기자: 이들 이산가족들은 북녁 하늘만 바라보며 하루빨리 4차 상봉이 다시 이루어지길 간절히 기원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철우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이산가족들 허탈
    • 입력 2001-10-12 20:00:00
    뉴스투데이
⊙앵커: 북한의 일방적인 이산가족 교환방문 연기 소식은 이번 4차 상봉단에 포함됐던 남한의 이산가족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습니다. 이산가족들은 행여 상봉을 아예 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망연자질해 하고 있습니다. 김철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올해 88살인 권지은 할머니는 오늘 하루가 그 어느 때보다 길게 느껴졌습니다. 나흘 뒤로 예정돼 있던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 계획이 북한측의 일방적인 보류통보로 돌연 연기됐기 때문입니다. ⊙권지은(88살/서울 전농동): 55년 만에 만나는 건데... 눈물이, 눈물이 그냥 나지, 괜히. 못 볼 것 같아서... ⊙기자: 지난 47년 남편을 따라 월남하면서 셋째 아들과 이별한 권지은 할머니는 최근 아들과 만날 수 있다는 설레임에 밤을 지새울 정도로 기대가 컸습니다. 그러나 북의 아들과의 만남이 연기된 탓에 아들을 만나면 주려했던 반지를 껴보고 선물을 만지는 것으로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삭입니다. ⊙권지은(88살/서울 전농동): 이제 만날 것 같지도 않고 나이가 많아서 오늘 밤에 죽으려는지 내일 밤에 죽으려는지 그걸 알아요? ⊙기자: 이번 이산가족 교환 방문단 가운데 최고령인 92살의 어병순 할머니는 어긋난 상봉 소식에 말을 잃었습니다. 북에 있는 둘째딸을 직접 만난다는 기쁨이 무산되면서 사진만 쳐다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쏟습니다. ⊙어병순(92살/전북 남원시): 딸 보고 싶은 마음은 다 한 가지죠. ⊙기자: 이들 이산가족들은 북녁 하늘만 바라보며 하루빨리 4차 상봉이 다시 이루어지길 간절히 기원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철우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