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병사, 왜 군사분계선 넘었나?

입력 2001.10.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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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군 병사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안에서 군사분계선을 넘었다면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지난 8일과 9일 북한군 하사 한 명이 두 차례나 이런 일을 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지 김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남북한 병사들이 마주서서 팽팽한 긴장 속에 대치하고 있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이 한 가운데로 바로 군사분계선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8일과 9일 두 차례에 걸쳐 북한군 하사 한 명이 군사분계선을 넘었습니다.
북한군 하사는 남측 평화의 집에서 서북쪽으로 150m부근 군사분계선을 3에서 5초 동안 잽싸게 1, 2m 정도 넘었습니다.
군사분계선 부근에 있는 밤나뭇가지에서 떨어진 알밤을 줍기 위해서입니다.
이런 사실은 UN사 폐쇄회로 카메라에 바로 포착됐습니다.
밤나무는 5m 높이로 중립국 감독위원회 회의실 서북쪽 옆 UN사 2번 초소와 북한군 4번 초소 사이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남북한 양측에 뿌리를 두고 있는 이 밤나무는 가지가 남쪽으로 많이 뻗어 있기 때문에 알밤이 남쪽으로 많이 떨어집니다.
북한 병사는 이 알밤이 탐이 났던 것입니다.
이유야 어떻든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입니다.
UN사는 즉각 UN군 5명으로 구성된 특별조사팀을 현장에 파견해 조사를 한 뒤 정전협정 위반이라며 UN사 군사정전위원회의 비서장 블렛서 대령 명의로 북한측에 회의를 제의했습니다.
⊙김영규(UN사령부 공보관): 정전협정사항이기 때문에 군사정전위원회는 북한측에다가 이 문제를 토의하자고 회의를 제의했고 그러나 북한측에서는 이를 거절했습니다.
⊙기자: 북한측은 그러나 전화통지문 수령 자체를 거부하면서 회의제의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1953년 정전 뒤 크고 작은 정전협정 위반 건수는 80여 만건에 이릅니다.
공동경비구역 안에서 벌어지는 남북한 병사들의 우정과 갈등을 그린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서는 우리측 병사가 분계선을 넘어 북한군에게 초코파이를 주는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습니다.
알밤 몇 개를 줍기 위해 군사분계선 1, 2m를 몇 초 정도 잽싸게 넘어 정전협정을 위반한 이번 사건을 통해 분단의 아픔과 통일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KBS뉴스 김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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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군 병사, 왜 군사분계선 넘었나?
    • 입력 2001-10-12 20:00:00
    뉴스투데이
⊙앵커: 북한군 병사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안에서 군사분계선을 넘었다면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지난 8일과 9일 북한군 하사 한 명이 두 차례나 이런 일을 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지 김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남북한 병사들이 마주서서 팽팽한 긴장 속에 대치하고 있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이 한 가운데로 바로 군사분계선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8일과 9일 두 차례에 걸쳐 북한군 하사 한 명이 군사분계선을 넘었습니다. 북한군 하사는 남측 평화의 집에서 서북쪽으로 150m부근 군사분계선을 3에서 5초 동안 잽싸게 1, 2m 정도 넘었습니다. 군사분계선 부근에 있는 밤나뭇가지에서 떨어진 알밤을 줍기 위해서입니다. 이런 사실은 UN사 폐쇄회로 카메라에 바로 포착됐습니다. 밤나무는 5m 높이로 중립국 감독위원회 회의실 서북쪽 옆 UN사 2번 초소와 북한군 4번 초소 사이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남북한 양측에 뿌리를 두고 있는 이 밤나무는 가지가 남쪽으로 많이 뻗어 있기 때문에 알밤이 남쪽으로 많이 떨어집니다. 북한 병사는 이 알밤이 탐이 났던 것입니다. 이유야 어떻든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입니다. UN사는 즉각 UN군 5명으로 구성된 특별조사팀을 현장에 파견해 조사를 한 뒤 정전협정 위반이라며 UN사 군사정전위원회의 비서장 블렛서 대령 명의로 북한측에 회의를 제의했습니다. ⊙김영규(UN사령부 공보관): 정전협정사항이기 때문에 군사정전위원회는 북한측에다가 이 문제를 토의하자고 회의를 제의했고 그러나 북한측에서는 이를 거절했습니다. ⊙기자: 북한측은 그러나 전화통지문 수령 자체를 거부하면서 회의제의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1953년 정전 뒤 크고 작은 정전협정 위반 건수는 80여 만건에 이릅니다. 공동경비구역 안에서 벌어지는 남북한 병사들의 우정과 갈등을 그린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서는 우리측 병사가 분계선을 넘어 북한군에게 초코파이를 주는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습니다. 알밤 몇 개를 줍기 위해 군사분계선 1, 2m를 몇 초 정도 잽싸게 넘어 정전협정을 위반한 이번 사건을 통해 분단의 아픔과 통일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KBS뉴스 김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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