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밤이면 ‘우범지대’…위험한 도심 공원

입력 2012.06.18 (23:42) 수정 2012.06.19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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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밤이면 집 주변 공원을 찾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이 공원이 밤만 되면 우범지역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절도와 폭행은 물론 살인과 같은 강력 범죄도 발생하는데 대안 마련이 시급합니다.

취재기자 나와있습니다.

송수진 기자, 시민들이 쉬는 공원에서 강력 범죄가 발생한다면 시민들이 불안해할 거 같은데요, 심야 시간 공원, 실태가 궁금합니다.

<리포트>

네, 취재진은 지난 15일부터 심야시간대 집중적으로 서울지역 공원을 돌아봤습니다.

서울 중구의 한 공원입니다. 해가 떨어지자마자 거한 술판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공원인지 술집인지, 잔을 돌리며 취해갑니다.

주변 공원 역시 취객들이 공원을 차지했습니다.

가로등까지 꺼져 시민들의 불안감은 큽니다.

시민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공원 이용 시민(음성변조) : "퇴근을 늦게 하다보면 10시 이후에도 운동하고 싶은데, 절대 10시 이후에는 공원에 나올 수 없고요."

지난 4월 10대 3명이 20대 대학생을 흉기로 숨지게 한 사건도 서울 도심 한복판 공원에서 일어났습니다.

실제로 공원 내 범죄는 지난 10년 사이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폭력이나 절도뿐 아니라 살인 같은 강력범죄까지 빈번해 10년 새 105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질문> 시민들의 휴식을 위해 수십, 수백억 원을 들여 만든 공원이 오히려 범죄의 온상이 돼서는 안 될 텐데요. 원인은 뭡니까?

<답변>

무엇보다, CCTV를 비롯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보시는 곳은 경기도 부천의 한 공원인데, 지난달 70대 여성이 호수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도록 어떻게 숨졌는지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 공원 입구에 있는 매점은 지난해 도둑을 3번이나 맞을 때까지 범인을 잡지 못했습니다.

CCTV만 있었다면 해결이 쉬웠을 텐데, 축구장의 15배가 넘는 공원에 설치된 CCTV는 단 한 대도 없습니다.

매점 관계자의 말입니다.

<인터뷰> 00 공원 매점 관계자(음성변조) : "(구청에서)CCTV를 몇 번 달려고 했었는데 돈이 없어 그런지 못 달더라고요. (공원)입구에라도 시민들 왔다갔다하는 거 모니터할 수 있게만 해줘도 쉽게 잡을 수 있었는데."

서울시가 조사한 결과, CCTV가 설치된 공원은 3곳 가운데 한 곳에 불과했습니다.

10곳 중 한 곳에만 관리사무소가 있고, 관리인이 퇴근하는 오후 6시 이후에는 무법천지로 변하기 일쑵니다.

<질문> 공원이 우범지역으로 변하고 있는데, 막을 수 있는 방법, 없습니까?

<답변>

네, 무엇보다도 안전 규정이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늘어나는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CCTV를 비롯한 안전시설을 대폭 늘려야 하지만, 관련 규정조차 없습니다.

현재 공원 관련 법을 보면 심는 나무의 종류나 운동 시설 등에 관한 규정은 있어도 면적당 CCTV 설치 대수, 가로등 최소 밝기 등에 대한 규정은 없습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관련 법 제정이 절실하다고 지적합니다.

범죄 예방 전문가의 말입니다.

<인터뷰> 박미랑(교수/한남대 경찰행정학과) : "양적인 팽창을 추구했다면 이제는 관리를 할 때. 조례로 제정하는 등의 노력 필요."

경찰도 범죄율에 따라 공원에 등급을 매겨 관리하고 비상벨을 설치하는 등 대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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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현장] 밤이면 ‘우범지대’…위험한 도심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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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밤이면 집 주변 공원을 찾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이 공원이 밤만 되면 우범지역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절도와 폭행은 물론 살인과 같은 강력 범죄도 발생하는데 대안 마련이 시급합니다. 취재기자 나와있습니다. 송수진 기자, 시민들이 쉬는 공원에서 강력 범죄가 발생한다면 시민들이 불안해할 거 같은데요, 심야 시간 공원, 실태가 궁금합니다. <리포트> 네, 취재진은 지난 15일부터 심야시간대 집중적으로 서울지역 공원을 돌아봤습니다. 서울 중구의 한 공원입니다. 해가 떨어지자마자 거한 술판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공원인지 술집인지, 잔을 돌리며 취해갑니다. 주변 공원 역시 취객들이 공원을 차지했습니다. 가로등까지 꺼져 시민들의 불안감은 큽니다. 시민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공원 이용 시민(음성변조) : "퇴근을 늦게 하다보면 10시 이후에도 운동하고 싶은데, 절대 10시 이후에는 공원에 나올 수 없고요." 지난 4월 10대 3명이 20대 대학생을 흉기로 숨지게 한 사건도 서울 도심 한복판 공원에서 일어났습니다. 실제로 공원 내 범죄는 지난 10년 사이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폭력이나 절도뿐 아니라 살인 같은 강력범죄까지 빈번해 10년 새 105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질문> 시민들의 휴식을 위해 수십, 수백억 원을 들여 만든 공원이 오히려 범죄의 온상이 돼서는 안 될 텐데요. 원인은 뭡니까? <답변> 무엇보다, CCTV를 비롯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보시는 곳은 경기도 부천의 한 공원인데, 지난달 70대 여성이 호수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도록 어떻게 숨졌는지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 공원 입구에 있는 매점은 지난해 도둑을 3번이나 맞을 때까지 범인을 잡지 못했습니다. CCTV만 있었다면 해결이 쉬웠을 텐데, 축구장의 15배가 넘는 공원에 설치된 CCTV는 단 한 대도 없습니다. 매점 관계자의 말입니다. <인터뷰> 00 공원 매점 관계자(음성변조) : "(구청에서)CCTV를 몇 번 달려고 했었는데 돈이 없어 그런지 못 달더라고요. (공원)입구에라도 시민들 왔다갔다하는 거 모니터할 수 있게만 해줘도 쉽게 잡을 수 있었는데." 서울시가 조사한 결과, CCTV가 설치된 공원은 3곳 가운데 한 곳에 불과했습니다. 10곳 중 한 곳에만 관리사무소가 있고, 관리인이 퇴근하는 오후 6시 이후에는 무법천지로 변하기 일쑵니다. <질문> 공원이 우범지역으로 변하고 있는데, 막을 수 있는 방법, 없습니까? <답변> 네, 무엇보다도 안전 규정이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늘어나는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CCTV를 비롯한 안전시설을 대폭 늘려야 하지만, 관련 규정조차 없습니다. 현재 공원 관련 법을 보면 심는 나무의 종류나 운동 시설 등에 관한 규정은 있어도 면적당 CCTV 설치 대수, 가로등 최소 밝기 등에 대한 규정은 없습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관련 법 제정이 절실하다고 지적합니다. 범죄 예방 전문가의 말입니다. <인터뷰> 박미랑(교수/한남대 경찰행정학과) : "양적인 팽창을 추구했다면 이제는 관리를 할 때. 조례로 제정하는 등의 노력 필요." 경찰도 범죄율에 따라 공원에 등급을 매겨 관리하고 비상벨을 설치하는 등 대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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