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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백화점 쇼핑 피서? 이젠 ‘옛말’
입력 2012.06.20 (06:25) 수정 2012.06.20 (07:22) 연합뉴스
"아니, 25도라면서 왜 이렇게 더워요?"

일요일인 지난 17일 낮 중년의 한 여성 쇼핑객은 서울 시내 A대형마트의 매장을 나오면서 외투를 벗어 손에 든 채 상기된 얼굴로 불만을 토로했다.

매장 입구 안내원은 허리를 숙이며 "죄송합니다"를 연발했다.

쇼핑을 하러 입장하거나 마치고 나가는 고객들 상당수가 "덥다"는 불만을 쏟아내자 입구 안내원은 종일 "어서 오세요"라는 인사말과 사과를 반복했다.

매장 입구에는 정부의 에너지 절약 시책에 따라 25도로 냉방 온도를 제한한다는 문구를 내걸었으나 고객들은 아랑곳없었다.

입구는 높은 실외온도와 섞이는 곳이기 때문에 냉방이 가장 취약한 곳이다.

B대형마트는 주말 쇼핑객이 점포별로 최소 7천명에서 2만명에 육박한다.

면적이 8천200㎡(2천500평)인 점포에는 시간당 최소 1천명이 쇼핑을 하기 위해 머문다.

쇼핑객이 많이 몰리는 주말이나 휴일 정오부터 오후 3시 사이에는 매장 내부에도 체감온도가 25도를 훌쩍 넘는다는 것이 이 대형마트의 설명이다.

같은 날 C백화점의 의류 코너 피팅룸(옷을 입어 보는 곳)에도 한 여성 고객의 '짜증'이 터져 나왔다.

사방이 막힌 좁은 공간에서 옷을 갈아입다 흐르는 땀에 옷이 달라붙어 애를 먹었기 때문이다.

환풍기를 추가로 설치하고 선풍기를 들여놔도 큰 효과는 없어 보였다.

상품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조명 열기까지 더해지는 가전제품 코너도 '기피 대상'이 됐다.

고객보다 매장을 종일 지켜야 하는 판매직원들이 더 괴롭다.

식품 코너에서 지지고 볶는 시식 담당 직원은 '이열치열'로 하루를 보내야 한다.

보석이나 소형 가전 등 주변에 조명이 많은 판매대의 직원도 열기를 받으면서 상품 포장하랴 진열하랴 이마에 땀방울이 맺힌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지하에 있는 신선식품 코너는 냉방 제한을 받지 않는 곳이다.

선도 유지를 위해 냉기가 뿜어져 나오는 신선식품 코너는 '가장 시원한 곳'이 됐다.

유통업체들은 때 이른 무더위도 그렇지만 다가올 한여름이 더욱 걱정이다.

매장 내부가 덥다는 인식이 확산하면 반드시 봐야 할 장이 아니면 쇼핑을 꺼리는 현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시원한 매장에서 천천히 장도 보고 음식도 먹는 '쇼핑 피서'라는 말이 점점 무색해지고 있다.

백화점보다 더 더운 대형마트가 더욱 난감하다.

소비자들의 지갑을 닫게 하는 경기 불황에 의무 휴무, 냉방 제한의 '삼중고'에 유통업체들의 시름이 쌓이고 있다.
  • 마트·백화점 쇼핑 피서? 이젠 ‘옛말’
    • 입력 2012-06-20 06:25:24
    • 수정2012-06-20 07:22:08
    연합뉴스
"아니, 25도라면서 왜 이렇게 더워요?"

일요일인 지난 17일 낮 중년의 한 여성 쇼핑객은 서울 시내 A대형마트의 매장을 나오면서 외투를 벗어 손에 든 채 상기된 얼굴로 불만을 토로했다.

매장 입구 안내원은 허리를 숙이며 "죄송합니다"를 연발했다.

쇼핑을 하러 입장하거나 마치고 나가는 고객들 상당수가 "덥다"는 불만을 쏟아내자 입구 안내원은 종일 "어서 오세요"라는 인사말과 사과를 반복했다.

매장 입구에는 정부의 에너지 절약 시책에 따라 25도로 냉방 온도를 제한한다는 문구를 내걸었으나 고객들은 아랑곳없었다.

입구는 높은 실외온도와 섞이는 곳이기 때문에 냉방이 가장 취약한 곳이다.

B대형마트는 주말 쇼핑객이 점포별로 최소 7천명에서 2만명에 육박한다.

면적이 8천200㎡(2천500평)인 점포에는 시간당 최소 1천명이 쇼핑을 하기 위해 머문다.

쇼핑객이 많이 몰리는 주말이나 휴일 정오부터 오후 3시 사이에는 매장 내부에도 체감온도가 25도를 훌쩍 넘는다는 것이 이 대형마트의 설명이다.

같은 날 C백화점의 의류 코너 피팅룸(옷을 입어 보는 곳)에도 한 여성 고객의 '짜증'이 터져 나왔다.

사방이 막힌 좁은 공간에서 옷을 갈아입다 흐르는 땀에 옷이 달라붙어 애를 먹었기 때문이다.

환풍기를 추가로 설치하고 선풍기를 들여놔도 큰 효과는 없어 보였다.

상품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조명 열기까지 더해지는 가전제품 코너도 '기피 대상'이 됐다.

고객보다 매장을 종일 지켜야 하는 판매직원들이 더 괴롭다.

식품 코너에서 지지고 볶는 시식 담당 직원은 '이열치열'로 하루를 보내야 한다.

보석이나 소형 가전 등 주변에 조명이 많은 판매대의 직원도 열기를 받으면서 상품 포장하랴 진열하랴 이마에 땀방울이 맺힌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지하에 있는 신선식품 코너는 냉방 제한을 받지 않는 곳이다.

선도 유지를 위해 냉기가 뿜어져 나오는 신선식품 코너는 '가장 시원한 곳'이 됐다.

유통업체들은 때 이른 무더위도 그렇지만 다가올 한여름이 더욱 걱정이다.

매장 내부가 덥다는 인식이 확산하면 반드시 봐야 할 장이 아니면 쇼핑을 꺼리는 현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시원한 매장에서 천천히 장도 보고 음식도 먹는 '쇼핑 피서'라는 말이 점점 무색해지고 있다.

백화점보다 더 더운 대형마트가 더욱 난감하다.

소비자들의 지갑을 닫게 하는 경기 불황에 의무 휴무, 냉방 제한의 '삼중고'에 유통업체들의 시름이 쌓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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