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그리스 국민, 새 정부에 기대·체념 교차
입력 2012.06.20 (22:45) 연합뉴스
"정치인들 정신차리고 뭔가 하길 기대"
관광객·은행 예금 이전 수준 복귀

"어쨌거나 정치인들이 정신을 차리고 국민에게 뭔가 해주길 바랍니다."

초등학교 여교사인 나타사 디마(31) 씨는 20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그리스의 주요 정당이 연립정부를 구성했다는 뉴스를 듣고 새 정부에 대한 희망을 연합뉴스에 이렇게 말했다.

그리스는 지난 4월말 의회를 해산하고 5월 6일 선거를 치렀으나 정부 구성에 실패해 최근 선거를 다시 치렀다. 선거 업무만 치르는 '과도정부'를 빼고는 두달가까이 무정부 상태였던 셈이다.

방학중인 나타사는 대뜸 부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왔다는 기자에게 "중국이나 일본, 한국 등 동아시아에 관심이 많다"며 "두세달간 일할 수 있는 방법이 없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한달 1천200 유로였던 월급이 600유로로 깎였다고 거리낌 없이 털어놓고는 "새 정부가 앞으로 더 많은 긴축과 고통을 줄 것이나 참을 수 밖에 없다"며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찾으려 고군분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10년, 20년간 정권을 잡았던 그들이 하루아침에 쉽게 바뀌리라고 생각 않는다"며 "그들이 생각과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마 씨와 대화 도중 땀 냄새가 지독한 노인이 다가와 그리스말로 자신을 민주좌파 지지자라고 소개하며 "민주좌파는 비 정치인을 총리로 삼아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했다는 점을 기사에 꼭 넣어달라"고 당부했다.

한 택시기사는 "아테네 도심에서 조금만 벗어난 외곽에서는 예전에는 없었던 쓰레기통을 뒤지는 사람을 곧잘 볼 수 있다"며 "왕처럼 살다가 거지가 됐지만 어쨌든 정부가 생긴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선거가 끝난지 사흘이 되자 아테네 도심의 도로변 전신주와 신호등, 가로수 등에 붙었던 선거 홍보물도 차츰 사라졌다.

약 400만명이 사는 아테네 시는 75명의 인력을 동원해 청소 작업을 시작해 이날 중 선거 홍보물을 모두 치울 계획이다.

관광객의 예약과 은행 예금도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선거 직전에는 예년의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던 독일 관광객의 예약이 선거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예약이 쇄도했고, 휴가철을 앞두고 급증 추세를 보였다고 관광 업체인 '올 투어'의 빌리 베르코벤 대표의 말을 인용, 이 날짜 일간지 카티메리니가 전했다.

그리스 관광연맹 안드레아스 안드레아디 회장은 "지난달 총선 이후 예약이 30∼50% 감소했으나 이제 예년 수준을 되찾았다"고 소개하며 "연정이 구성됐으니 그리스 사회와 경제가 안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선거 직전 불안한 상황에서 너도 나도 찾아갔던 예금도 다시 은행 금고로 들어오고 있다.

한 은행의 관계자는 "매일 수억 유로씩 빠져나가던 예금 인출 사태가 멈췄다"면서 "며칠전부터 반대로 매일 1억∼2억 유로씩 예금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금리 상황과 예금 대체 상품에 대한 문의도 늘어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지난달초에서 6월15일까지 예금 인출은 120억 유로에 이르렀고, 특히 선거 직전인 지난 6∼10일간 예금 인출액은 모두 30억-40억 유로에 달한 것으로 추정됐다.

자신의 이름을 '야니'라고만 소개한 30대 남성은 코멘트 해달라는 부탁에 "정부를 구성했으니 일단 시간은 벌었다"며 "앞으로 더 상황이 악화할지 모르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그리스 방송과 신문 등 언론은 정부 구성과 비슷한 비중으로 22일 예정된 그리스-독일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2) 8강전 대결을 예고 기사로 소개했다.

그간 그리스를 업신여긴 독일에 맺힌 원한을 풀듯 "마음의 상처를 승리로 씻겠다"는 자막이나 제목을 달았다. 그리스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는 방증이다.
  • 그리스 국민, 새 정부에 기대·체념 교차
    • 입력 2012-06-20 22:45:57
    연합뉴스
"정치인들 정신차리고 뭔가 하길 기대"
관광객·은행 예금 이전 수준 복귀

"어쨌거나 정치인들이 정신을 차리고 국민에게 뭔가 해주길 바랍니다."

초등학교 여교사인 나타사 디마(31) 씨는 20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그리스의 주요 정당이 연립정부를 구성했다는 뉴스를 듣고 새 정부에 대한 희망을 연합뉴스에 이렇게 말했다.

그리스는 지난 4월말 의회를 해산하고 5월 6일 선거를 치렀으나 정부 구성에 실패해 최근 선거를 다시 치렀다. 선거 업무만 치르는 '과도정부'를 빼고는 두달가까이 무정부 상태였던 셈이다.

방학중인 나타사는 대뜸 부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왔다는 기자에게 "중국이나 일본, 한국 등 동아시아에 관심이 많다"며 "두세달간 일할 수 있는 방법이 없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한달 1천200 유로였던 월급이 600유로로 깎였다고 거리낌 없이 털어놓고는 "새 정부가 앞으로 더 많은 긴축과 고통을 줄 것이나 참을 수 밖에 없다"며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찾으려 고군분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10년, 20년간 정권을 잡았던 그들이 하루아침에 쉽게 바뀌리라고 생각 않는다"며 "그들이 생각과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마 씨와 대화 도중 땀 냄새가 지독한 노인이 다가와 그리스말로 자신을 민주좌파 지지자라고 소개하며 "민주좌파는 비 정치인을 총리로 삼아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했다는 점을 기사에 꼭 넣어달라"고 당부했다.

한 택시기사는 "아테네 도심에서 조금만 벗어난 외곽에서는 예전에는 없었던 쓰레기통을 뒤지는 사람을 곧잘 볼 수 있다"며 "왕처럼 살다가 거지가 됐지만 어쨌든 정부가 생긴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선거가 끝난지 사흘이 되자 아테네 도심의 도로변 전신주와 신호등, 가로수 등에 붙었던 선거 홍보물도 차츰 사라졌다.

약 400만명이 사는 아테네 시는 75명의 인력을 동원해 청소 작업을 시작해 이날 중 선거 홍보물을 모두 치울 계획이다.

관광객의 예약과 은행 예금도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선거 직전에는 예년의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던 독일 관광객의 예약이 선거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예약이 쇄도했고, 휴가철을 앞두고 급증 추세를 보였다고 관광 업체인 '올 투어'의 빌리 베르코벤 대표의 말을 인용, 이 날짜 일간지 카티메리니가 전했다.

그리스 관광연맹 안드레아스 안드레아디 회장은 "지난달 총선 이후 예약이 30∼50% 감소했으나 이제 예년 수준을 되찾았다"고 소개하며 "연정이 구성됐으니 그리스 사회와 경제가 안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선거 직전 불안한 상황에서 너도 나도 찾아갔던 예금도 다시 은행 금고로 들어오고 있다.

한 은행의 관계자는 "매일 수억 유로씩 빠져나가던 예금 인출 사태가 멈췄다"면서 "며칠전부터 반대로 매일 1억∼2억 유로씩 예금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금리 상황과 예금 대체 상품에 대한 문의도 늘어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지난달초에서 6월15일까지 예금 인출은 120억 유로에 이르렀고, 특히 선거 직전인 지난 6∼10일간 예금 인출액은 모두 30억-40억 유로에 달한 것으로 추정됐다.

자신의 이름을 '야니'라고만 소개한 30대 남성은 코멘트 해달라는 부탁에 "정부를 구성했으니 일단 시간은 벌었다"며 "앞으로 더 상황이 악화할지 모르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그리스 방송과 신문 등 언론은 정부 구성과 비슷한 비중으로 22일 예정된 그리스-독일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2) 8강전 대결을 예고 기사로 소개했다.

그간 그리스를 업신여긴 독일에 맺힌 원한을 풀듯 "마음의 상처를 승리로 씻겠다"는 자막이나 제목을 달았다. 그리스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는 방증이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