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스테로이드 불법 유통…근절 대책없나?

입력 2012.07.03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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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스테로이드, 염증엔 특효지만 꼭 의사 처방을 받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면역력 저하, 비만, 골다공증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선데요.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이 스테로이드를 생각보다 훨씬, 깜짝 놀랄만큼 많이 쓰고 있습니다.



곽혜정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약초를 달여서 탕액을 만들어 판 건강원입니다.



탕액이 관절염이나 류마티스에 특효라고 선전해 지금까지 1억 원어치가 팔려나갔습니다.



<녹취> 피해자 : "옆집 할머니가 좋다고 해서 사다 먹었는데 허리 아프던 게 가시더라고요."



조사 결과 이 탕액에서 한 봉지에 0.143mg의 스테로이드제가 검출됐습니다.



탕액 속 스테로이드가 일시적으로 염증을 완화했을 뿐 약초의 치료효과는 아니었던 겁니다.



문제는 이런 스테로이드제가 무허가 약품도매상이나 제약회사 영업직원들을 통해 계속 은밀하게 유통된다는 점입니다.



주로 무허가 약품 도매업자들이 중국산 스테로이드 제제를 보따리상을 통해 구입해 시중에 유통시킵니다.



최근엔 제약회사 영업사원들이 본인이 사뒀다가 몰래 시중에 팔다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녹취> 제약회사 직원(음성변조) : "병원 약인 경우에는 본인(영업사원)의 매출 목표가 있을 것 아니에요.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 처방약을 먼저 사입(본인이 구매)하기도 합니다."



자신도 모르게 스테로이드를 계속 복용하다가는 심각한 부작용을 겪게 됩니다.



<인터뷰> 이원표(내과 전문의) : "장기간 복용했을 때 합병증이 일부 환자가 아닌 다수의 환자에게서 부작용이 나타나는 위험한 약입니다."



그러나, 약의 유통과정을 일일이 점검해 불법 판매를 잡아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불법 유통이 적발된 제약회사에 대한 처분도 최고 30일의 ’영업정지’에 그쳐 보다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인터뷰> 한운섭(식약청 위해사범조사단) : "지속적인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 식약청에 적발된 불법 스테로이드 제품만도 19억 원어치, 뚜렷한 대책도 없이 사실상 온 국민이 스테로이드 남용에 노출된 셈입니다.



KBS 뉴스 곽혜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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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스테로이드 불법 유통…근절 대책없나?
    • 입력 2012-07-03 22:05:23
    뉴스 9
<앵커 멘트>

스테로이드, 염증엔 특효지만 꼭 의사 처방을 받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면역력 저하, 비만, 골다공증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선데요.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이 스테로이드를 생각보다 훨씬, 깜짝 놀랄만큼 많이 쓰고 있습니다.

곽혜정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약초를 달여서 탕액을 만들어 판 건강원입니다.

탕액이 관절염이나 류마티스에 특효라고 선전해 지금까지 1억 원어치가 팔려나갔습니다.

<녹취> 피해자 : "옆집 할머니가 좋다고 해서 사다 먹었는데 허리 아프던 게 가시더라고요."

조사 결과 이 탕액에서 한 봉지에 0.143mg의 스테로이드제가 검출됐습니다.

탕액 속 스테로이드가 일시적으로 염증을 완화했을 뿐 약초의 치료효과는 아니었던 겁니다.

문제는 이런 스테로이드제가 무허가 약품도매상이나 제약회사 영업직원들을 통해 계속 은밀하게 유통된다는 점입니다.

주로 무허가 약품 도매업자들이 중국산 스테로이드 제제를 보따리상을 통해 구입해 시중에 유통시킵니다.

최근엔 제약회사 영업사원들이 본인이 사뒀다가 몰래 시중에 팔다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녹취> 제약회사 직원(음성변조) : "병원 약인 경우에는 본인(영업사원)의 매출 목표가 있을 것 아니에요.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 처방약을 먼저 사입(본인이 구매)하기도 합니다."

자신도 모르게 스테로이드를 계속 복용하다가는 심각한 부작용을 겪게 됩니다.

<인터뷰> 이원표(내과 전문의) : "장기간 복용했을 때 합병증이 일부 환자가 아닌 다수의 환자에게서 부작용이 나타나는 위험한 약입니다."

그러나, 약의 유통과정을 일일이 점검해 불법 판매를 잡아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불법 유통이 적발된 제약회사에 대한 처분도 최고 30일의 ’영업정지’에 그쳐 보다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인터뷰> 한운섭(식약청 위해사범조사단) : "지속적인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 식약청에 적발된 불법 스테로이드 제품만도 19억 원어치, 뚜렷한 대책도 없이 사실상 온 국민이 스테로이드 남용에 노출된 셈입니다.

KBS 뉴스 곽혜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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