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라이벌] ⑫ 남현희 vs 베잘리

입력 2012.07.08 (09:48) 수정 2012.07.10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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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고의 검객 vs 펜싱계의 슈퍼스타



2008 베이징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남현희(31·성남시청)가 올해 런던올림픽에서 금빛 찌르기를 하려면 ’숙적’ 발렌티나 베잘리(38·이탈리아)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



국제펜싱연맹(FIE) 여자 플뢰레 랭킹 2위인 ’펜싱 여제’ 남현희는 한국 펜싱계에서 가장 유망한 금메달 기대주다.



남현희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딴 것을 시작으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하며 아시아 최강자로 떠올랐다.



베이징올림픽 결승전에서 베잘리에게 아쉽게 패했으나 한국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시상대에 올랐다.



올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4년 연속 2관왕을 차지했고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2년 연속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상반기에는 수많은 국제 대회를 뛰면서 그단스크 국제그랑프리 은메달, SK텔레콤 국제그랑프리 은메달 등의 성과를 거뒀다.



아시아 무대는 이미 평정했지만 세계를 제패하기까지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남았다.



현재 남현희를 제외하고 여자 플뢰레 세계 4위 안의 다른 선수들은 모두 펜싱 강국 이탈리아 출신이다.



특히 세계 1위인 베잘리는 남현희가 인정하는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다.



베잘리는 역대 올림픽에서 개인 최다인 5개의 금메달을 차지한 펜싱계의 ’슈퍼스타’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에서 개인전 3연패를 달성했고 1996년과 2000년에는 단체전에서 우승했다.



특히 2008년 베이징올림픽 여자 플뢰레 개인전 결승전에서 남현희를 상대로 역전 투슈(유효타)에 성공하며 6-5로 승리해 금메달을 차지했다.



베잘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무려 13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유럽선수권대회에서는 9번 우승하는 등 근 20년 동안 독보적인 선수로 활동 중이다.



2002년 이탈리아 축구선수인 도메니코 지울리아노와 결혼한 베잘리는 2005년 아들 피에트로를 출산한 뒤 불과 2개월 만에 독일 라이프치히 그랑프리 대회 여자 개인전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노리는 남현희는 2006년 이후 베잘리와의 국제펜싱연맹(FIE) 상대전적에서 1승8패로 뒤져 있다.



남현희는 가장 최근 대결인 지난해 6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플뢰레 월드컵 A급대회 4강에서도 베잘리에게 12-15로 역전패해 결승행이 좌절됐다.



지난 5월 서울 올림픽 펜싱경기장에서 펼쳐진 SK텔레콤 국제그랑프리에 함께 출전했지만 베잘리가 8강에서 탈락해 맞대결을 펼치지는 못했다.



당시 남현희는 결승전에서 실비아 그루찰라(폴란드)를 맞아 연장 접전 끝에 6-7로 져 준우승을 차지했다.



펜싱은 팔이 길면 길수록 유리한 종목이지만 남현희의 키는 155cm에 불과하다.



베잘리(164cm)를 비롯해 세계 10위권 안의 선수들은 남현희에 비해 5~20cm 크다.



남현희가 작은 키에도 정상급 실력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상대 선수에 적합한 ’맞춤 공격’을 구사하는 뛰어난 경기운영 능력과 거리조절에 있다.



남현희는 가까운 거리와 먼 거리를 적절히 섞은 공격 방식을 즐겨 사용한다.



먼 거리에서 상대하다가 어느 순간 바짝 거리를 좁혀 들어가 찌르는 방식으로 체력 소모를 줄이는 동시에 작은 키를 극복하는 것이다.



또 다양한 페인트 공격을 구사하며 자신의 페이스대로 경기를 끌고나갈 능력을 갖췄다는 평을 듣는다.



최근에는 바뀐 코치와 함께 힘있는 선수들에 맞설 방법을 연마하며 자세에 전체적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



올림픽까지 컨디션 조절과 체력 비축에 힘을 쏟으면서 기술의 완성도를 위해 빡빡한 훈련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남현희는 "베잘리는 노련미가 돋보이는 뛰어난 선수"라며 "매번 1등을 하는 건 아니지만 큰 경기에서는 자기가 목표했던 바를 이룬다.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 선수들이 최근 기량이 많이 올라와 깜짝 승리를 거머쥐곤 한다"며 "상대하기 편한 프랑스 선수들이 이탈리아 선수들을 꺾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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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런던라이벌] ⑫ 남현희 vs 베잘리
    • 입력 2012-07-08 09:48:39
    • 수정2012-07-10 16:39:41
    연합뉴스
아시아 최고의 검객 vs 펜싱계의 슈퍼스타

2008 베이징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남현희(31·성남시청)가 올해 런던올림픽에서 금빛 찌르기를 하려면 ’숙적’ 발렌티나 베잘리(38·이탈리아)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

국제펜싱연맹(FIE) 여자 플뢰레 랭킹 2위인 ’펜싱 여제’ 남현희는 한국 펜싱계에서 가장 유망한 금메달 기대주다.

남현희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딴 것을 시작으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하며 아시아 최강자로 떠올랐다.

베이징올림픽 결승전에서 베잘리에게 아쉽게 패했으나 한국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시상대에 올랐다.

올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4년 연속 2관왕을 차지했고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2년 연속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상반기에는 수많은 국제 대회를 뛰면서 그단스크 국제그랑프리 은메달, SK텔레콤 국제그랑프리 은메달 등의 성과를 거뒀다.

아시아 무대는 이미 평정했지만 세계를 제패하기까지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남았다.

현재 남현희를 제외하고 여자 플뢰레 세계 4위 안의 다른 선수들은 모두 펜싱 강국 이탈리아 출신이다.

특히 세계 1위인 베잘리는 남현희가 인정하는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다.

베잘리는 역대 올림픽에서 개인 최다인 5개의 금메달을 차지한 펜싱계의 ’슈퍼스타’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에서 개인전 3연패를 달성했고 1996년과 2000년에는 단체전에서 우승했다.

특히 2008년 베이징올림픽 여자 플뢰레 개인전 결승전에서 남현희를 상대로 역전 투슈(유효타)에 성공하며 6-5로 승리해 금메달을 차지했다.

베잘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무려 13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유럽선수권대회에서는 9번 우승하는 등 근 20년 동안 독보적인 선수로 활동 중이다.

2002년 이탈리아 축구선수인 도메니코 지울리아노와 결혼한 베잘리는 2005년 아들 피에트로를 출산한 뒤 불과 2개월 만에 독일 라이프치히 그랑프리 대회 여자 개인전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노리는 남현희는 2006년 이후 베잘리와의 국제펜싱연맹(FIE) 상대전적에서 1승8패로 뒤져 있다.

남현희는 가장 최근 대결인 지난해 6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플뢰레 월드컵 A급대회 4강에서도 베잘리에게 12-15로 역전패해 결승행이 좌절됐다.

지난 5월 서울 올림픽 펜싱경기장에서 펼쳐진 SK텔레콤 국제그랑프리에 함께 출전했지만 베잘리가 8강에서 탈락해 맞대결을 펼치지는 못했다.

당시 남현희는 결승전에서 실비아 그루찰라(폴란드)를 맞아 연장 접전 끝에 6-7로 져 준우승을 차지했다.

펜싱은 팔이 길면 길수록 유리한 종목이지만 남현희의 키는 155cm에 불과하다.

베잘리(164cm)를 비롯해 세계 10위권 안의 선수들은 남현희에 비해 5~20cm 크다.

남현희가 작은 키에도 정상급 실력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상대 선수에 적합한 ’맞춤 공격’을 구사하는 뛰어난 경기운영 능력과 거리조절에 있다.

남현희는 가까운 거리와 먼 거리를 적절히 섞은 공격 방식을 즐겨 사용한다.

먼 거리에서 상대하다가 어느 순간 바짝 거리를 좁혀 들어가 찌르는 방식으로 체력 소모를 줄이는 동시에 작은 키를 극복하는 것이다.

또 다양한 페인트 공격을 구사하며 자신의 페이스대로 경기를 끌고나갈 능력을 갖췄다는 평을 듣는다.

최근에는 바뀐 코치와 함께 힘있는 선수들에 맞설 방법을 연마하며 자세에 전체적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

올림픽까지 컨디션 조절과 체력 비축에 힘을 쏟으면서 기술의 완성도를 위해 빡빡한 훈련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남현희는 "베잘리는 노련미가 돋보이는 뛰어난 선수"라며 "매번 1등을 하는 건 아니지만 큰 경기에서는 자기가 목표했던 바를 이룬다.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 선수들이 최근 기량이 많이 올라와 깜짝 승리를 거머쥐곤 한다"며 "상대하기 편한 프랑스 선수들이 이탈리아 선수들을 꺾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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