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알고봅시다] ⑫ 펜싱

입력 2012.07.0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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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국가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펜싱에서 한국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오래되지 않는다.



한국 펜싱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 남자 플뢰레의 김영호가 금메달, 남자 에페의 이상기가 동메달을 목에 건 것을 계기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아테네 올림픽 때 메달 획득에 실패한 한국은 세대교체를 하고 꾸준히 국제대회에서 경험을 쌓으며 베이징 올림픽을 준비했다.



그 결과 여자 플뢰레의 남현희(31·성남시청)가 한국 여자 펜싱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시상대에 올라가는 쾌거를 이뤄냈다.



아시아에서는 정상에 올라 있지만 오랜 펜싱 역사를 자랑하는 유럽 국가들은 넘기 어려운 산이었다.



하지만 몇년 전 르네 로크 전 국제펜싱연맹 회장이 펜싱의 세계화를 주장하며 아시아와 중남미권에 국제대회를 유치하도록 배려하는 등 저변 확대에 힘쓰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유럽 국가들에 유리하게 내려지던 심판 판정 텃세도 거의 사라져 대등한 경기가 이뤄지게 됐고 아시아 국가들이 펜싱에 집중 투자를 하면서 세계 펜싱계에 도전할 수 있을 정도로 급속히 성장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고전 강국 이탈리아, 러시아 등 유럽 국가들의 선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과 한국의 성장이 순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끌고 있다.



◇펜싱의 역사와 원리는 = 펜싱은 근대 유럽에서 플뢰레 검과 철망으로 된 마스크가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스포츠로서의 모습을 갖췄다.



이후 에페·사브르 검의 발명으로 지금과 같은 3종 검 체계가 완성됐다.



펜싱은 1896년 제1회 아테네올림픽에서 남자 플뢰레와 사브르가 정식 종목에 포함되면서 올림픽 역사를 장식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플뢰레·에페·사브르 남녀 개인전과 남자 플뢰레·사브르 단체전, 여자 플뢰레·에페 단체전 등 10종목이 펼쳐진다.



종목에 따라 공격할 수 있는 부위가 달라 플뢰레는 몸통, 에페는 전신, 사브르는 상체와 머리로 공격 부위가 정해져 있다.



공격 방법(찌르기·베기)과 세부적인 규칙도 종목별로 다르다.



선수들이 입은 도복과 검에 전기 판정기를 장착해 검과 유효 면이 닿으면 점수가 올라가는 방식으로 득점을 계산한다.



개인전은 3분 3라운드로 진행된다.



단체전은 3명이 팀을 이뤄 1인당 3분 1라운드씩 3차례 겨뤄 총 9라운드를 치른다. 개인전은 15점, 단체전은 45점을 먼저 얻으면 경기가 끝난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베이징올림픽 때 플뢰레 종목에 도입됐던 투명 마스크가 안전상의 문제로 사용이 금지되고 다시 철망 마스크가 등장한다.



사브르 종목에서는 계속해서 투명 마스크가 사용된다.



◇한국 선수들의 면면은 =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은 여자 플뢰레, 여자 에페, 남자 사브르 개인전·단체전, 여자 사브르, 남자 에페, 남자 플뢰레 개인전에 출전한다.



현재 대표팀의 목표는 금메달이다.



베이징 때는 색깔을 불문하고 2~3개의 메달을 따내는 것이 목표였으나 선수들의 기량이 일취월장해 한 개 이상의 금메달로 수정했다.



현재 한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펜싱 여제’로 불리는 남현희와 차세대 펜싱 스타인 남자 사브르의 구본길이다.



각각 세계랭킹 2위, 3위에 올라 있는 이들은 올림픽에서 시드 배정 규정상 4강까지는 자신보다 수준이 낮은 선수들과 대결하게 돼 메달 전망이 가장 밝다.



2006년 이후 꾸준히 여자 플뢰레 세계 톱4를 고수해온 남현희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했고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 올해 SK텔레콤 국제그랑프리 은메달을 잇달아 목에 걸며 변함없는 실력을 과시했다.



남현희와 함께 국제대회 단체전에서 메달을 여럿 합작한 세계랭킹 13위의 전희숙도 남현희의 라이벌로 활약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여자 플뢰레는 단체 세계 랭킹도 세계 3위이기 때문에 대표팀은 개인전뿐만 아니라 단체전에서도 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본길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중만(중국)을 꺾은 차세대 펜싱 대들보다.



그는 올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땄고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동메달을 목에 걸어 메달권 안에 충분히 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구본길에게 승리를 내준 원우영도 세계 랭킹 7위의 메달 기대주다.



여자 에페의 유망주 최인정은 대표팀에 합류한 지 2년 남짓 된 새내기지만 언니들을 제치고 세계 10위에 이름을 올려 관심을 끌고 있다.



남자 에페 세계랭킹 7위인 박경두와 15위인 정진선의 활약도 기대된다.



2009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단체전과 개인전 2관왕에 올랐던 박경두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며 약한 모습을 보이던 세계대회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남자 플뢰레의 대들보 최병철과 여자 사브르의 떠오르는 샛별 김지연(세계 5위)·이라진도 메달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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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림픽 알고봅시다] ⑫ 펜싱
    • 입력 2012-07-08 09:50:53
    연합뉴스
유럽 국가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펜싱에서 한국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오래되지 않는다.

한국 펜싱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 남자 플뢰레의 김영호가 금메달, 남자 에페의 이상기가 동메달을 목에 건 것을 계기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아테네 올림픽 때 메달 획득에 실패한 한국은 세대교체를 하고 꾸준히 국제대회에서 경험을 쌓으며 베이징 올림픽을 준비했다.

그 결과 여자 플뢰레의 남현희(31·성남시청)가 한국 여자 펜싱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시상대에 올라가는 쾌거를 이뤄냈다.

아시아에서는 정상에 올라 있지만 오랜 펜싱 역사를 자랑하는 유럽 국가들은 넘기 어려운 산이었다.

하지만 몇년 전 르네 로크 전 국제펜싱연맹 회장이 펜싱의 세계화를 주장하며 아시아와 중남미권에 국제대회를 유치하도록 배려하는 등 저변 확대에 힘쓰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유럽 국가들에 유리하게 내려지던 심판 판정 텃세도 거의 사라져 대등한 경기가 이뤄지게 됐고 아시아 국가들이 펜싱에 집중 투자를 하면서 세계 펜싱계에 도전할 수 있을 정도로 급속히 성장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고전 강국 이탈리아, 러시아 등 유럽 국가들의 선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과 한국의 성장이 순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끌고 있다.

◇펜싱의 역사와 원리는 = 펜싱은 근대 유럽에서 플뢰레 검과 철망으로 된 마스크가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스포츠로서의 모습을 갖췄다.

이후 에페·사브르 검의 발명으로 지금과 같은 3종 검 체계가 완성됐다.

펜싱은 1896년 제1회 아테네올림픽에서 남자 플뢰레와 사브르가 정식 종목에 포함되면서 올림픽 역사를 장식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플뢰레·에페·사브르 남녀 개인전과 남자 플뢰레·사브르 단체전, 여자 플뢰레·에페 단체전 등 10종목이 펼쳐진다.

종목에 따라 공격할 수 있는 부위가 달라 플뢰레는 몸통, 에페는 전신, 사브르는 상체와 머리로 공격 부위가 정해져 있다.

공격 방법(찌르기·베기)과 세부적인 규칙도 종목별로 다르다.

선수들이 입은 도복과 검에 전기 판정기를 장착해 검과 유효 면이 닿으면 점수가 올라가는 방식으로 득점을 계산한다.

개인전은 3분 3라운드로 진행된다.

단체전은 3명이 팀을 이뤄 1인당 3분 1라운드씩 3차례 겨뤄 총 9라운드를 치른다. 개인전은 15점, 단체전은 45점을 먼저 얻으면 경기가 끝난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베이징올림픽 때 플뢰레 종목에 도입됐던 투명 마스크가 안전상의 문제로 사용이 금지되고 다시 철망 마스크가 등장한다.

사브르 종목에서는 계속해서 투명 마스크가 사용된다.

◇한국 선수들의 면면은 =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은 여자 플뢰레, 여자 에페, 남자 사브르 개인전·단체전, 여자 사브르, 남자 에페, 남자 플뢰레 개인전에 출전한다.

현재 대표팀의 목표는 금메달이다.

베이징 때는 색깔을 불문하고 2~3개의 메달을 따내는 것이 목표였으나 선수들의 기량이 일취월장해 한 개 이상의 금메달로 수정했다.

현재 한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펜싱 여제’로 불리는 남현희와 차세대 펜싱 스타인 남자 사브르의 구본길이다.

각각 세계랭킹 2위, 3위에 올라 있는 이들은 올림픽에서 시드 배정 규정상 4강까지는 자신보다 수준이 낮은 선수들과 대결하게 돼 메달 전망이 가장 밝다.

2006년 이후 꾸준히 여자 플뢰레 세계 톱4를 고수해온 남현희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했고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 올해 SK텔레콤 국제그랑프리 은메달을 잇달아 목에 걸며 변함없는 실력을 과시했다.

남현희와 함께 국제대회 단체전에서 메달을 여럿 합작한 세계랭킹 13위의 전희숙도 남현희의 라이벌로 활약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여자 플뢰레는 단체 세계 랭킹도 세계 3위이기 때문에 대표팀은 개인전뿐만 아니라 단체전에서도 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본길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중만(중국)을 꺾은 차세대 펜싱 대들보다.

그는 올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땄고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동메달을 목에 걸어 메달권 안에 충분히 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구본길에게 승리를 내준 원우영도 세계 랭킹 7위의 메달 기대주다.

여자 에페의 유망주 최인정은 대표팀에 합류한 지 2년 남짓 된 새내기지만 언니들을 제치고 세계 10위에 이름을 올려 관심을 끌고 있다.

남자 에페 세계랭킹 7위인 박경두와 15위인 정진선의 활약도 기대된다.

2009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단체전과 개인전 2관왕에 올랐던 박경두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며 약한 모습을 보이던 세계대회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남자 플뢰레의 대들보 최병철과 여자 사브르의 떠오르는 샛별 김지연(세계 5위)·이라진도 메달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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