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도로명 주소’ 1년, 사용률 ‘미미’…대책은?

입력 2012.07.08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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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도로명 주소'를 아십니까? '여의도동 18번지' 대신 '여의도 공원로 13'라고 불러서 길을 따라 번호를 붙인 주소입니다.

시행한 지 1년이 다 됐지만 아직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학재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하루 20만 통이 넘는 우편물을 처리하는 우체국입니다.

우편물 대부분에는 지번 주소만이 적혀 있습니다.

<인터뷰>김선진(서울중앙우체국 발착실장): "아무래도 신 주소 생긴 뒤로는 (작업속도가)다소 떨어지는 게 있죠."

빠른 길 찾기가 생명인 택배업도 아직은 도로명 주소가 불편합니다.

<인터뷰>김도영(대한통운 택배 업무): "원룸이나 오피스텔 그런 데는 신 주소가 표기 돼 있는데 구옥이나 가옥 같은 경우에는 옛날 주소로만 표기돼 있는 데가 많아요."

부동산 중개업소 한쪽 벽엔 도로명 주소 대신 복잡한 지번 주소만 걸려있습니다.

모든 계약서나 공적장부에는 도로명 주소를 쓰도록 의무화했지만 이곳에도 역시 지번 주소뿐입니다.

최근 조사에서도 불과 47% 국민만이 도로명 주소를 알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인터뷰> 이지은(서울 왕십리동): "실생활에서 안 쓰기 때문에 신경 안 써요."

<인터뷰> 김병기(서울 사당동): "(도로명 주소라고 들어 보셨나요?) 들어 봤어요. (도로명 주소 혹시 쓰세요?) 안 쓰죠"
도로명 주소를 보급한지 1년, 하지만, 사용률은 9%에 불과합니다.

KBS 뉴스 김학재입니다.

<앵커 멘트>

새 주소 체계는 이처럼 도로를 기준으로 양쪽에 있는 건물에 번호를 매기는 방식이어서 건물의 위치를 휠씬 쉽게 알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쉽고 편리한 새로운 주소 체계를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어서 만들었지만, 사용률은 턱없이 낮습니다.

뭐가 문제일까요?

박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외국인에게 두 가지 주소를 주고 상점을 찾게 했습니다.

먼저 지번주소!
묻고... 묻고... 또 묻고.. 500m 떨어진 상점을 찾는데 20분이 넘게 걸렸습니다.

이번엔 도로명 주소!

잠시 지도를 보더니 별다른 시행착오 없이 정확한 골목, 정확한 지점을 찾아냅니다.

<인터뷰> 마이클 톤(미국인): "(도로명 주소는)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옛(지번)주소는 건물을 찾기 정말 어려웠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정부는 주로 공공부문에서 도로명 주소를 보급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민간기업의 사용 장려나 대국민 홍보가 적다 보니 대다수 국민들이 도로명 주소를 아예 모르거나 사용하지 않는 겁니다.

<인터뷰> 강영옥(이화여대 사회교육과 지리전공 교수): "일상생활에서 국민들이 어떤 때 도로명 주소를 쓰는질 보고 그 부분에 있어서는 공공부문보다는 민간부문과 협업해야 되는 부분이 훨씬 많죠."

지금까지 도로명 주소 예산 3천5백억 원 가운데 98%가 표지판 등 시설비에 투입됐고 홍보비는 2%에 불과했습니다.

오는 2014년 1월 1일부터는 지번 주소는 없어지고 도로명 주소만이 사용됩니다.

남은 시간은 1년 반 정도인데 아직 숙제가 많습니다.

KBS 뉴스 박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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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진단] ‘도로명 주소’ 1년, 사용률 ‘미미’…대책은?
    • 입력 2012-07-08 21:41:11
    뉴스 9
<앵커 멘트> '도로명 주소'를 아십니까? '여의도동 18번지' 대신 '여의도 공원로 13'라고 불러서 길을 따라 번호를 붙인 주소입니다. 시행한 지 1년이 다 됐지만 아직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학재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하루 20만 통이 넘는 우편물을 처리하는 우체국입니다. 우편물 대부분에는 지번 주소만이 적혀 있습니다. <인터뷰>김선진(서울중앙우체국 발착실장): "아무래도 신 주소 생긴 뒤로는 (작업속도가)다소 떨어지는 게 있죠." 빠른 길 찾기가 생명인 택배업도 아직은 도로명 주소가 불편합니다. <인터뷰>김도영(대한통운 택배 업무): "원룸이나 오피스텔 그런 데는 신 주소가 표기 돼 있는데 구옥이나 가옥 같은 경우에는 옛날 주소로만 표기돼 있는 데가 많아요." 부동산 중개업소 한쪽 벽엔 도로명 주소 대신 복잡한 지번 주소만 걸려있습니다. 모든 계약서나 공적장부에는 도로명 주소를 쓰도록 의무화했지만 이곳에도 역시 지번 주소뿐입니다. 최근 조사에서도 불과 47% 국민만이 도로명 주소를 알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인터뷰> 이지은(서울 왕십리동): "실생활에서 안 쓰기 때문에 신경 안 써요." <인터뷰> 김병기(서울 사당동): "(도로명 주소라고 들어 보셨나요?) 들어 봤어요. (도로명 주소 혹시 쓰세요?) 안 쓰죠" 도로명 주소를 보급한지 1년, 하지만, 사용률은 9%에 불과합니다. KBS 뉴스 김학재입니다. <앵커 멘트> 새 주소 체계는 이처럼 도로를 기준으로 양쪽에 있는 건물에 번호를 매기는 방식이어서 건물의 위치를 휠씬 쉽게 알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쉽고 편리한 새로운 주소 체계를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어서 만들었지만, 사용률은 턱없이 낮습니다. 뭐가 문제일까요? 박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외국인에게 두 가지 주소를 주고 상점을 찾게 했습니다. 먼저 지번주소! 묻고... 묻고... 또 묻고.. 500m 떨어진 상점을 찾는데 20분이 넘게 걸렸습니다. 이번엔 도로명 주소! 잠시 지도를 보더니 별다른 시행착오 없이 정확한 골목, 정확한 지점을 찾아냅니다. <인터뷰> 마이클 톤(미국인): "(도로명 주소는)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옛(지번)주소는 건물을 찾기 정말 어려웠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정부는 주로 공공부문에서 도로명 주소를 보급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민간기업의 사용 장려나 대국민 홍보가 적다 보니 대다수 국민들이 도로명 주소를 아예 모르거나 사용하지 않는 겁니다. <인터뷰> 강영옥(이화여대 사회교육과 지리전공 교수): "일상생활에서 국민들이 어떤 때 도로명 주소를 쓰는질 보고 그 부분에 있어서는 공공부문보다는 민간부문과 협업해야 되는 부분이 훨씬 많죠." 지금까지 도로명 주소 예산 3천5백억 원 가운데 98%가 표지판 등 시설비에 투입됐고 홍보비는 2%에 불과했습니다. 오는 2014년 1월 1일부터는 지번 주소는 없어지고 도로명 주소만이 사용됩니다. 남은 시간은 1년 반 정도인데 아직 숙제가 많습니다. KBS 뉴스 박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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