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더러 ‘英 76년 소원 깬’ 윔블던 정상

입력 2012.07.09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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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위·스위스)가 윔블던 테니스대회(총상금 1천606만 파운드·약 290억원) 남자단식 패권을 3년 만에 탈환했다.



페더러는 8일(현지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남자단식 결승에서 앤디 머레이(4위·영국)에 3-1(4-6  7-5  6-3  6-4) 역전승을 거뒀다.



2009년 이 대회 우승 이후 최근 2년 연속 8강에서 탈락했던 페더러는 윔블던에서만 통산 7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우승 상금은 115만 파운드(약 20억3천만원)다.



이로써 페더러는 윔블던 남자단식에서 7차례 정상에 오른 피트 샘프러스(미국)의 최다 우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또 메이저대회 통산 우승 횟수를 17회로 늘렸다. 페더러가 메이저대회 단식에서 우승한 것은 2010년 호주오픈 이후 약 2년6개월 만이다.



페더러는 세계 랭킹 1위 자리도 되찾았다. 2010년 6월 이후 2년여 만에 세계 1위에 복귀한 페더러는 통산 1위를 지킨 기간이 총 286주로 샘프러스와 함께 최장 기간을 기록하게 됐다.



1세트 게임스코어 4-3으로 앞선 페더러는 머레이의 서브 게임을 10분 넘게 물고 늘어지며 브레이크 기회를 엿봤으나 끝내 상대 서브 게임을 가져오는 데 실패했다.



위기를 넘긴 머레이는 다음번 페더러의 서브 게임을 따내 게임스코어 5-4로 앞서가기 시작했고 이어진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1세트에서 기선을 제압했다.



특히 1세트에서 페더러는 실책 16개를 쏟아낸 반면 머레이는 5개로 막는 등 경기 분위기가 머레이 쪽으로 쏠리는 듯했다.



그러나 2세트부터 페더러의 몸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1세트에 제대로 말을 듣지 않던 포어핸드 공격이 조금씩 살아났고 실책을 8개로 줄이며 안정감을 되찾았다.



게임스코어 6-5로 맞선 상황에서 머레이의 서브 게임을 따내고 2세트를 마무리한 페더러는 3세트에서 머레이를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게임스코어 1-1인 자신의 서브게임에서 40-0으로 앞선 페더러는 이때 우천 변수를 만났다.



갑자기 쏟아진 비로 센터 코트의 지붕을 닫느라 약 40분간 경기가 중단됐다.



1936년 프레드 페리 이후 76년 만에 영국 선수의 메이저대회 단식 우승을 기원하는 홈 팬들은 이 비가 다소 수세로 몰린 머레이가 한숨을 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랐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잠깐의 휴식은 30살이 넘은 페더러에게 호재로 작용했다.



페더러는 게임스코어 3-2에서 맞은 머레이의 서브 게임에서 강력한 포어핸드 스트로크를 앞세워 게임을 따내면서 결정적인 승기를 잡았다.



3세트를 6-3으로 비교적 쉽게 끝낸 페더러는 4세트에서는 전성기의 기량을 방불케 할 정도의 플레이를 펼친 끝에 머레이를 6-4로 돌려세웠다.



1975년 아서 애시 이후 37년 만에 30대 선수로 윔블던 남자단식 정상에 오른 페더러는 "최근 몇 년간 힘든 시기를 보냈기 때문에 다시 우승하게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더 우승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에 지금 내 나이에서 우승한 것이 더 값지다"며 "20대 때 우승한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라고 즐거워했다.



76년 만에 영국 남자 선수의 메이저대회 단식 정상에 도전한 머레이는 결국 메이저대회 네 번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날 ‘영국의 희망’ 머레이를 응원하기 위해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손비,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축구 선수 데이비드 베컴 부부 등이 경기장을 찾았으나 ‘76년의 한’은 풀리지 않았다.



특히 머레이는 메이저대회 네 차례 준우승 가운데 2008년 US오픈, 2010년 호주오픈, 이번 대회 등 세 차례 결승전에서 모두 페더러에 패하는 악연에 울어야 했다.



경기가 끝난 뒤 열린 시상식에서 눈물을 감추지 못한 머레이는 "(우승에) 조금 더 가까워졌다.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열심히 응원해준 팬들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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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더러 ‘英 76년 소원 깬’ 윔블던 정상
    • 입력 2012-07-09 07:12:37
    연합뉴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위·스위스)가 윔블던 테니스대회(총상금 1천606만 파운드·약 290억원) 남자단식 패권을 3년 만에 탈환했다.

페더러는 8일(현지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남자단식 결승에서 앤디 머레이(4위·영국)에 3-1(4-6  7-5  6-3  6-4) 역전승을 거뒀다.

2009년 이 대회 우승 이후 최근 2년 연속 8강에서 탈락했던 페더러는 윔블던에서만 통산 7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우승 상금은 115만 파운드(약 20억3천만원)다.

이로써 페더러는 윔블던 남자단식에서 7차례 정상에 오른 피트 샘프러스(미국)의 최다 우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또 메이저대회 통산 우승 횟수를 17회로 늘렸다. 페더러가 메이저대회 단식에서 우승한 것은 2010년 호주오픈 이후 약 2년6개월 만이다.

페더러는 세계 랭킹 1위 자리도 되찾았다. 2010년 6월 이후 2년여 만에 세계 1위에 복귀한 페더러는 통산 1위를 지킨 기간이 총 286주로 샘프러스와 함께 최장 기간을 기록하게 됐다.

1세트 게임스코어 4-3으로 앞선 페더러는 머레이의 서브 게임을 10분 넘게 물고 늘어지며 브레이크 기회를 엿봤으나 끝내 상대 서브 게임을 가져오는 데 실패했다.

위기를 넘긴 머레이는 다음번 페더러의 서브 게임을 따내 게임스코어 5-4로 앞서가기 시작했고 이어진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1세트에서 기선을 제압했다.

특히 1세트에서 페더러는 실책 16개를 쏟아낸 반면 머레이는 5개로 막는 등 경기 분위기가 머레이 쪽으로 쏠리는 듯했다.

그러나 2세트부터 페더러의 몸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1세트에 제대로 말을 듣지 않던 포어핸드 공격이 조금씩 살아났고 실책을 8개로 줄이며 안정감을 되찾았다.

게임스코어 6-5로 맞선 상황에서 머레이의 서브 게임을 따내고 2세트를 마무리한 페더러는 3세트에서 머레이를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게임스코어 1-1인 자신의 서브게임에서 40-0으로 앞선 페더러는 이때 우천 변수를 만났다.

갑자기 쏟아진 비로 센터 코트의 지붕을 닫느라 약 40분간 경기가 중단됐다.

1936년 프레드 페리 이후 76년 만에 영국 선수의 메이저대회 단식 우승을 기원하는 홈 팬들은 이 비가 다소 수세로 몰린 머레이가 한숨을 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랐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잠깐의 휴식은 30살이 넘은 페더러에게 호재로 작용했다.

페더러는 게임스코어 3-2에서 맞은 머레이의 서브 게임에서 강력한 포어핸드 스트로크를 앞세워 게임을 따내면서 결정적인 승기를 잡았다.

3세트를 6-3으로 비교적 쉽게 끝낸 페더러는 4세트에서는 전성기의 기량을 방불케 할 정도의 플레이를 펼친 끝에 머레이를 6-4로 돌려세웠다.

1975년 아서 애시 이후 37년 만에 30대 선수로 윔블던 남자단식 정상에 오른 페더러는 "최근 몇 년간 힘든 시기를 보냈기 때문에 다시 우승하게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더 우승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에 지금 내 나이에서 우승한 것이 더 값지다"며 "20대 때 우승한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라고 즐거워했다.

76년 만에 영국 남자 선수의 메이저대회 단식 정상에 도전한 머레이는 결국 메이저대회 네 번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날 ‘영국의 희망’ 머레이를 응원하기 위해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손비,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축구 선수 데이비드 베컴 부부 등이 경기장을 찾았으나 ‘76년의 한’은 풀리지 않았다.

특히 머레이는 메이저대회 네 차례 준우승 가운데 2008년 US오픈, 2010년 호주오픈, 이번 대회 등 세 차례 결승전에서 모두 페더러에 패하는 악연에 울어야 했다.

경기가 끝난 뒤 열린 시상식에서 눈물을 감추지 못한 머레이는 "(우승에) 조금 더 가까워졌다.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열심히 응원해준 팬들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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