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올림픽 선수단 ‘금보다 화합’

입력 2012.07.0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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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성적보다는 ‘화합’의 올림픽 정신을 앞세워 조국의 평화를 가져올 밀알이 되겠다는 꿈을 안고 2012 런던 올림픽에 나서는 선수들이 있다.



선수 8명으로 구성된 이라크 선수단이 주인공이다.



AFP 통신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올림픽을 준비하는 이라크 대표 선수단을 9일 소개했다.



이번 대회 이라크에서는 육상 선수 2명과 수영·양궁·사격·복싱·역도·레슬링에 각 1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이들의 목표는 메달을 목에 걸어 심각한 갈등에 시달리는 조국에 ‘통합’의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다.



2003년 전쟁 이후 극심한 분파 간 갈등에 시달려 온 이라크에서는 여전히 폭력사태가 계속 일어나고 있다.



일상적인 치안 불안에 시달리는 선수들은 2007년 축구가 가져온 희망의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이라크 대표팀이 아시안컵에서 우승하자 이라크는 잔치 분위기에 휩싸였다.



이라크 올림픽위원회의 라드 함무디 알 둘라미 회장은 "아시안컵에서 우승했을 때 전 세계는 갈라져 있던 정치인들이 하나가 되는 광경을 목격했다"면서 "스포츠는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이라크 국민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선수들이 처한 환경은 좋은 성적을 기대할 만하지 않다.



전통적으로 스포츠 강국이 아닌 이라크는 1960년 로마 올림픽 남자 역도에서 압둘 와히드 아지즈가 3위에 오른 것이 유일한 메달이다.



전쟁의 흉터가 더해지면서 상황은 더 악화했다.



선수들의 장비는 낡았고, 훈련할 장소조차 마땅치 않은 것이 이라크 체육의 현주소다.



사격 대표로 나서는 누르 아메르 자심(18)은 "총과 탄약 모두 구식이다. 우리 장비는 다른 나라에 비하면 너무 낡았다"고 아쉬워했다.



수영 대표인 모하나드 아메드(15)도 "올림픽 규격에 맞는 수영장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라크 수영 선수들은 섭씨 50도를 넘나드는 더위를 버티며 규격에도 맞지 않는 수영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적절한 영양 관리를 받지 못하는 등 이들이 처한 어려움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이라크 대표 선수들은 여전히 희망을 안고 런던으로 떠난다.



자심은 "운동은 내 삶이나 마찬가지"라며 "런던 올림픽에 출전한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메달을 따내 이라크 국기가 게양대 위로 오르는 장면을 꼭 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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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라크 올림픽 선수단 ‘금보다 화합’
    • 입력 2012-07-09 11:21:09
    연합뉴스
 좋은 성적보다는 ‘화합’의 올림픽 정신을 앞세워 조국의 평화를 가져올 밀알이 되겠다는 꿈을 안고 2012 런던 올림픽에 나서는 선수들이 있다.

선수 8명으로 구성된 이라크 선수단이 주인공이다.

AFP 통신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올림픽을 준비하는 이라크 대표 선수단을 9일 소개했다.

이번 대회 이라크에서는 육상 선수 2명과 수영·양궁·사격·복싱·역도·레슬링에 각 1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이들의 목표는 메달을 목에 걸어 심각한 갈등에 시달리는 조국에 ‘통합’의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다.

2003년 전쟁 이후 극심한 분파 간 갈등에 시달려 온 이라크에서는 여전히 폭력사태가 계속 일어나고 있다.

일상적인 치안 불안에 시달리는 선수들은 2007년 축구가 가져온 희망의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이라크 대표팀이 아시안컵에서 우승하자 이라크는 잔치 분위기에 휩싸였다.

이라크 올림픽위원회의 라드 함무디 알 둘라미 회장은 "아시안컵에서 우승했을 때 전 세계는 갈라져 있던 정치인들이 하나가 되는 광경을 목격했다"면서 "스포츠는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이라크 국민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선수들이 처한 환경은 좋은 성적을 기대할 만하지 않다.

전통적으로 스포츠 강국이 아닌 이라크는 1960년 로마 올림픽 남자 역도에서 압둘 와히드 아지즈가 3위에 오른 것이 유일한 메달이다.

전쟁의 흉터가 더해지면서 상황은 더 악화했다.

선수들의 장비는 낡았고, 훈련할 장소조차 마땅치 않은 것이 이라크 체육의 현주소다.

사격 대표로 나서는 누르 아메르 자심(18)은 "총과 탄약 모두 구식이다. 우리 장비는 다른 나라에 비하면 너무 낡았다"고 아쉬워했다.

수영 대표인 모하나드 아메드(15)도 "올림픽 규격에 맞는 수영장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라크 수영 선수들은 섭씨 50도를 넘나드는 더위를 버티며 규격에도 맞지 않는 수영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적절한 영양 관리를 받지 못하는 등 이들이 처한 어려움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이라크 대표 선수들은 여전히 희망을 안고 런던으로 떠난다.

자심은 "운동은 내 삶이나 마찬가지"라며 "런던 올림픽에 출전한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메달을 따내 이라크 국기가 게양대 위로 오르는 장면을 꼭 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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