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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진 “한국서도 흥행 배우로 남고 싶어”
입력 2012.07.09 (17:29) 수정 2012.07.09 (17:30) 연합뉴스
영화 '이웃사람'서 의붓딸 잃은 엄마 '경희' 역



"다들 제가 미국에서 활동하는 걸 더 좋아하시나 봐요(웃음). 하지만, 한국에서 어느 정도 티케팅(흥행) 파워가 있는 배우로 있어야 미국에서의 활동도 특별해지지, 미국에서만 하면 그 드라마를 안 보는 (한국) 분들에게는 잊혀질 수 있잖아요."



미국에서도 인정받는 배우 김윤진은 꾸준히 한국 활동을 이어가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9일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미국과 한국을 수시로 오가며 활동하는 게 힘들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국에서 배우로서 10년 넘게 쌓은 걸 잃고 싶지 않다"고 했다.



"한국말 다시 배울 때 얼마나 고생했는데요. 한국(에 있는) 집이 더 좋아요(웃음)."



그는 미국 활동으로 바쁜 와중에도 최근 한국에서 영화 '이웃사람'을 촬영했다.



이 작품은 인기 만화가 강풀의 동명 웹툰을 영화화한 것으로, 다음 달 개봉 예정이다.



김윤진은 연쇄살인마의 손에 의붓딸을 잃고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는 여자 '경희'를 연기했다.



8명의 인물이 한 빌라에서 살거나 일하는 이웃으로 등장하는데, 각 인물이 거의 비슷한 비중과 분량으로 나온다.



그간 국내 영화에서도 원톱 내지는 투톱 주연으로 출연한 김윤진에게는 상대적으로 작은 배역일 수 있다.



"개인적인 친분이 있어 감독님에게 대본을 받았는데, 이야기가 너무 좋았어요. 처음엔 그냥 모니터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웹툰을 찾아봤는데, 정말 재미있었고 이런 이야기가 영화화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감독님은 '또 엄마 역할인데 (김윤진이) 하겠어?'라고 생각했다는데, 내가 먼저 하겠다고 하니까 오히려 놀라더군요."



의도한 것은 아니라지만, '세븐데이즈'(2007)부터 '하모니'(2010), '심장이 뛴다'(2011)에 이어 이번 영화까지 엄마 역할이 벌써 네 번째다.

 

계속 비슷한 역할을 하는 데 대한 부담은 없을까.



"저도 의식을 못 했는데, 생각해보니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왜 내가 이렇게 엄마 역할을 많이 했지?' 생각해 봤는데, 제 입장에서는 그 영화들 모두 '로스트'를 찍다가 중간에 찍은 것들이라 같은 느낌이라고 인식이 안 됐어요. 이번에도 미국 드라마 '미스트리스'에서는 38살의 잘 나가는 정신과 의사인 여자로 24살 남자랑 연애하는 연기를 하는데, 그걸 준비하면서 ('이웃사람'의) 이런 연기를 하는 건 완전히 다른 느낌이거든요. 하지만, 다음부터는 배역에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 영화를 2-3편 본 관객이 보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구나 싶어서요."



실제로 엄마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는지 물었다.



"(엄마가) 되고 싶죠. 결혼한 지 2년 좀 넘었는데, 딱 낳아야겠다고 마음먹는다고 되는 게 아니니까요. 일 때문에 망설이는 건 전혀 아니고요. 여배우가 임신하는 게 미국에서는 전혀 문제가 안 돼요. 밤새는 것도 덜하고 일반적인 직장 여성들이랑 비슷한 상황이니까…. 가능성은 당연히 열려 있어요."



미국 활동과 병행해 짬짬이 한국영화를 찍는 상황이지만, 자신이 출연한 영화에 대한 책임감은 누구보다 컸다.



"(한국에서) 원톱인 영화를 할 때는 '로스트' PD랑 많이 싸웠어요. 이전 영화들은 출연 분량이 많다보니 부담이 많이 돼서 1주일씩 왔다갔다하기도 했죠. 비행기 내리자마자 옷 갈아입고 (영화관에) 무대인사 나간 적도 있고…. 사실 저는 출연료를 홍보활동 때문에 받는다고 생각하거든요. 연기는 그냥 내가 좋아서 하는 거고. 출연료를 많이 받는 사람이 가장 많은 책임을 지는 게 맞다고 봐요. 내가 출연한 영화가 적자를 보는 건 내 할 일을 못 하는 것 같아서 미안하고요. 이번 영화에선 비중이 작아서 그런 부담은 덜하지만, 이렇게 좋은 배우들과 같이 호흡을 맞출 기회가 없어던 게 좀 아쉽죠."



그는 며칠 뒤 미국 ABC 방송사의 드라마 '미스트리스'를 촬영하기 위해 출국한다.



"미국에선 더 빨리 들어오라고 하는데, 한국은 '내 집' 같고 미국은 일하러 가는 것 같아서 빨리 가고 싶지는 않아요. 시차적응이나 다른 준비는 내가 다 알아서 하겠다고 하고 (출국 날짜를) 가능한 늦췄어요."



이번 드라마에서 그는 '로스트' 때보다 위상이 높아졌다.



ABC가 영국 BBC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의 판권을 사 야심차게 제작하는 이 드라마에서 그는 4명의 여자 주인공 중 극을 이끌어가는 핵심 인물을 맡았다.



"대본에 역할별로 중요 순위에 따라 번호가 매겨지는데, '로스트'에서는 등장인물 13명 중 6번이었어요. '중간은 되니까 그것도 괜찮네'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이번에는 2번이에요. 원래 BBC 드라마에서는 가장 핵심적인 인물이었는데, 미국 버전에는 스타 배우인 알리사 밀라노가 들어오면서 밀린 것 같아요."



인기 드라마 '로스트'로 명성을 얻었지만, 미국에서 그냥 주어지는 건 없다고 했다.



그는 이번 드라마에 발탁되기까지 오디션을 네 차례나 거쳐야 했다.



"미국은 모든 작품의 캐스팅이 오디션을 통해 이뤄져요. 오디션장에 가면 깜짝 놀라요. 너무 유명한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아, 나는 안 되겠구나' 한숨이 나오고…. 이번에도 ABC 오디션을 보면서 '나랑 ('로스트'를) 6년 동안 했는데, 너무한 거 아냐' 싶었지만, 나중에 최종 캐스팅된 배우 중 하나는 오디션을 7번이나 보기도 했다고 그러더군요. 사실 이번엔 주인공 4명 중 흑인 배우가 먼저 확정됐고 유색인종이 더 들어갈 가능성은 별로 없을 거라고 보고 기대를 별로 안 했는데, 다행히 인종보다는 캐릭터 자체로만 봐줘서 캐스팅이 됐어요."



그는 이제 사십대다. 여배우가 할 수 있는 배역이 많지 않은 국내 현실에서는 적지 않은 나이다.



"시대를 참 잘 타고난 배우라고 생각해요. '쉬리'를 찍을 때만 해도 여배우가 30대를 넘어가면 끝이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제는 40대 여배우도 충분히 주연을 할 수 있는 상황이잖아요. 감사한 일이죠. 제 나이대의 여배우들이 다들 쑥쑥 잘 나갔으면 좋겠어요. 또래의 여배우들이 많다 보니 전혀 걱정이 안 돼요. 나만 관리 잘하고 많이 욕심 안 부리고 그러면 잘되지 않을까 싶어요."
  • 김윤진 “한국서도 흥행 배우로 남고 싶어”
    • 입력 2012-07-09 17:29:09
    • 수정2012-07-09 17:30:38
    연합뉴스
영화 '이웃사람'서 의붓딸 잃은 엄마 '경희' 역



"다들 제가 미국에서 활동하는 걸 더 좋아하시나 봐요(웃음). 하지만, 한국에서 어느 정도 티케팅(흥행) 파워가 있는 배우로 있어야 미국에서의 활동도 특별해지지, 미국에서만 하면 그 드라마를 안 보는 (한국) 분들에게는 잊혀질 수 있잖아요."



미국에서도 인정받는 배우 김윤진은 꾸준히 한국 활동을 이어가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9일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미국과 한국을 수시로 오가며 활동하는 게 힘들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국에서 배우로서 10년 넘게 쌓은 걸 잃고 싶지 않다"고 했다.



"한국말 다시 배울 때 얼마나 고생했는데요. 한국(에 있는) 집이 더 좋아요(웃음)."



그는 미국 활동으로 바쁜 와중에도 최근 한국에서 영화 '이웃사람'을 촬영했다.



이 작품은 인기 만화가 강풀의 동명 웹툰을 영화화한 것으로, 다음 달 개봉 예정이다.



김윤진은 연쇄살인마의 손에 의붓딸을 잃고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는 여자 '경희'를 연기했다.



8명의 인물이 한 빌라에서 살거나 일하는 이웃으로 등장하는데, 각 인물이 거의 비슷한 비중과 분량으로 나온다.



그간 국내 영화에서도 원톱 내지는 투톱 주연으로 출연한 김윤진에게는 상대적으로 작은 배역일 수 있다.



"개인적인 친분이 있어 감독님에게 대본을 받았는데, 이야기가 너무 좋았어요. 처음엔 그냥 모니터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웹툰을 찾아봤는데, 정말 재미있었고 이런 이야기가 영화화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감독님은 '또 엄마 역할인데 (김윤진이) 하겠어?'라고 생각했다는데, 내가 먼저 하겠다고 하니까 오히려 놀라더군요."



의도한 것은 아니라지만, '세븐데이즈'(2007)부터 '하모니'(2010), '심장이 뛴다'(2011)에 이어 이번 영화까지 엄마 역할이 벌써 네 번째다.

 

계속 비슷한 역할을 하는 데 대한 부담은 없을까.



"저도 의식을 못 했는데, 생각해보니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왜 내가 이렇게 엄마 역할을 많이 했지?' 생각해 봤는데, 제 입장에서는 그 영화들 모두 '로스트'를 찍다가 중간에 찍은 것들이라 같은 느낌이라고 인식이 안 됐어요. 이번에도 미국 드라마 '미스트리스'에서는 38살의 잘 나가는 정신과 의사인 여자로 24살 남자랑 연애하는 연기를 하는데, 그걸 준비하면서 ('이웃사람'의) 이런 연기를 하는 건 완전히 다른 느낌이거든요. 하지만, 다음부터는 배역에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 영화를 2-3편 본 관객이 보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구나 싶어서요."



실제로 엄마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는지 물었다.



"(엄마가) 되고 싶죠. 결혼한 지 2년 좀 넘었는데, 딱 낳아야겠다고 마음먹는다고 되는 게 아니니까요. 일 때문에 망설이는 건 전혀 아니고요. 여배우가 임신하는 게 미국에서는 전혀 문제가 안 돼요. 밤새는 것도 덜하고 일반적인 직장 여성들이랑 비슷한 상황이니까…. 가능성은 당연히 열려 있어요."



미국 활동과 병행해 짬짬이 한국영화를 찍는 상황이지만, 자신이 출연한 영화에 대한 책임감은 누구보다 컸다.



"(한국에서) 원톱인 영화를 할 때는 '로스트' PD랑 많이 싸웠어요. 이전 영화들은 출연 분량이 많다보니 부담이 많이 돼서 1주일씩 왔다갔다하기도 했죠. 비행기 내리자마자 옷 갈아입고 (영화관에) 무대인사 나간 적도 있고…. 사실 저는 출연료를 홍보활동 때문에 받는다고 생각하거든요. 연기는 그냥 내가 좋아서 하는 거고. 출연료를 많이 받는 사람이 가장 많은 책임을 지는 게 맞다고 봐요. 내가 출연한 영화가 적자를 보는 건 내 할 일을 못 하는 것 같아서 미안하고요. 이번 영화에선 비중이 작아서 그런 부담은 덜하지만, 이렇게 좋은 배우들과 같이 호흡을 맞출 기회가 없어던 게 좀 아쉽죠."



그는 며칠 뒤 미국 ABC 방송사의 드라마 '미스트리스'를 촬영하기 위해 출국한다.



"미국에선 더 빨리 들어오라고 하는데, 한국은 '내 집' 같고 미국은 일하러 가는 것 같아서 빨리 가고 싶지는 않아요. 시차적응이나 다른 준비는 내가 다 알아서 하겠다고 하고 (출국 날짜를) 가능한 늦췄어요."



이번 드라마에서 그는 '로스트' 때보다 위상이 높아졌다.



ABC가 영국 BBC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의 판권을 사 야심차게 제작하는 이 드라마에서 그는 4명의 여자 주인공 중 극을 이끌어가는 핵심 인물을 맡았다.



"대본에 역할별로 중요 순위에 따라 번호가 매겨지는데, '로스트'에서는 등장인물 13명 중 6번이었어요. '중간은 되니까 그것도 괜찮네'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이번에는 2번이에요. 원래 BBC 드라마에서는 가장 핵심적인 인물이었는데, 미국 버전에는 스타 배우인 알리사 밀라노가 들어오면서 밀린 것 같아요."



인기 드라마 '로스트'로 명성을 얻었지만, 미국에서 그냥 주어지는 건 없다고 했다.



그는 이번 드라마에 발탁되기까지 오디션을 네 차례나 거쳐야 했다.



"미국은 모든 작품의 캐스팅이 오디션을 통해 이뤄져요. 오디션장에 가면 깜짝 놀라요. 너무 유명한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아, 나는 안 되겠구나' 한숨이 나오고…. 이번에도 ABC 오디션을 보면서 '나랑 ('로스트'를) 6년 동안 했는데, 너무한 거 아냐' 싶었지만, 나중에 최종 캐스팅된 배우 중 하나는 오디션을 7번이나 보기도 했다고 그러더군요. 사실 이번엔 주인공 4명 중 흑인 배우가 먼저 확정됐고 유색인종이 더 들어갈 가능성은 별로 없을 거라고 보고 기대를 별로 안 했는데, 다행히 인종보다는 캐릭터 자체로만 봐줘서 캐스팅이 됐어요."



그는 이제 사십대다. 여배우가 할 수 있는 배역이 많지 않은 국내 현실에서는 적지 않은 나이다.



"시대를 참 잘 타고난 배우라고 생각해요. '쉬리'를 찍을 때만 해도 여배우가 30대를 넘어가면 끝이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제는 40대 여배우도 충분히 주연을 할 수 있는 상황이잖아요. 감사한 일이죠. 제 나이대의 여배우들이 다들 쑥쑥 잘 나갔으면 좋겠어요. 또래의 여배우들이 많다 보니 전혀 걱정이 안 돼요. 나만 관리 잘하고 많이 욕심 안 부리고 그러면 잘되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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