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취업난 악용…청년 울리는 인턴제

입력 2012.07.11 (22: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최근 열린 취업박람횝니다.

정말 발 디딜틈이 없네요.

이태백. '이십대 태반이 백수' 라는 말이 그래서 나왔나 봅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실업률은 3.4 퍼센트지만 청년 실업률은 7.6 퍼센트! 두배를 훌쩍 넘었는데요.

젊은이들은 아쉬운대로 인턴이라도 지원해보지만 상처만 받기 일쑤라고 합니다.

강나루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은행에서 3개월간 인턴으로 근무한 김모 씨.

평소 꿈꿔왔던 은행 업무를 경험할 줄 알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녹취> 김OO(OO은행 인턴 경험) : "같은 은행 직원이었는데도 책상 없이 하루종일 서 있어서 지점에서 방문하신 고객님들한테 인사한 것밖에 한 게 없었고..."

대학교 3학년인 손 모씨는 2개월 인턴후 갑자기 월급이 반으로 줄어 40만 원을 받았습니다.

절반을 지원하던 정부지원금이 끊기자 임금을 그만큼 삭감한 것입니다.

<녹취> 손OO(대학생 3학년) : "막상 들어가 보니까 야근 식대나 금액 수당 이런 거를 잘(주지 않고...)"

일자리 마련 대책의 하나로 시작된 청년인턴제가 겉돌고 있는 것입니다.

단기 인턴사원에게 실질적인 업무를 맡기기 어렵다는 게 일선 기업의 입장입니다.

<인터뷰> 은행 관계자 : " 청년인턴제 한계가 있다. 인턴에게 현금업무를 맡기기는 사실 무리가 있다."

공공기관도 정부정책에 형식적인 보조를 맞추는 정도입니다.

<녹취> 기획재정부 관계자 : ""단기적으로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실시됐던 사업이었기 때문에...이게 꼭 정규직 채용의 통로가 될 필요가 없다는 게..."

이렇다보니 지난 2009년부터 3년간 공공기관에 채용된 인턴은 3만 5천여 명에 이르지만 정규직으로 채용된 인원은 4%에 불과합니다.

인턴제 개선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이병훈(중앙대 사회학과/교수) : "정부로서도 악의적으로 탈법적으로 청년인턴 사고를 발생시키는 그런 업체에 대해서는 행정지도 등 조치가 필요..."

청년인턴제 지원에만 올해 정부는 2천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합니다.

취업난속 청년 구직자를 위한 인턴제도가 일자리 창출보다는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탁상행정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나루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심층취재] 취업난 악용…청년 울리는 인턴제
    • 입력 2012-07-11 22:00:36
    뉴스 9
<앵커 멘트> 최근 열린 취업박람횝니다. 정말 발 디딜틈이 없네요. 이태백. '이십대 태반이 백수' 라는 말이 그래서 나왔나 봅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실업률은 3.4 퍼센트지만 청년 실업률은 7.6 퍼센트! 두배를 훌쩍 넘었는데요. 젊은이들은 아쉬운대로 인턴이라도 지원해보지만 상처만 받기 일쑤라고 합니다. 강나루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은행에서 3개월간 인턴으로 근무한 김모 씨. 평소 꿈꿔왔던 은행 업무를 경험할 줄 알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녹취> 김OO(OO은행 인턴 경험) : "같은 은행 직원이었는데도 책상 없이 하루종일 서 있어서 지점에서 방문하신 고객님들한테 인사한 것밖에 한 게 없었고..." 대학교 3학년인 손 모씨는 2개월 인턴후 갑자기 월급이 반으로 줄어 40만 원을 받았습니다. 절반을 지원하던 정부지원금이 끊기자 임금을 그만큼 삭감한 것입니다. <녹취> 손OO(대학생 3학년) : "막상 들어가 보니까 야근 식대나 금액 수당 이런 거를 잘(주지 않고...)" 일자리 마련 대책의 하나로 시작된 청년인턴제가 겉돌고 있는 것입니다. 단기 인턴사원에게 실질적인 업무를 맡기기 어렵다는 게 일선 기업의 입장입니다. <인터뷰> 은행 관계자 : " 청년인턴제 한계가 있다. 인턴에게 현금업무를 맡기기는 사실 무리가 있다." 공공기관도 정부정책에 형식적인 보조를 맞추는 정도입니다. <녹취> 기획재정부 관계자 : ""단기적으로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실시됐던 사업이었기 때문에...이게 꼭 정규직 채용의 통로가 될 필요가 없다는 게..." 이렇다보니 지난 2009년부터 3년간 공공기관에 채용된 인턴은 3만 5천여 명에 이르지만 정규직으로 채용된 인원은 4%에 불과합니다. 인턴제 개선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이병훈(중앙대 사회학과/교수) : "정부로서도 악의적으로 탈법적으로 청년인턴 사고를 발생시키는 그런 업체에 대해서는 행정지도 등 조치가 필요..." 청년인턴제 지원에만 올해 정부는 2천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합니다. 취업난속 청년 구직자를 위한 인턴제도가 일자리 창출보다는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탁상행정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나루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