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쓴 이란 女 탁구 “꿈 이뤘다”

입력 2012.07.1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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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깜짝할 사이에 강스매시 공방이 오가는 탁구는 민첩성이 필수적이며, 체력소모도 커 선수들이 상당량의 땀을 흘리는 종목이다. 일반적으로 선수들이 입는 핫팬츠 유니폼은 이런 경기 스타일에 최적화돼있다.

그럼에도 긴팔 셔츠와 긴 바지에 이슬람권 머리싸개인 히잡까지 쓴 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겠다고 나선 이란 여자탁구 선수가 있어 눈길을 끈다.

올해 25세의 대학 체육교육과 학생인 네다 샤흐사바리가 그 주인공.

이란 서부 케르만샤 출신인 그는 올 1월 런던올림픽 중동예선을 통과하며 자국 여자 선수로는 처음 올림픽 탁구 종목에 출전하게 됐다. 이번 대회 이란 선수단 54명 중 여성은 샤흐사바리를 포함해 총 8명이다.

이슬람 율법(샤리아)이 지배하는 이란에서 여성도 스포츠를 즐길 수 있지만 국내외 대회에 나서려면 반드시 전신을 가리는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또 국영TV는 아직 여성들의 경기를 중계하는데 인색하다.

그럼에도 이란에서 여성 운동선수의 저변은 조금씩 넓어져가고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때 이란 여성으로는 처음 태권도 종목에 출전, 타임지의 `주목할 선수 100명'에 선정된 사라 코시 자말과 샤흐사바리 같은 선수들이 서서히 통념의 벽을 허물고 있는 것이다.

탁구공 소리에 매료된 샤흐사바리는 11살때부터 벽에 탁구공을 치며 스스로 연습을 했고, 이런 딸을 본 그의 부모는 정식으로 탁구에 입문할 수 있도록 이끌어줬다.

히잡과 긴 옷이 세계수준의 대회에서 큰 장애 요인이 될 법하지만 샤흐사바리는 10년 이상 국내외 대회에서 적응된 까닭에 불편할 것이 없다고 말한다.

현재 그의 세계랭킹은 490위. 그러나 그는 메달 획득이라는 야무진 꿈을 꾸며 훈련에 여념이 없다.

샤흐사바리는 파키스탄 매체 `데일리 타임스' 17일자에 실린 인터뷰에서 올림픽 출전이 "흥분된다"며 "기대가 높고 어려운 승부가 되겠지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꿈을 이뤘지만 내가 올림픽 탁구에 출전하는 마지막 이란 여성이 되지 않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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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잡 쓴 이란 女 탁구 “꿈 이뤘다”
    • 입력 2012-07-17 15:42:18
    연합뉴스
눈 깜짝할 사이에 강스매시 공방이 오가는 탁구는 민첩성이 필수적이며, 체력소모도 커 선수들이 상당량의 땀을 흘리는 종목이다. 일반적으로 선수들이 입는 핫팬츠 유니폼은 이런 경기 스타일에 최적화돼있다. 그럼에도 긴팔 셔츠와 긴 바지에 이슬람권 머리싸개인 히잡까지 쓴 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겠다고 나선 이란 여자탁구 선수가 있어 눈길을 끈다. 올해 25세의 대학 체육교육과 학생인 네다 샤흐사바리가 그 주인공. 이란 서부 케르만샤 출신인 그는 올 1월 런던올림픽 중동예선을 통과하며 자국 여자 선수로는 처음 올림픽 탁구 종목에 출전하게 됐다. 이번 대회 이란 선수단 54명 중 여성은 샤흐사바리를 포함해 총 8명이다. 이슬람 율법(샤리아)이 지배하는 이란에서 여성도 스포츠를 즐길 수 있지만 국내외 대회에 나서려면 반드시 전신을 가리는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또 국영TV는 아직 여성들의 경기를 중계하는데 인색하다. 그럼에도 이란에서 여성 운동선수의 저변은 조금씩 넓어져가고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때 이란 여성으로는 처음 태권도 종목에 출전, 타임지의 `주목할 선수 100명'에 선정된 사라 코시 자말과 샤흐사바리 같은 선수들이 서서히 통념의 벽을 허물고 있는 것이다. 탁구공 소리에 매료된 샤흐사바리는 11살때부터 벽에 탁구공을 치며 스스로 연습을 했고, 이런 딸을 본 그의 부모는 정식으로 탁구에 입문할 수 있도록 이끌어줬다. 히잡과 긴 옷이 세계수준의 대회에서 큰 장애 요인이 될 법하지만 샤흐사바리는 10년 이상 국내외 대회에서 적응된 까닭에 불편할 것이 없다고 말한다. 현재 그의 세계랭킹은 490위. 그러나 그는 메달 획득이라는 야무진 꿈을 꾸며 훈련에 여념이 없다. 샤흐사바리는 파키스탄 매체 `데일리 타임스' 17일자에 실린 인터뷰에서 올림픽 출전이 "흥분된다"며 "기대가 높고 어려운 승부가 되겠지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꿈을 이뤘지만 내가 올림픽 탁구에 출전하는 마지막 이란 여성이 되지 않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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