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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디플레 한국 경제에 ‘먹구름’
입력 2012.07.18 (06:48) 수정 2012.07.18 (16:07) 연합뉴스
세계 경제에 디플레이션의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유로존은 침체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세계 경제의 성장엔진인 중국도 성장세가 급격히 꺾이는 모양새를 보인다.

일본은 장기 침체에 들어선 지 오래다. 미국의 고용 개선세는 둔화하고 기업활동지표 역시 부진하다. 경기하강 압력이 커지면서 주요국에서 디플레이션의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다.

세계 주요국의 수요 위축이 본격화하면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취약성이 증폭할 우려가 있다.

◇中 성장세 꺾여…경착륙 가능성 우려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대응능력과 각국 고유의 경제 문제를 해결할 동력이 약화하고 있다.

중국의 성장세는 눈에 띄게 꺾였다. 중국 경제는 최근 소매 판매와 고정자산투자 증가세가 둔화하는 등 내수가 부진한 흐름을 보인다.

2분기 성장률이 3년 만에 8% 아래로 내려간 것은 충격적인 의미가 있다. 중국의 올해 2분기 성장률은 7.6%를 기록했다.

고용 유지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수준인 8% 성장을 지켜야 한다는 이른바 `바오바'(保八)가 깨진 것이다.

왕성한 소비국으로 부상하던 중국의 성장세가 대외 악재로 장기간 주춤하면 세계 경제는 중국을 대체할 마땅한 수요처를 찾을 수 없게 된다. 전 세계가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을 주시하는 이유다.

현대경제연구원 분석으로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한국의 성장률도 0.4%포인트 하락하는 효과가 있다.

중국의 6월 소비자물가는 5월보다 0.6% 떨어져 디플레 우려에 기름을 부었다.

월간 기준으로 2년 사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생산자 물가도 6월에 전달보다 2.1% 낮아지면서 월간 기준으로 넉 달째 떨어졌다.

재정 위기의 진앙인 유럽 경제는 여전히 침체의 늪 속에 있다.

유럽의 5월 실업률은 11.1%로 1995년 이후 최고치다. 5월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0.6% 늘었지만, 전달의 하락폭을 만회하지 못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2.8% 줄어 제조업 경기의 위축이 여전하다는 평가다.

유로존 17개국 가운데 7개국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의 기술적 경기침체 상태에 놓였다. 유로존 경제의 견인차인 독일 경기 역시 냉각되고 있어 유로존 침체는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침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라인 일본은 자산매입기금 규모를 늘리는 등 금융완화에 나서는 한편 제로금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디플레를 탈출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정부학자금을 체납해 신용불량자로 추락한 사람이 올해 3월 1만 명을 넘어섰다. 작년에는 32년 만에 처음으로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5월 국내총생산(GDP) 대비 200%에 달하는 국가부채 비율을 이유로 일본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두 단계 내렸다.

미국에서도 경기 회복 둔화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달 미국의 신규고용은 최근 10개월 만에 최저치였다. 소비자신뢰지수는 4개월 연속 하락했다.

5월 가계 빚은 오히려 큰 폭으로 늘었다. 고실업률이 계속되는데 학자금 대출, 자동차 구입 대출 등과 같은 `비(非) 리볼빙 신용'까지 급격히 느는 것은 월급으로는 지출을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기가 더 악화하면 중앙은행이 추가 양적완화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든다.

◇한국 무역의존도 97%…글로벌 디플레 우려에 특히 취약

국제기구가 디플레이션이라는 표현을 직접 쓰지는 않는다. 다만 신흥국의 잠재성장률 하락과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 등을 거론하며 세계경제의 하강압력 증폭을 지적한다.

IMF는 최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수정판 보고서에서 유로존의 정책대응이 지연되거나 불충분하면 유로존 위기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경제 둔화와 위험회피 성향 증가 등 대외 여건 악화로 신흥국 잠재성장률 하락과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도 제기했다.

특히 IMF는 세계금융안정보고서에서 달러를 풀어도 돈이 돌지 않는 `돈맥 경화'를 주시했다. 한국 같은 수출 의존국이 불확실성 확대와 대외수요 악화로 역풍을 맞고 있다고 봤다.

한 나라의 디플레이션은 무역과 국제금융시장을 통해 인근 국가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문제다.

디플레이션으로 인한 외국 제품 가격 하락은 무역 채널을 통해 국내 물가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쳐 물가를 떨어뜨리는 압력으로 작용한다.

한국은 지난해 기준 무역의존도가 97%에 육박하는 대표적인 교역국가라는 점에서 `글로벌 디플레' 우려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LG경제연구원의 이근태 연구위원은 "현 상황이 디플레라는 표현을 붙일 수 있는지는 확언할 수 없다"며 "그러나 전반적인 경기 부진이 지속할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 하락과 내수 부진 탓에 총공급을 총수요가 따라잡지 못하는 `디플레이션 갭'을 겪고 있으므로 이런 면에서는 디플레로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 지구촌 디플레 한국 경제에 ‘먹구름’
    • 입력 2012-07-18 06:48:29
    • 수정2012-07-18 16:07:30
    연합뉴스
세계 경제에 디플레이션의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유로존은 침체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세계 경제의 성장엔진인 중국도 성장세가 급격히 꺾이는 모양새를 보인다.

일본은 장기 침체에 들어선 지 오래다. 미국의 고용 개선세는 둔화하고 기업활동지표 역시 부진하다. 경기하강 압력이 커지면서 주요국에서 디플레이션의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다.

세계 주요국의 수요 위축이 본격화하면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취약성이 증폭할 우려가 있다.

◇中 성장세 꺾여…경착륙 가능성 우려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대응능력과 각국 고유의 경제 문제를 해결할 동력이 약화하고 있다.

중국의 성장세는 눈에 띄게 꺾였다. 중국 경제는 최근 소매 판매와 고정자산투자 증가세가 둔화하는 등 내수가 부진한 흐름을 보인다.

2분기 성장률이 3년 만에 8% 아래로 내려간 것은 충격적인 의미가 있다. 중국의 올해 2분기 성장률은 7.6%를 기록했다.

고용 유지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수준인 8% 성장을 지켜야 한다는 이른바 `바오바'(保八)가 깨진 것이다.

왕성한 소비국으로 부상하던 중국의 성장세가 대외 악재로 장기간 주춤하면 세계 경제는 중국을 대체할 마땅한 수요처를 찾을 수 없게 된다. 전 세계가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을 주시하는 이유다.

현대경제연구원 분석으로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한국의 성장률도 0.4%포인트 하락하는 효과가 있다.

중국의 6월 소비자물가는 5월보다 0.6% 떨어져 디플레 우려에 기름을 부었다.

월간 기준으로 2년 사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생산자 물가도 6월에 전달보다 2.1% 낮아지면서 월간 기준으로 넉 달째 떨어졌다.

재정 위기의 진앙인 유럽 경제는 여전히 침체의 늪 속에 있다.

유럽의 5월 실업률은 11.1%로 1995년 이후 최고치다. 5월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0.6% 늘었지만, 전달의 하락폭을 만회하지 못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2.8% 줄어 제조업 경기의 위축이 여전하다는 평가다.

유로존 17개국 가운데 7개국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의 기술적 경기침체 상태에 놓였다. 유로존 경제의 견인차인 독일 경기 역시 냉각되고 있어 유로존 침체는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침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라인 일본은 자산매입기금 규모를 늘리는 등 금융완화에 나서는 한편 제로금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디플레를 탈출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정부학자금을 체납해 신용불량자로 추락한 사람이 올해 3월 1만 명을 넘어섰다. 작년에는 32년 만에 처음으로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5월 국내총생산(GDP) 대비 200%에 달하는 국가부채 비율을 이유로 일본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두 단계 내렸다.

미국에서도 경기 회복 둔화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달 미국의 신규고용은 최근 10개월 만에 최저치였다. 소비자신뢰지수는 4개월 연속 하락했다.

5월 가계 빚은 오히려 큰 폭으로 늘었다. 고실업률이 계속되는데 학자금 대출, 자동차 구입 대출 등과 같은 `비(非) 리볼빙 신용'까지 급격히 느는 것은 월급으로는 지출을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기가 더 악화하면 중앙은행이 추가 양적완화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든다.

◇한국 무역의존도 97%…글로벌 디플레 우려에 특히 취약

국제기구가 디플레이션이라는 표현을 직접 쓰지는 않는다. 다만 신흥국의 잠재성장률 하락과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 등을 거론하며 세계경제의 하강압력 증폭을 지적한다.

IMF는 최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수정판 보고서에서 유로존의 정책대응이 지연되거나 불충분하면 유로존 위기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경제 둔화와 위험회피 성향 증가 등 대외 여건 악화로 신흥국 잠재성장률 하락과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도 제기했다.

특히 IMF는 세계금융안정보고서에서 달러를 풀어도 돈이 돌지 않는 `돈맥 경화'를 주시했다. 한국 같은 수출 의존국이 불확실성 확대와 대외수요 악화로 역풍을 맞고 있다고 봤다.

한 나라의 디플레이션은 무역과 국제금융시장을 통해 인근 국가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문제다.

디플레이션으로 인한 외국 제품 가격 하락은 무역 채널을 통해 국내 물가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쳐 물가를 떨어뜨리는 압력으로 작용한다.

한국은 지난해 기준 무역의존도가 97%에 육박하는 대표적인 교역국가라는 점에서 `글로벌 디플레' 우려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LG경제연구원의 이근태 연구위원은 "현 상황이 디플레라는 표현을 붙일 수 있는지는 확언할 수 없다"며 "그러나 전반적인 경기 부진이 지속할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 하락과 내수 부진 탓에 총공급을 총수요가 따라잡지 못하는 `디플레이션 갭'을 겪고 있으므로 이런 면에서는 디플레로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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