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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2012 런던올림픽
흐르지 않은 1초…항의에도 ‘묵묵부답’
입력 2012.07.31 (07:29) 연합뉴스
2012 런던올림픽 한국 선수의 경기에서 또 한 번의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 나와 상처를 남겼다.

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에 나선 신아람(26·계룡시청)은 30일(현지시간) 영국 엑셀 런던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이해할 수 없는 패배를 당했다.

브리타 하이데만(독일)과 5-5로 맞선 채 돌입한 연장전에서 신아람은 1분 동안 동점 상황을 잘 지켰다.

경기를 시작하기 전에 추첨을 통해 어드밴티지를 얻은 상황이어서 비긴 채 경기를 마치면 결승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1초를 남기고 세 번의 공격을 막아낸 뒤에 네 번째에 통한의 팡트(찌르기)를 허용해 결승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문제는 분명히 연장전 시간은 모두 흘러갔는데 경기장의 시계만 흐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1초를 남기고 두 선수가 세 차례나 동시에 검 끝을 교환했지만 경기장의 시계에는 똑같이 1초가 표시돼 있었다.

김창곤 국제펜싱연맹(FIE) 심판위원의 설명에 따르면 1초 안에 벌어진 공격이 무효가 돼 심판이 알트(멈춰)를 선언하더라도 시간은 다시 1초로 돌아가지 않는다.

세 번의 공격이 각각 아무리 빨랐더라도 합친다면 1초를 충분히 넘기는데 경기장 시계만 가만히 있었다는 것이다.

하이데만의 네 번째 팡트가 나오고 나서도 경기장 시계는 '1'에 멈춰 있었다.

하이데만의 마지막 공격은 신아람의 칼을 쳐낸 뒤에 들어갔기 때문에 앞의 공격보다 길었다.

설령 농구에서의 '버저비터'와 같은 상황이었더라도 시계가 '0'으로 줄어 있어야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한국 선수단의 반응이다.

중간에 한 차례 경기 운영의 실수가 있었다는 점도 의문을 남긴다.

이날 경기의 타임키퍼(시계가 흐르거나 멈추도록 조작하는 사람)는 세 번째 공격이 끝난 뒤에 시계를 멈추지 않는 실수를 저질러 0초로 내려간 시간를 다시 1초로 돌려놓는 소동을 벌였다.

마지막 공격에서도 비슷한 실수를 저질렀을 수도 있다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

펜싱 관계자는 "전문 타임키퍼가 없는 국내 대회에서는 시간 실수가 가끔 나오는데 이 경우에는 보통 실수를 인정하고 판정을 번복하게 마련"이라고 억울해했다.

신아람을 지도한 심재성 코치도 "특히 네 번째의 공격은 누가 보더라도 1초를 넘긴 긴 공격이었다"고 답답한 마음을 표출했다.

항의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도 FIE가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 코치는 마지막 점수를 빼앗기자 비디오 판독을 요구하며 강력히 항의했다.

항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절차를 밟아 테크니컬 디렉터에게 서면으로 이의신청을 했다.

이 과정에서 1초 안에 이뤄진 것이 맞는지 재 보자는 요구를 했지만 6명의 테크니컬 디렉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책임을 심판에게 떠넘겼다.

1시간 가까이 이어진 회의 끝에 돌아온 대답은 "경기 종료는 경기장 화면에 나오는 시간을 보고 심판이 결정한다는 규정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심 코치는 "각각의 테크니컬 디렉터들이 내게 와서는 '억울함을 이해한다'고 말해 놓고는 정작 결정은 심판 판정을 뒤집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며 "그래서 마지막에 결정이 나온 뒤에 흥분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 코치는 "더 항의할 수 있는 절차가 없었고 잘못하면 선수가 3~4위전도 뛰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어 승복할 수밖에 없었다"고 씁쓸해했다.
  • 흐르지 않은 1초…항의에도 ‘묵묵부답’
    • 입력 2012-07-31 07:29:58
    연합뉴스
2012 런던올림픽 한국 선수의 경기에서 또 한 번의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 나와 상처를 남겼다.

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에 나선 신아람(26·계룡시청)은 30일(현지시간) 영국 엑셀 런던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이해할 수 없는 패배를 당했다.

브리타 하이데만(독일)과 5-5로 맞선 채 돌입한 연장전에서 신아람은 1분 동안 동점 상황을 잘 지켰다.

경기를 시작하기 전에 추첨을 통해 어드밴티지를 얻은 상황이어서 비긴 채 경기를 마치면 결승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1초를 남기고 세 번의 공격을 막아낸 뒤에 네 번째에 통한의 팡트(찌르기)를 허용해 결승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문제는 분명히 연장전 시간은 모두 흘러갔는데 경기장의 시계만 흐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1초를 남기고 두 선수가 세 차례나 동시에 검 끝을 교환했지만 경기장의 시계에는 똑같이 1초가 표시돼 있었다.

김창곤 국제펜싱연맹(FIE) 심판위원의 설명에 따르면 1초 안에 벌어진 공격이 무효가 돼 심판이 알트(멈춰)를 선언하더라도 시간은 다시 1초로 돌아가지 않는다.

세 번의 공격이 각각 아무리 빨랐더라도 합친다면 1초를 충분히 넘기는데 경기장 시계만 가만히 있었다는 것이다.

하이데만의 네 번째 팡트가 나오고 나서도 경기장 시계는 '1'에 멈춰 있었다.

하이데만의 마지막 공격은 신아람의 칼을 쳐낸 뒤에 들어갔기 때문에 앞의 공격보다 길었다.

설령 농구에서의 '버저비터'와 같은 상황이었더라도 시계가 '0'으로 줄어 있어야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한국 선수단의 반응이다.

중간에 한 차례 경기 운영의 실수가 있었다는 점도 의문을 남긴다.

이날 경기의 타임키퍼(시계가 흐르거나 멈추도록 조작하는 사람)는 세 번째 공격이 끝난 뒤에 시계를 멈추지 않는 실수를 저질러 0초로 내려간 시간를 다시 1초로 돌려놓는 소동을 벌였다.

마지막 공격에서도 비슷한 실수를 저질렀을 수도 있다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

펜싱 관계자는 "전문 타임키퍼가 없는 국내 대회에서는 시간 실수가 가끔 나오는데 이 경우에는 보통 실수를 인정하고 판정을 번복하게 마련"이라고 억울해했다.

신아람을 지도한 심재성 코치도 "특히 네 번째의 공격은 누가 보더라도 1초를 넘긴 긴 공격이었다"고 답답한 마음을 표출했다.

항의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도 FIE가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 코치는 마지막 점수를 빼앗기자 비디오 판독을 요구하며 강력히 항의했다.

항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절차를 밟아 테크니컬 디렉터에게 서면으로 이의신청을 했다.

이 과정에서 1초 안에 이뤄진 것이 맞는지 재 보자는 요구를 했지만 6명의 테크니컬 디렉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책임을 심판에게 떠넘겼다.

1시간 가까이 이어진 회의 끝에 돌아온 대답은 "경기 종료는 경기장 화면에 나오는 시간을 보고 심판이 결정한다는 규정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심 코치는 "각각의 테크니컬 디렉터들이 내게 와서는 '억울함을 이해한다'고 말해 놓고는 정작 결정은 심판 판정을 뒤집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며 "그래서 마지막에 결정이 나온 뒤에 흥분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 코치는 "더 항의할 수 있는 절차가 없었고 잘못하면 선수가 3~4위전도 뛰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어 승복할 수밖에 없었다"고 씁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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